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TT 춘추전국시대 도래…토종 업체 생존 전략은?

자료=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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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즈니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디즈니 플러스’가 초반 흥행 돌풍을 일으키며 지각변동의 도화선이 됐다. 과거 글로벌 OTT시장이 넷플릭스 독점 체제였다면, 이제는 본격적인 춘추전국시대에 들어선 셈이다. 토종 OTT업체들도 각자 생존을 위해 치열한 눈치 경쟁을 시작했다.

디즈니플러스의 월 구독료는 넷플릭스보다 저렴한 6.99달러(약 8100원)로 정해졌다. 디즈니는 이달 디즈니플러스를 미국·캐나다 등에 공식 출시했다. 국내에서는 오는 2021년 출시할 전망이다.

디즈니 측은 디즈니플러스를 미국에 출시한 첫날 가입자수가 1000만명을 돌파했다고 발표했다. 서비스 개시 첫날 접속 불량 등 일부 기술적 오류가 발생했지만 가입자 확보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디즈니플러스의 강점은 콘텐츠다. 디즈니플러스는 디즈니, 픽사, 마블, 스타워즈, 내셔널지오그래픽 등의 콘텐츠를 보유하고 있다. 콘텐츠의 양과 질적인 면에서 독보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OTT 관련 국내 토종 업체들도 디즈니의 국내 진출 등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이다. 한국 출시 일정은 현재 미정이지만, 업계에서는 오는 2021년 출시를 유력하게 보고 있다.

이미 국내 시장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는 넷플릭스에 이어 디즈니플러스마저 국내 시장에 진출할 경우, 토종 OTT들은 큰 위협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OTT 관련 토종 업체들은 서로 다른 전략으로 생존을 도모하고 있다.

SK텔레콤의 경우, 자회사 SK브로드밴드를 통해 지상파 방송사와 손잡은 국내 첫 통합 OTT 서비스 ‘웨이브’를 최근 선보인 바 있다. 아울러 디즈니와의 협업에도 큰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은 올해 초부터 디즈니와의 협업에 여러 차례 관심을 드러낸 바 있다. 박 사장은 지난 6월 열린 ‘5G플러스 전략위원회’에서 디즈니와의 협업 가능성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으며, 지난 9월 열린 애널리스트 대상 간담회에서도 디즈니에 대한 관심을 나타낸 것으로 알려졌다. 관련업계는 SK텔레콤이 디즈니와의 협업에 성공할 경우, 웨이브에 디즈니 콘텐츠를 탑재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보고 있다.

KT도 디즈니플러스에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오는 28일 신규 OTT 플랫폼 ‘시즌(seezn)’ 출시를 앞두고 있는 만큼, 디즈니와의 협업 논의는 시즌의 성공적인 시장 안착 이후에 진행될 전망이다.

반면 넷플릭스와 독점 계약을 체결한 LG유플러스는 다소 차분한 분위기다. LG유플러스의 경우 넷플릭스와 단독 제휴를 통해 IPTV 가입자 증가 효과를 톡톡히 본 만큼, 계약 기간 동안은 넷플릭스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CJ ENM은 디즈니플러스 국내 진출에 앞서 넷플릭스와 동맹 체계를 공고히 하는 모습이다. CJ ENM은 지난 21일 드라마 제작 자회사 스튜디오드래곤이 넷플릭스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었다고 밝혔다. 두 회사는 이번 파트너십을 바탕으로 2020년 1월부터 3년간 전 세계 넷플릭스 가입자를 위한 콘텐츠를 제작해 방영할 방침이다.

아울러  CJ ENM은 이번 파트너십을 통해 스튜디오드래곤 주식 중 최대 4.99%를 넷플릭스에 매도할 권리를 갖게 됐다. 4.99%를 전부 행사할 경우, 넷플릭스는 스튜디오드래곤의 2대 주주가 된다. 

전문가들은 디즈니플러스를 비롯해 애플의 ‘애플TV 플러스’ 등 글로벌 OTT 서비스의 국내 진출이 초읽기에 들어간 만큼, 향후 토종 업체들과 글로벌 OTT업체들 사이에 다양한 협력이 진행될 것으로 보고 있다. 

강준석 정보통신정책연구원 방송미디어 연구위원은 “디즈니플러스 등 대형 콘텐츠기업의 OTT 진출로 국내 엔터테인먼트업계의 경쟁 구도와 콘텐츠 수급에 상당한 변화가 예상된다”며 “다수의 OTT 서비스 동시 가입을 통해 콘텐츠 이용 욕구를 충족하는 이용자가 증가하고 있어, 향후 관련시장 확대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그는 “다만 OTT 서비스 복수 이용자의 피로도 및 경제적 부담감이 높아질 경우, 관련시장 성장에 제약 요인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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