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고로복구 中, 휴무조 비상대기···정전 이후 비상전력 재가동 지체가 원인인 듯

1일 정전사고가 발생한 포스코 광양제철소. 제철소 주변 화염은을 두고 업체 관계자는  화재폭발을 막기 위해 가스를 태우는 과정에서 빚어진 화염이라 주장했다. / 사진=제보자
1일 정전사고가 발생한 포스코 광양제철소. 제철소 주변 화염을 두고 포스코 측은 화재폭발을 막기 위해 가스를 태우는 과정에서 빚어진 화염이라고 주장했다. / 사진=제보자

포스코 광양제철소 용광로(고로)에 이상이 발생해 현장 근무자들이 복구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1일 오전 발생한 정전이 고로 이상 현상의 원인으로 지목된다. 현재 휴일 근로자들까지 비상대기 하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현장 주변에서는 최악의 경우 ‘냉입사고(冷入事故)’에 대한 우려까지 나온다. 

냉입사고란 용광로 온도가 떨어져 문제가 되는 현상을 뜻하는 업계 용어다. 코크스(석탄을 가열해 고로 공정에서 열원으로 쓰이는 원료)와 철강석을 고로에 장입하고 고로에 1200도 열풍을 불어 넣으면 고로 내 온도는 최고 2200도까지 치솟게 된다. 냉입사고는 용광로가 이와 같은 온도를 실현해내지 못할 때를 일컫는다. 

1일 오전 9시께 전라남도 태인동 광양제철소 내에 원인을 알 수 없는 정전이 발생했다. 회사 측 설명에 따르면 정전은 변전소 차단기 수리작업 중 일어났다. 당시 현장에 있던 근무자들은 시사저널e와의 통화에서 “불꽃과 수차례의 폭발음이 울렸으며, 화재로 인한 연기가 제철소 일부와 주변지역을 감쌌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포스코 측은 “화재폭발을 방지하기 위해 가스를 태워 외부로 배출하는 과정에서 생긴 불꽃이며 화재는 아니다”면서 “폭발 및 인명피해는 없었다”고 밝혔다. 아울러 변전소 복구도 오전 9시 44분 완료돼 정전상황 역시 종료됐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 시각 이후, 용광로 주변에서는 고로 내 온도가 떨어져 이를 복구하기 위한 움직임이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익명을 요구한 광양제철소 공정 관계자는 “이번 정전은 외부(한국전력공사)로부터 전력을 공급받는 광양제철소 내 메인변전소가 다운되면서 비상발전기가 시스템대로 작동하지 않아 일어난 것으로 파악된다”며 “고로 및 부대시설의 전력이 모두 차단돼 비상전력가동까지 다소 간의 시간이 소요된 것으로 보인다. 이 과정에서 쇳물이 식었고 이를 복구하기 위한 작업이 현재 이뤄지고 있는 것”이라고 시사저널e에 알렸다.

통상 고로는 전자제어시스템을 통해 조절된다. 가동을 멈추는 순간부터 고로 내부의 온도가 떨어지고 속속 문제가 발생하는 구조인 탓에 전력차단 시 즉각적인 비상발전기가 가동되게 된다.

업계 관계자는 “전력이 끊기고 곧바로 전력이 공급되더라도, 컴퓨터로 따지면 재부팅하는 시간이 필요한데 이 기간 동안 고로가동이 중단되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하지만 그 시간이 매우 짧아 고로에 미치는 영향이 미미하다”고 덧붙였다.

일반적으로 고로에만 공급되는 전력에 문제가 생길 경우 이처럼 비상발전 전력이 즉시 공급돼 큰 문제가 일어나지 않는다. 다만 이번 광양제철소 정전의 경우 대형 변전소에서 발생한 정전이었으며, 이로 인해 주변 시설들까지 동시 다발적으로 전력이 끊기며 전력복구에 상당한 시간이 소요돼 문제를 일으켰을 것으로 복구 현장에선 보고 있다.

‘복구상황이 원활히 이뤄지고 있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공정 관계자는 “지금으로선 속단하기 이르다”며 “근로자들이 합심해 복구를 위해 총력을 기울이는 것은 맞지만 고로 환경이 좋지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답했다. 또 “복구와 동시에 이번 정전사태 등에 대한 상황파악이 이뤄지고 있는 중”이라며 “냉입사고로 연결될 경우 광양제철소 설립 후 현재까지 최악의 사고로 남게 될 것”이라고 시사했다.

한편 이에 대해 포스코 관계자는 “고로는 지금 휴풍하고 정밀점검을 하고 있다”며 “완료되면 재가동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전했다.

저작권자 © 시사저널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