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진단키트 긴급사용승인 늦어지며 상장일정 2차 연기
공모희망가 범위 하향조정으로 흥행 가능성 높여
소마젠 IPO흥행하면 38억원 수수료 가능

그래픽=이다인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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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기업 특례상장 1호 사례에 도전하는 소마젠이 IPO 일정을 두번째로 연기한 배경에 미국 식품의약국(FDA) 코로나19 진단키트 긴급사용승인(EUA) 지연이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소마젠과 상장주관사인 신한금융투자는 IPO흥행을 위해 FDA의 긴급사용승인 예상일 이후 기관투자가 대상 수요예측을 진행하도록 일정을 조정했는데 FDA 승인이 예상보다 늦어지면서 2차로 일정 조정에 나선 것이다.

신한금융투자와 소마젠은 일정 재조정에서 논란이 됐던 씨젠을 비교그룹에서 제외하고 희망공모가를 하향조정하는 등 IPO흥행을 위한 조치를 취했다. 신한금융투자가 IPO수수료에서 인센티브를 받을 가능성은 한층 높아졌다는 분석이다.

소마젠 IPO, FDA 승인 위해 일정변경

26일 소마젠과 신한금융투자에 따르면 IPO일정이 재변경되는 과정에서 FDA에 신청했던 코로나19진단키트 긴급사용승인이 당초 예상과 다르게 지연된 것이 영향을 끼쳤다.

소마젠 관계자는 “당초 미국 FDA로부터 2~3주내에 긴급사용승인을 받을 것으로 예상했는데 최근에는 승인까지 걸리는 시간이 한 달 반 정도로 늘어났다”며 “신한금융투자와 논의 끝에 상장일정을 한 번 더 연기함으로써 수요예측 이전에 FDA로부터 긴급사용승인을 받을 수 있게 했다”고 말했다.

소마젠은 코스닥 상장사인 마크로젠의 미국 자회사로 유전체 분석이 매출의 99%를 차지한다. 하지만 상장주관사 신한금융투자는 소마젠을 진단키트 기업으로 분류했다. 소마젠이 4월 21일 FDA에 코로나19 진단키트 긴급사용 승인을 신청했고 관련 설비를 보유하고 있어 추가투자 없이 사업을 진행할 수 있다는 것이 이유였다.

이어 씨젠, 나노엔텍, 미국 퀴델코퍼레이션 등 진단키트 기업들을 근거로 소마젠의 기업가치를 산정했다.

이를 놓고도 논란이 그치질 않았다. 특히 최근 주가가 급등한 씨젠이 비교기업 대상에 포함된 것을 놓고 많은 말들이 나왔다. 이런 논란을 잠재우기 위해서는 최우선적으로 소마젠이 FDA로부터 코로나19 진단키트 긴급사용승인을 받아야할 필요가 있었다.

당초 5월26일 예정됐던 상장을 1차로 연기한 배경도 FDA로부터 코로나19 진단키트 긴급사용 승인을 받은 이후 수요예측을 진행하고자 하는 의도였다. 그러나 FDA의 긴급사용승인이 당초 예상보다 길어지면서 소마젠 IPO일정은 또 다시 미뤄졌다.

소마젠은 전일 증권신고서를 수정하며 IPO일정을 연기한다고 공시했다. 당초 5월28~29일 수요예측, 6월2~3일 청약에 들어가 6월15일 상장할 예정이었는데 이를 6월22~23일 수요예측, 6월29~30일 청약, 7월10일 상장으로 변경했다. 앞서 소마젠은 상장 일정을 한번 연기했는데 재차 일정연기를 선택한 것이다. 결과적으로 두 번의 IPO일정 연기를 통해 소마젠 상장이 한 달 반가량 늦춰지게 됐다.

그래픽=이다인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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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금융투자, 6% 수수료 가능성은↑

신한금융투자와 소마젠은 증권신고서를 수정제출하면서 논란이 컸던 씨젠을 비교기업에서 제외하고 희망공모가 범위를 기존 1만3700~1만8000원에서 1만1000원~1만5000원으로 하향조정했다. 이에 따라 공모규모도 575억~756억원에서 462억~630억원으로 줄었다.

공모규모가 줄어들면서 신한금융투자가 받을 수 있는 IPO수수료 범위도 이전보다 줄었다. 신한금융투자는 소마젠 IPO수수료로 공모금액의 5%(500bp)를 받는다. 공모가가 희망 공모가밴드 상단이상으로 확정시 최대 1%(100bp)의 인센티브도 받을 수 있다. 증권신고서 수정 이전 신한금융투자가 받을 수 있는 IPO수수료는 최대 45억6000만원에 달했다.

다만 희망공모가를 낮춤으로써 IPO흥행 가능성은 한층 높아졌다는 분석이다. 이를 통해 신한금융투자가 공목금액의 1.0%에 이르는 인센티브를 받을 가능성은 늘어났다는 평가다. 예를 들어 소마젠 공모가가 1만5000원으로 결정될 경우 증권신고서 수정 이전에는 수수료가 31억5000만원이었지만 증권신고서 수정 이후에는 희망공모가 상단으로서 인센티브 요건에 해당해 수수료가 37억8000만원에 이른다.

FDA가 6월29일부터 시작되는 수요예측 이전에 소마젠의 코로나19 진단키트에 대해 긴급사용승인 신청을 내준다면 공모가가 1만5000원 혹은 그 이상으로 결정될 가능성은 더욱 높아질 수 있다.

소마젠 관계자는 “기관투자자들로부터 공모가를 낮추면 좋겠다는 의견을 많이 받았다”며 “공모가를 낮춤으로써 기관수요예측이나 청약때 흥행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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