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장 커지는 중국의 한한령·금한령…엔터테인먼트·화장품서 철강 등 보호무역조치로 번질 가능성

 

사드배치 결정으로 인해 이른바 '한한령' 공포가 확산되고 있다. 한한령(限韩令)은 중국정부가 한류 콘텐츠의 유통과 한류 스타 출연을 제한하는 조치다. ​중국언론에서 사드를 비판하는 것은 물론이고 중국 국민들 중에서도 사드배치 결정을 ‘배신’이라고 인식하는 사람들이 많다. 한류, 관광 산업이 위축되고 중국 내 한국기업에 대한 제재가 시작되고 있다. 이에 따라 내년에도 해당 산업 기상도가 흐리다는 전망이 나온다. 


◇“사드배치=배신”으로 인식하는 중국

이 같은 배경에 중국정부의 한한령, 금한령과 중국국민들의 배신감이 자리하고 있다. 실제로 중국 언론들은 한국의 사드배치에 대해 지속적으로 '배신'이라는 표현을 내보내고 있다. 그동안 중국과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하던 한국이 사드배치 결정을 하면서 중국에 등을 졌다고 인식하는 것이다.

지난 9월 말 고향 하얼빈에 다녀온 임모씨는 “안타깝게도 중국에서 한국 사드를 이해하려고 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면서 “친구들에게 사드배치에 대해 물어보니 친구들은 대부분 사드 배치결정을 이해하지 못했다. 중국에선 사드가 북한의 미사일 공격에서 한국을 보호할 수 없을 거라고 보는 게 지배적이다. 또한 그동안 친중 정책을 펴온 박근혜정부가 중국을 배신했다고 느끼는 사람들이 많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금한령, 한한령도 대부분 사실이다. 언론에서 한류관련 보도를 상당부분 통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국에서 중국인들을 상대로 여행사를 운영하는 양모씨도 “중국에서 한국으로 여행오는 유커들이 많이 줄었다. 지난 3일간 여행객이 한 팀도 없었다“고 우려했다. 그는 ”일단 비자부터 잘 나오지 않는다“고 전했다. 서울에서 대학교를 다니는 이계화씨는 “중국 신문과 뉴스댓글에 '배신감을 느낀다'는 표현이 자주 등장한다”면서 “실제로 국민들 사이에 그런 분위기가 도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한한령, 보호무역조치의 한 형태


올해 하반기 한국이 TV프로그램, 음악, 영화 등 음향·영상서비스로 외국에서 벌어들인 수입은 급격히 감소했다. 중국에서 한류 문화행사가 연이어 취소되고 중국 드라마에 출연하던 한국배우가 하차하기도 했다. 내년에 엔터테인먼트와 화장품 등 한류산업 위축이 심화될 것이란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중국 내 한국기업에 대한 제재조치도 심화될 수 있다. 중국 현지에 진출한 롯데그룹 계열사는 중국 당국의 고강도 세무조사 등 압박을 받았다. 선양 롯데백화점이 세무조사와 소방·위생점검을 받고 롯데캐슬 아파트 모델하우스는 폐쇄 요구를 받았다. 한국정부가 사드 부지를 성주 롯데골프장으로 바꾼 뒤 롯데가 사드 부지를 제공한 것으로 인식됐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한한령이 보호무역조치의 하나로 작용하기 시작했다고 분석했다. 선대인경제연구소는 “사드 배치 결정 이후 중국이 한한령을 내리고, 한국산 식품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는 것 역시 비관세 장벽을 통한 보호무역의 한 형태라고 할 수 있다”면서 “한국은 선진국과 중국 등에 대규모 흑자를 기록하고 있기 때문에 특히 철강·석유화학 등 공급과잉 업종을 중심으로 보호무역조치의 타깃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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