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티안마·CSOT 등, 디스플레이 장비 입고 및 가동 지연

/그래픽=이다인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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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내 코로나19 확산세가 완화되고 있지만 우한 공장 증설에 한창이던 중국 디스플레이 업계는 후폭풍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우한에 공장이 있는 티안마와 CSOT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설비 증설 계획에 차질을 겪고 있다. 우한 봉쇄령 여파로 기존 생산 라인 관리는 물론 신규 라인에 들어설 장비 입고가 지연되면서다. 시장에선 실제 공장 가동 시기가 당초 예상보다 늦어질 것으로 전망한다.  

11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중국 티안마는 이달 우한 공장에 예정됐던 디스플레이 장비 입고 및 설치 시점을 일제히 미뤘다. 국내 디스플레이 장비 업체 SFA, 디바이스이엔지 등에 따르면 장비 계약 종료 시점도 4월 말 이후로 연기됐다. 디바이스이엔지의 장비 공급 계약 종료 시점은 3월1일에서 4월30일로 두 달가량, SFA는 3월14일에서 9월14일로 6개월가량 연기됐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우한 봉쇄령이 일정 변경에 일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티안마는 우한 6세대 OLED 공장에서 신규 라인 투자를 진행 중이다. 기존 라인에선 스마트폰용 리지드·플렉시블 OLED를 양산해 왔다. 올 들어선 플렉시블 OLED 사업에 집중할 계획이었다. 이를 위해 지난해 기존 리지드 라인 전환과 함께 플렉시블 라인 증설을 위한 신규 투자를 결정했다. 업계는 티안마가 신규 투자를 통해 월 3만장 양산 체제를 갖출 것으로 본다. 신규 라인 가동 시점은 올 4분기를 목표로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주요 장비 입고가 지연되면서 변수가 생겼다. 

디스플레이 업계 관계자는 “기존 리지드 OLED 라인 장비 개조와 함께 신규 플렉시블 OLED 라인은 장비 반입이 필요한 상황인데 모두 밀리고 있다”면서 “신규 라인의 경우 당초 목표보다 가동 시점이 미뤄질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CSOT도 우한 OLED 공장 운영에 차질을 빚은 것으로 전해진다. 우한 T4 공장 OLED 라인에서 근무할 인력의 수급이 어려운 것으로 알려졌다. 신규 라인 증설 계획에도 변수가 생겼다. CSOT는 내년 상반기 가동을 목표로 T4 OLED 신규 라인 투자를 진행 중이다. 업계는 올 상반기 주요 장비를 발주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한 달이 넘은 우한 봉쇄령의 영향으로 이 같은 증설 계획에도 차질이 생길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사실상 이들 중국 업체 입장에선 신규 라인의 가동과 제품 양산 시점을 확정하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국내 장비 업계는 쉽게 예단하기 어려워 추이를 지켜보는 분위기다. 다만 중국에서 최근 코로나19 확산 사태가 잠잠해진 점은 긍정적이다. 전날 시진핑 주석이 직접 우한을 방문해 시찰한 만큼 조만간 봉쇄 조치가 완화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우한 주변 도시인 후베이성 첸장시 정부는 전날 오전 코로나 대책 관련 회의를 통해 방역 상황이 안정됐다고 판단되면 교통 통제를 해제할 예정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디스플레이 업계 관계자는 "현지 인력은 조만간 업무에 본격 복귀할 것으로 보이지만 국내 장비가 실제 셋업되기까지는 시간이 더 걸릴 수 있을 것"이라며 "실제 공장 가동 시점을 예단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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