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 “방송통신 융합 시대에 맞는 새 제도 마련”

김용희 숭실대학교 경영학과 교수 / 사진=원태영 기자
한국OTT포럼은 24일 목동 방송회관에서 '4차 산업혁명 시대 OTT 역할'을 주제로 세미나를 열었다. / 사진=원태영 기자

최근 미디어 시장을 빠르게 재편하고 있는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와 관련해 규제보다는 진흥에 초점을 맞춰야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규제는 최소화하고 세제 지원, 제작 지원 등 OTT 콘텐츠 제작에 정부가 힘을 실어줘야한다는 의견이다.

김용희 숭실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는 24일 한국OTT포럼 주최 세미나에서 “현 시점에서 OTT 관련 규제는 자율규제, 사후규제만으로도 충분하다”며 “OTT규제 보다는 기존 방송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이어 “국내 콘텐츠 제작 활성화 지원이 필요하다”며 “조세감면, 인력 양성 등 다양한 지원 정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김 교수는 최근 OTT 확산 배경과 관련해 “OTT는 전통적인 미디어와 비교해 초기 시장 진입비용이 상대적으로 저렴하다”며 “인터넷 발달로 인해 국경·국가간 경계가 없는 서비스 제공이 가능하다. 이에 해외사업자의 국내 진입, 국내 사업자의 해외 진출 가능성이 확대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글로벌 OTT시장의 연평균 성장률은 약 31%로 2019년에는 300억 달러를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코드커팅 현상으로 OTT 서비스의 시장 지배력은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국내 OTT시장 역시 2020년까지 연평균 28.1%의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SK텔레콤의 ‘옥수수’와 지상파3사의 ‘푹’이 통합하면서 신규 OTT플랫폼 ‘웨이브’가 탄생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김 교수는 “웨이브가 2023년까지 콘텐츠에 3000억원을 투자할 것으로 알고있는데, 글로벌 OTT들과의 경쟁을 위해서는 매년 3000억원을 투자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또 넷플릭스와 관련해 “국내에서는 넷플릭스가 OTT의 모범 정답으로 알려져 있는데, 넷플릭스가 반드시 정답은 아니다”며 “디즈니 등이 압도적인 콘텐츠 역량을 기반으로 OTT 플랫폼을 구축하고 있다. 지난 5년간 겉으로는 넷플릭스의 승리로 보였으나, 최근 1년 내에는 평가가 뒤바뀌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디즈니가 OTT플랫폼 디즈니 플러스를 발표한 이후 디즈니 주가는 오른 반면 넷플릭스 주가는 떨어진 상황이다.

이종관 법무법인 세종 전문위원도 이번 세미나에서 OTT 규제와 관련해 “OTT 정책 취지와 목적은 규제를 통한 시장 실패 해소가 아닌 혁신에 대해 보호여야 한다”며 “시장에서 올바른 거래 관행이 정착되도록 자율규제 방식을 활용하고 지원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 전문위원은 OTT가 기존 미디어 산업의 성장을 견인하는 역할을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전통 매체의 성장동력이 고갈된 상황속에서 OTT를 통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다. 아울러 OTT에 의한 메기 효과 등을 통해 국내 미디어 산업의 혁신을 추동해야한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세미나에 참석한 한상혁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은 인사말을 통해 OTT 서비스의 성장 지원 및 규제 등과 관련해 새로운 정책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가 해외 자본의 콘텐츠 투자에만 의존하거나 아시아 진출을 위한 교두보에만 머무를 경우, 국내 미디어 산업의 지속가능한 성장은 어려울 수 있다”며 “주도권을 잡기 위해 혁신적이고 섬세한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상혁 위원장은 “올해 해외 한류 실태조사를 보면 해외에서 한국 동영상 콘텐츠를 접한 1위 매체가 OTT였고 이를 통해 한국을 좋아하게 됐다는 응답도 62.3%에 달했다”며 “OTT를 통해 한류 재점화와 국가 이미지를 제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공정한 경쟁과 이용자 권익이 보장되도록 방송통신 융합 시대에 맞는 새로운 제도를 마련하겠다”며 “국내 사업자가 규모의 경제를 실현해 글로벌 환경에 대응할 수 있도록 기업 간 제휴·협력도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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