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공장 생산 차질에 LCD 값 2개월 째 상승세
삼성·LGD, 손실 폭 줄이고 OLED 사업 주력

/그래픽=이다인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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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디스플레이 업계 생산 차질로 액정표시장치(LCD) TV 패널 가격이 지난달에 이어 이달 오름세다. 시장에선 이번 1분기를 넘어 상반기 내내  패널 가격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지난해 중국발 물량공세로 발목 잡혔던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에겐 손실 폭을 줄이고 차세대 사업에 '올인'할 시간을 벌었다. 양사 모두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를 차세대 사업 구심점으로 잡았다. 

9일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중국 소재 LCD 공장의 평균 가동률은 50~60% 수준으로 추정된다. 중국 내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주요 업계가 공장 가동에 애를 먹으면서다. 일부 업체는 공장 가동 뿐만 아니라 증설 계획에도 차질이 생겼다. 중국 티안마는 이달 중 우한 공장에 들여올 장비 납기를 4월 이후로 미뤘다. 업계 관계자는 "우한 봉쇄령에 따른 조치"라고 설명했다.    

중국 패널 제조사들의 생산 차질은 지난 2개월 간 LCD TV 패널 판가 상승으로 이어졌다. IHS마킷은 지난달 LCD TV 32인치 패널 평균판매가격(ASP)을 전월 대비 15% 상승한 37달러, 43인치 74달러(7% 상승), 55인치 112달러(10% 상승), 65인치 182달러(10% 상승) 등으로 집계했다. 

업계 관계자는 “30인치부터 40인치 초반대의 경우 중국 업계 점유율이 압도적인 제품군"이라면서 "작은 사이즈 패널 가격 상승 폭이 유독 높은 점은 중국 업계의 생산 차질을 단적으로 드러내는 현상”이라고 풀이했다.

시장에선 이 같은 패널 값 오름세가 최소 2분기 이상 이어질 것으로 본다. 당초 시장 예상보다 중국 업계의 생산 차질이 장기화하면서다. 김현수 하나금융투자증권 연구원은 "LCD TV 패널 가격은 당초 2분기까지 오를 것으로 예상했으나 중국 업계의 생산 차질 영향이 예상보다 커 올 3분기까지 패널 가격 상승이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유진투자증권 역시 지난 6일 보고서를 통해 "수요 둔화 우려에도 불구하고 공급 불안감이 커지면서 LCD TV 패널 가격이 올 들어 큰 폭으로 성장해 이달 중에도 최대 두 자리수 가격 인상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일부 선제적 재고 축적 수요가 겹친 것으로 보고 있다. 하반기 이후 중국의 코로나 사태가 진정되는 상황이 발생할 경우 지금과 같은 가격 상승세가 지속되리라 보기는 어려울 수 있다"고 진단했다. 

다만 이 같은 가격 상승세는 반짝 호재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 하반기 들어  중국 공장이 가동을 정상화하면 패널 수급이 다시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다. 지난해 BOE 10.5세대 공장 가동이 본격화하면서 패널 가격이 급락한 점을 감안하면 이 같은 반등은 올 상반기에 그치는 반짝 호재에 가깝다는 분석이다. 김 연구원은 "올 4분기부터는 공장 정상화하면서 다시 가격 하향세가 이어질 것으로 본다"면서 "수요가 예전처럼 좋은 시장이 아니라 공급이 늘면 가격은 다시 빠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올 상반기는 삼성과 LG디스플레이에겐 손실 폭을 줄이고 성장 사업에 집중할 기회가 될 전망이다. 양사 모두 지난해 대형 LCD 패널 가격 하락세에 관련 사업에서 손실 폭을 키웠다. 이에 양사 모두 올해 LCD 대신 고수익 OLED 사업 비중을 확대할 계획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폴더블 디스플레이로 OLED 구심점을 정했다. 조만간 물량 대응을 위해 베트남 공장을 중심으로 증설 투자가 예상된다. LG디스플레이는 올 상반기 대형 OLED 광저우 신공장 가동을 시작한다. 올 하반기 전장용 및 폴더블 노트북 등 IT용 등 고부가 OLED 제품 출시를 앞두고 상반기 중 양산에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이 회사는 향후 전장을 포함한 운송 분야 매출 비중을 30%까지 키울 계획이다.  

김현수 하나금융투자증권 연구원은 "LCD 가격 오름세 덕분에 사업 손실 폭을 줄여나가는 것은 확실시됐다. 하반기 실적 반등 키는 결국 모바일 OLED가 될 것"이라면서 "LG디스플레이의 경우 하반기 주요 고객사 모바일 OLED 물량을 차질 없이 공급한다면 3분기까지 전사 기준으로 손익분기점(BEP) 수준까지는 실적을 개선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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