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상 시스템·도입 등 메타버스 오피스 '각양각색'
원격근무 생산성 높이고 탄소 배출량 절감

직방의 '소마'(왼쪽)과 컴투스의 '컴투버스'/ 사진= 각사
직방의 '소마'(왼쪽)과 컴투스의 '컴투버스'/ 사진= 각사

[시사저널e=이하은 기자]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핵심 의제인 ‘탄소중립’은 거스를 수 없는 대세가 됐다. 세계 주요국은 신재생에너지와 친환경 자동차 확대를 통해 탄소 저감에 나서고 있고, 우리나라는 지난 2020년 10월에 탄소중립을 선언했다. 국내 기업들도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의 일환으로 탄소중립에 적극적으로 동참하고 있다. 이에 탄소 배출량을 줄이기 위한 업종별 산업 동향을 조망하고자 한다. <편집자주>

메타버스가 오프라인 사무실을 대체하고 있다. 일상적 업무방식으로 자리잡은 원격근무는 코로나19 엔데믹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아바타를 활용한 메타버스 오피스는 단순 화상회의를 통한 원격근무의 단점을 보완하면서 일하는 방식을 변화시켰다.

이런 변화는 사회적·환경적 비용 절감으로 이어질 수 있다. 다수의 구성원이 출퇴근하지 않고 노트북만 켜면 어디서든 업무를 볼 수 있게 되면서 이동량이 크게 줄었다. 이는 탄소 배출 감소까지 이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 게더타운 시작으로 국내 기업 자체 메타버스 오피스 개발  

메타버스 오피스 열풍은 2020년 5월 미국 스타트업 게더가 선보인 ‘게더타운’에서 시작됐다. 코로나19로 원격근무가 도입되자, 게더는 화상회의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아바타를 활용해 쉽게 소통할 수 있는 서비스를 내놨다. 개더는 게더타운 출시 1년 만에 기업 가치 2조3000억원의 유니콘 기업으로 발돋움했다.

게더타운의 성공으로 국내에서도 메타버스 오피스 시장이 열리기 시작했다. 직방은 지난 5월 메타버스 오피스 ‘소마(SOMA)’를 선보였다. 앞서 직방은 지난해 7월 국내최초로 자체 개발한 ‘메타폴리스(Metapolice)’로 본사를 이전했다. 이후 아워홈, AIF 등 20여 개 기업들이 입주해 매일 2000명이 메타버스 오피스로 출근했다. 그간 원격근무의 효율성과 생산성을 검증한 직방은 소마를 통해 최적화된 근무환경을 제시하겠다고 밝혔다.

한글과컴퓨터는 지난해 12월 ‘싸이월드 한컴타운’ 베타 서비스를 시작했다. 기존의 메타버스 오피스는 문서 작성 및 공유 기능을 지원하지 않는다고 판단하고, 한컴오피스를 연계해 문서 작업을 지원할 계획이다. 현재 싸이월드와 연동하기 위해 개발하고 있으며, 오는 20일 품질보증을 마칠 계획이다. 3500만명의 이용자를 보유한 싸이월드를 통해 빠르게 고객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으로 분석된다. 

국내 기업이 자체 오피스 개발에 나선 까닭은 시장성이 유망하다고 판단해서다. 소프트웨어 정책연구소는 원격근무 솔루션을 포함한 글로벌 통합커뮤니케이션 및 협업 시장이 2023년까지 483억달러(약 62조5871억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라 국내 기업은 각각 기존 사업의 노하우를 적용한 각양각색의 메타버스 오피스 출시를 앞두고 있다. 컴투스는 합작법인 컴투버스를 설립하고 메타버스 플랫폼 ‘컴투버스’를 구축하고 있다. 올해 하반기에 그룹 임직원들이 먼저 ‘오피스 월드’에 입주해 업무를 보게된다. 컴투버스는 임직원들의 출퇴근부터 스케줄, 회의, 프레젠테이션 등 기본 근무관리 기능을 지원하며, L2E(Live to Earn)개념을 접목해 토큰 보상을 지급하는 게 차별점이다.

CJ올리브네트웍스도 평생재택근무를 도입함에 따라 자체 메타버스 플랫폼인 ‘브릿지 오피스’를 개발하고 있다. 기존엔 게더타운과 줌회의, 업무툴을 따로 사용했지만, 브릿지 오피스를 통해 모든 기능을 아우르는 올인원 플랫폼으로 선보인다. 지난 6월 임직원을 대상으로 오픈베타서비스(CBT)를 거쳤으며, 앞으로 CJ그룹사 및 외부 기업 등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사진=세일즈포스
탄소배출량 저감의 방법으로 원격근무가 꼽히고 있다. /사진=세일즈포스

◇ 탄소중립 의무화 요구에 원격근무 또 하나의 선택지

업무방식의 혁신은 앞으로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고용노동부가 근로자 878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재택근무 활용실태 설문조사’에 따르면 재택근무에 대한 만족한다는 근로자는 91.3%에 달했다. 업무 효율성이 높아졌다고 답변한 근로자는 73.9%를 기록했다. 국내 양대 플랫폼 기업인 네이버와 카카오도 전면 재택을 선택하면서 일하는 방식의 변화가 벌어지고 있다.

메타버스가 앞당긴 원격근무는 근무 풍경을 바꿀뿐만 아니라 환경적으로 큰 영향을 미쳤다. 회사 직원들의 출퇴근 이동량이 감소하면서 탄소 배출까지 줄어든 것이다.

세일즈포스는 ‘세계 어디에서나 근무할 수 있는 탈탄소화’ 보고서에서 “원격근무 모델은 직원당 탄소 배출량을 29% 감소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엔 직원들이 가정에서 사용하는 에너지까지 포함한 수치다. 재택근무에 따라 집에서의 탄소 배출량은 증가하나, 사무실 및 출되근으로 배출되는 것과 비교해 감소 효과가 더 크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정부도 국가차원에서 메타버스 산업을 키우겠다고 밝혔다. 환경부는 지난해 정부부처와 합동으로 ‘한국판 뉴딜, 탄소중립’을 주제로 2022년 업무계획을 발표하며 메타버스, 6G, 양자 연구생태계 조성 등 초연결 신산업과 국가필수전략기술을 안정적으로 성장시켜 세계와의 경쟁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이효석 SK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로 탄소 배출량이 11% 감소했다. 2020년 기후위기를 극복하는 방법 중 하나가 덜 움직이는 것”이라며 “효율성뿐만 아니라 재택근무가 필요한 또 다른 이유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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