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신규상장한 기업이나 스팩 전혀 없어···2003년 이후 17년 만에 '개점휴업'
센코어테크 상장 철회로 여전한 혹한기 입증···상장예비심사 효력연장 신청 이어지나

그래픽=조현경 디자이너
그래픽=조현경 디자이너

코로나19 한파로 얼어붙은 IPO시장의 빙하기가 장기화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조금씩 확산되고 있다. 투자자 엑시트(회수) 차원에서 ‘울며 겨자먹기’로 상장을 추진했던 센코어테크는 기관 수요예측에서 크게 부진하자 고심 끝에 상장을 철회했다.

최근 동학개미들에 매수세에 힘입어 국내 증시에도 온기가 돌고 있었기에 상장예비기업들은 IPO시장에도 해빙의 기운이 전달되기를 기대했다. 그러나 여전히 센코어테크 상장 철회로 IPO시장이 여전히 차갑다는 것이 증명되자 상장예비기업들의 상장일정이 더욱 늦춰질 것이라는 시선이 늘어나고 있다.

4월 IPO시장, 17년 만에 ‘개업휴업’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4월 유가증권시장(코스피)와 코스닥, 코넥스에 신규상장하는 기업이나 스팩(SPAC)은 전혀 없다.

2000년 이후 올해처럼 4월 한 달 동안 신규 상장한 기업이나 스팩이 한 개도 없었던 해는 2003년 한번 있었다. 17년 만에 4월 IPO시장이 개점휴업한 것이다.

당초 4월 상장예정기업은 센코어테크였다. 센코어테크는 코로나19 사태로 3월5일 상장을 철회한다고 밝혔는데 회사에 투자했던 벤처캐피탈의 투자회수 압박에 다시 상장을 추진하겠다고 번복했다. 그리고 4월13~14일 기관수요예측, 4월21~22일 일반공모, 4월30일 상장하겠다고 일정을 다시 잡았다. 그러나 기관수요예측에서 기대에 못 미치는 결과가 나왔고 고심 끝에 지난 17일 상장을 철회한다고 밝혔다.

센코어테크가 무난하게 상장에 성공했다면 최근 동학개미운동으로 달궈진 주식투자열풍이 IPO시장으로도 옮겨갔다고 해석이 가능한 상황이었다. 앞서 센코어테크와 더불어 메타넷엠플랫폼, LSEV코리아, 노브메타파마, 엔에프씨, SCM생명과학, 압타머사이언스 등이 증시가 급락했던 올해 3월 당시 상장을 철회하거나 연기했었다. 그러나 센코어테크가 결국 상장을 철회하면서 타 상장예비기업들과 투자자들은 국내 IPO시장이 여전히 냉각기라는 신호를 받은 셈이 됐다.

국내 IPO시장의 온도를 다시 측정할 수 있는 시기는 내달 7일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날에는 소마젠과 드림씨아이에스가 상장을 위한 기관 수요예측에 동시에 나선다. 이 기관수요예측에서도 두 기업이 부진한 성적표를 받는다면 국내 IPO시장의 한파가 장기화될 수 있다는 분석도 업계 일각에서 나오고 있다.

그래픽=조현경 디자이너
그래픽=조현경 디자이너

 상장승인심사 효력연기 신청 이어질까

시장 전망이 불확실하기에 상장예비기업들이 한국거래소에 상장예비심사 효력연장을 신청하는 방법으로 최적의 상장시기를 모색할 것이라는 예상도 점차 힘을 얻고 있다.

상장하려는 기업은 한국거래소로부터 상장예비심사를 받은 이후 6개월 안에 상장해야 한다. 6개월 안에 상장을 하지 못한다면 처음부터 상장절차를 다시 밟아야한다. 다만 불가피한 사유가 인정될 경우 한국거래소는 규정상 상장예비심사 효력을 최대 6개월 동안 연장해줄 수 있다. 상장심사 승인효력이 연장될 경우 증권신고서만 기한 내 다시 제출하면 된다.

한국거래소는 노브메타파마가 상장예비심사 효력을 6개월 연장 받았다고 16일 밝혔다. 노브메타파마의 상장예비심사 효력은 17일 만기였는데 이를 통해 10월 17일로 연장됐다. 한국거래소가 상장예비기업의 상장예비심사 승인효력을 연장해준 것은 2009년 금융위기 이후 최초다.

금융위기 당시 10여개 기업이 한국거래소로부터 상장예비심사 6개월 승인효력 연장신청을 받았다. 이에 이번 코로나19발 경제위기에서도 금융위기 당시처럼 많은 기업들이 혜택을 받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특히 올해 상반기 최대어로 꼽히는 SK바이오팜의 상장시기 조정이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SK바이오팜의 상장예비심사 승인 효력만기일은 6월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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