2월 모바일 게임 다운로드 전년대비 39%↑
PC방 이용 시간 26.1%↓

이미지=조현경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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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사태 장기화에 모바일게임과 PC 온라인게임의 희비가 엇갈렸다. 야외활동을 자제하면서 모바일게임 매출은 증가한 반면 PC 온라인게임 매출은 줄어들었다.

글로벌 게임·앱 분석업체 센서타워에 따르면 지난 2월 전 세계 모바일게임 다운로드 수는 40억 건에 달했다. 이는 전년 동기 29억건에 비해 39% 급증한 수치다. 같은 기간 국내 모바일게임 다운로드 수도 전년 동기 대비 10.9% 증가한 5500만건을 기록했다. 모바일 광고 측정 플랫폼 앱스플라이어도 2월 기준으로 게임 앱 구매가 약 35% 증가했다고 밝혔다. 코로나19의 전국적 확산으로 외부 활동이 줄어들자, 모바일게임 다운로드 및 인앱 결제가 늘어난 것이다.

특히 엔씨소프트의 ‘리니지2M’을 비롯한 RPG 장르의 매출이 증가세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리니지2M의 2월 일평균 매출은 45억원으로 전월 대비 11.2%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창권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리니지2M 일평균 매출액은 12월 47억원에서 1월 41억원으로 감소했으나 2월에는 45억원으로 늘어났다”며 “이는 시장이 기대했던 30억~35억원 수준을 크게 상회하는 수치다. 코로나19 사태가 실내 체류 시간을 급격히 늘리며 게임 기업 실적에 우호적인 환경이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안재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게임은 통상적으로 날이 춥거나 방학이어서 집에 체류하는 시간이 길어지는 겨울이 성수기인데 최근 게임사들의 트래픽이 늘어나는 것을 보면, 코로나19의 반사이익이 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게임업계는 코로나 사태와 관련해 마냥 기뻐하지는 못하는 상황이다. 모바일게임과 달리 PC방 관련 매출이 급속도로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야구 게임 등 스포츠 관련 모바일게임 역시 야구 개막 연기 등으로 영향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엔미디어플랫폼의 PC방 통계서비스 '더로그'에 따르면 이달 첫째 주(3월 2~8일) 전국 PC방의 총 이용 시간은 2690만 시간으로 전년 동기 대비 9.1% 감소했다. 특히 2월 마지막 주 전국 PC방 총 이용 시간은 약 2640만 시간으로 전년보다 26.1%나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코로나19 사태 장기화에 따라 PC방 이용자 방문이 감소한 영향으로 분석된다.

PC방 이용 시간은 국내 게임사들의 PC 온라인게임 매출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친다. 이용 시간 감소는 자연스레 매출 감소로 이어지게 된다. 일부 게임사를 제외하곤 대다수 게임사가 PC 온라인게임과 모바일게임을 모두 서비스하고 있는 만큼, 모바일게임 매출 증가와 PC 온라인게임 매출 감소를 동시에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정부가 PC방을 코로나 관련 고위험 사업장으로 지정하면서, 향후 PC방 방문객은 더욱 감소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와 관련해 게임사들도 가맹 PC방 긴급 지원에 나섰으나, 상황이 개선될 여지는 크지 않은 상태다.

야구 등 스포츠 관련 모바일게임들도 코로나 사태에 울상을 짓고 있다. 야구 개막이 연기되면서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프로야구 개막이 연기되면서, 야구 관련 게임들의 인기가 예전 같지 않다”며 “그럼에도 업데이트는 꾸준히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각종 오프라인 행사들의 연기 또는 취소도 게임업계로선 큰 고민이다.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오는 6월에 열릴 예정이었던 국제 게임전시회 E3 2020이 결국 취소된 데 이어 경기도가 주최하는 국내 게임쇼 '2020 플레이엑스포'도 온라인 사전등록을 무기한 연기했다. 오는 6월 진행될 예정이었던 넥슨 개발자 컨퍼런스(NDC)도 무기한 연기됐다.

게임사들은 그동안 각종 오프라인 행사에서 신작 또는 중요 이슈를 발표하곤 했다. 오프라인 행사들이 대거 연기 또는 취소되면서 관련 일정을 조정해야만 하는 상황이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다른 업종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게임업계의 피해가 적은 것은 사실이지만 이번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게임산업 역시 위축될 수밖에 없다”며 “이번 사태가 언제 끝날 지 알 수 없다는 점이 가장 큰 문제”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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