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전부터 게임에 흥미 잃어…새 먹거리 탐색 중

김정주 NXC 대표 / 이미지=조현경 디자이너
김정주 NXC 대표 / 이미지=조현경 디자이너

김정주 NXC 대표가 비게임 분야 투자를 늘렸다. 영역도 테크핀부터 패션까지 다양한다. 김 대표가 비게임 분야에서 게임 대신의 미래 먹거리 사업을 찾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NXC는 최근 트레이딩 플랫폼 개발을 위한 자회사 아퀴스를 설립했다. NXC는 넥슨 지주회사로, 김 대표와 가족이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김 대표는 NXC를 통해 넥슨 일본법인을 지배하고 있고, 넥슨 일본법인은 넥슨코리아를 지배하고 있다. 

아퀴스는 철저하게 해외 시장 공략에 방점을 두고, 주요 소비층인 2030 세대를 대상으로 하는 서비스를 준비 중이다. 자산관리 문턱을 낮춰 전문 용어의 생소함과 거래 과정에서 생기는 번거로움 등을 없앤 트레이딩 플랫폼을 구축하는 것이 목표다. 경영 시뮬레이션 게임 요소를 차용해 투자자들이 자산을 직접 키우고 가꾼다는 느낌을 줄 계획이다.

◇ 게임으로 번 돈으로 신사업 적극 투자

김 대표의 비게임 분야 투자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13년부터 최근까지 노르웨이 명품 유모차 업체 ‘스토케’, 온라인 레고 중개업체 ‘브릭링크’, 유럽 가상화폐 거래소 ‘비트스탬프’, 이탈리아 유기농 동물사료 업체 ‘아그라스델릭’, 한국 최초의 가상화폐 거래소 ‘코빗’, 캐나다 명품 패딩 브랜드 ‘무스너클’ 등 다양한 분야에 투자를 계속해 왔다. 특히 이들의 공통점은 모두 비게임 영역이라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업계에서는 게임에 흥미를 잃은 김 대표가 게임을 대신할 미래 먹거리 사업을 적극적으로 찾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앞으로는 게임에서 번 돈을 바탕으로 신사업을 본격적으로 키울 것이란 전망이다.

복수의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김 대표는 이미 오래전부터 게임에 대한 흥미를 잃은 것으로 알려졌다. 넥슨을 창업할 당시에도 게임에 대한 흥미 때문에 창업했다기보다는 당시 유망 산업이 게임이었기에 넥슨을 설립했다는 얘기가 나온다.

실제로 창업주가 여전히 강력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는 넷마블이나 엔씨소프트와 달리 넥슨의 경우, 김 대표가 회사 경영에 관여하는 일은 전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넥슨을 매각하려던 이유 역시 넥슨 몸값이 가장 높을 때 넥슨을 매각하고 신사업에 도전하기 위함이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가 사실상 넥슨의 최고점 시절이었다”며 “실제로 매각 무산 이후, 주요 캐시카우인 중국 던전앤파이터 매출이 빠르게 줄어들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 재밌거나 유망하면 투자···넥슨 재매각 관측도 

업계에서는 김 대표의 투자 방향을 크게 2가지로 보고 있다. 첫 번째는 레고와 같은 자신의 관심 분야, 두 번째는 테크핀 분야와 같은 미래 유망 산업이다. 중요한 것은 게임에 대한 구상은 없다는 점이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넷마블의 코웨이 인수와 같이 게임사들의 비게임 영역으로의 진출이 활발해진 것은 사실”이라며 “다만 다른 게임사들이 게임에 대한 투자와 비게임 영역 투자를 동시에 진행하는 모습이라면, 넥슨은 게임에 대한 투자를 줄이고 새로운 먹거리 찾기에 집중하는 모습”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넥슨은 지난해부터 최근까지 흥행이 부진한 게임들을 대거 정리하고 있다. 개발 중이던 신규 프로젝트들도 상당수가 종료된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NHN엔터테인먼트(현 NHN)가 주력 사업을 기존 게임에서 간편결제, 이커머스, O2O 등 IT 전반으로 확대한 것처럼, 넥슨 역시 비슷한 길을 걷게될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아울러 향후 넥슨 매각이 다시 추진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도 나온다. 다만 최적의 매각 시기를 놓친 만큼, 당분간은 조용할 것이란 전망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김 대표는 향후 넥슨 매각을 다시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지난해 최적의 시기를 놓친 만큼, 재매각 시기가 언제가 될지는 예측하기 어렵다. 중요한 것은 외국 자본에 넥슨이 통째로 넘어가는 일은 없어야 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시사저널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