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SOT 잉크젯·BOE WOLED 기술 확보 움직임

/그래픽=이다인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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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디스플레이 업계가 TV용 LCD를 넘어 대형 OLED 시장 진출을 준비중이다. LCD 시장이 공급과잉 상태고 중국 정부 지원을 지속적으로 받기 위해선 대형 OLED 기술 개발이 불가피하다는 분석이다. 국내 업계가 선제적으로 대형 OLED 양산 기술을 확보했으나 정부 지원에 힘받는 중국 업계가 장기적인 위협 요인이 될 것이란 전망이다.

8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중국 패널 제조사 BOE가 중국 푸저우 B15 투자를 앞두고 대형 OLED 양산장비 반입을 검토 중이다. 당초 B15 공장까지는 6세대 플렉시블 OLED 투자가 진행될 예정이었으나 티안마 샤먼 법인이 지방 정부의 공장 설립 승인을 먼저 받으면서 계획 진행에 차질이 생긴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시장에선 BOE가 2022년 이후 해당 공장에 8.5세대 대형 OLED 설비 투자로 전환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LG디스플레이와 유사한 WOLED 방식이나 전면발광 구조로 기술 확보에 속도를 낼 것이란 전망이다.

디스플레이 장비 업계 관계자는 “아직 BOE로부터 공식적인 기술 협력 요청은 없지만 B15를 대형 OLED 라인으로 전환투자할 수 있다는 이야기는 듣는다"면서 “중국 업계에서 대형 OLED 투자를 시작할 경우 이미 시장에서 양산성을 검증받은 증착기술 방식이 잉크젯 프린팅 기술 도입보다 더 빠를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BOE는 현재 총칭 B12 라인을 중심으로 6세대 중소형 OLED 장비 발주에 한창이다. 그간 증설한 B7, B11 공장을 포함하면 내년을 기점으로 중소형 OLED 생산능력은 보다 확대될 전망이다. 지난해 이어 올해 화웨이 등 자국 업체는 물론 국내 스마트폰 제조사까지 문을 두드리며 공급처 확대에 열을 올린다.

이후 BOE는 대형 OLED 투자에도 나설 전망이다. TV 패널 사업에선 10.5세대 LCD 공장을 앞세워 지배력을 강화하고 있으나 패널 값은 하락했고 공급과잉 추세다. 중국 정부 지원과 투자 승인을 받기 위해서도 대외적으로 대형 OLED 투자에 나설 필요가 있다. 앞서 중국 LCD 패널 제조사 HKC 역시 중국 업계 중 처음으로 대형 OLED를 양산하겠다며 정부 지원을 받은 바 있다. 

업계선 BOE가 B15 공장에 대형 OLED를 투자할 경우 투자 완료 시점을 2022년 이후로 본다. 실제 양산 시점은 더 늦어질 전망이다. 다만 중국 패널 제조업계가 향후 대형 디스플레이 사업에서 OLED로 새 판을 짤 것이란 업계 전망은 공통적이다. 장기적으로는 OLED 기술을 기반으로 TV 패널 사업을 영위하는 국내 업계에 경쟁 요소가 될 수 있다는 의미다.

2위 패널 제조사인 CSOT도 대형 OLED 기술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을 보인다. 이 회사는 최근 일본 JOLED에 200억엔을 출자해 TV용 대형 OLED 공동 개발에 착수한다고 밝혔다. JOLED는 잉크젯 프린팅 기술을 기반으로 의료용 기기 등 중형 크기 OLED를 양산하는 업체다. 5.5세대 공장에서 주로 20인치대 중형 크기 패널을 양산한 이력이 있다. 업계는 CSOT가 JOLED와 함께 2023년부터 대형 OLED 양산에 돌입할 것으로 관측한다.

디스플레이 업계 관계자는 “모회사인 TCL의 잉크젯 OLED 양산 의지가 큰 상황에서 이번 투자 결정을 내린 것으로 안다”며 “JOLED에게 TV패널 양산 설비는 없지만 초기 기술을 확보하기 어려운 중국 업계 입장에선 해당 장비나 기술을 활용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선 올해 BOE와 CSOT 중 CEC판다를 인수하는 업체가 대형 디스플레이 기술 개발을 선점할 것으로 보기도 했다. CEC판다에겐 샤프로부터 이전받은 IGZO 기술 특허 사용권이 있다. 패널 제조사가 이를 기반으로 옥사이드 TFT 양산 기술을 확보할 경우 대형 OLED 디스플레이 양산 기술 개발을 앞당길 가능성이 높아진다. 대형 사업에 의지가 뚜렷한 BOE와 CSOT가 유력 인수업체로 주목받는 이유다. 디스플레이 업계 관계자는 “옥사이드 TFT 기술을 먼저 확보한 회사가 대형 OLED 디스플레이 기술을 먼저 확보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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