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캄, 대표적인 관여기반 패러다임 프로그램

스캄(노르웨이어로 뜻은 SHAME)은 2015년 노르웨이 방송국 NRK에서 4시즌까지 방영되고 2017년 종영된 드라마다. 오슬로에 위치한 Hartvig Nissen Skole(우리나라로 치면 고등학교)에서 생활하는 10대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 하이틴 드라마로 굳이 우리나라와 비교하자면 학교 시리즈와 유사하다고 할 수 있다. 

우리가 흔히 접할 수 없었던 노르웨이 드라마임에도 불구하고 한국은 물론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얻고 독일, 미국, 스페인, 이탈리아, 네덜란드, 벨기에로 수출되어 로컬 마켓을 타겟으로 시즌이 제작되고 있는 중이다. 

처음 이 드라마를 시청했을 때 각 시즌마다 주인공이 바뀌는 내용도 흥미로웠지만, 무엇보다 방영되는 방식이 새로웠다. 한 편당 25분남짓한 에피소드는 일주일의 시간을 담아내고 씬이 바뀔 때마다 요일과 시간이 사진에서처럼 화면 위로 지나간다. 다시 말해 이 드라마는 리얼타임형식을 따르고 있다. 

씬마다 덧입혀졌던 시간과 요일은 실제 이 드라마의 영상클립이 드라마 홈페이지에 업로드 되는 시간이다. 만약 에피소드의 두 주인공이 토요일 아침 여덟시 우연하게 만나 이야기를 나누는 장면이 방영되었다면 실제로 그 클립이 올라가는 것이 아침일곱시 토요일인 것이다. 

월요일에서 일요일까지 에피소드가 있는 날짜와 시간에 랜덤으로 영상 클립이 올라가고 실제로 nrk에서 편성된 드라마 시간대에는 그 일주일간 있었던 클립을 모아서 방영한다. 무엇보다 드라마 주인공들은 SNS 계정이나 트윗을 가지고 있는데, 거기서 철저히 극중 역할을 연기한다. 

다시 말해 그들의 유니버스(세계관)를 가진 SNS가 있다. 이 모든 에피소드가 완결성을 갖게 되려면 그들의 SNS를 팔로우하고 에피소드를 탐독해 그들이 갖고 있는 다양한 채널들을 시청자들이 적극적으로 획득해야 가능한 것이다. 

젠킨스는 자신의 책에서, 편성기반(appointment-base) 모델은 열성 시청자들을 그 프로그램을 시청하기 위해 그 시간에 집에 있게 만들지만 관여기반(engagement-base) 패러다임의 프로그램들은 시청자들이 자기 스케줄에 따라 프로그램에 접근하게 만든다고 설명한다. 

특히 콘텐츠가 하나의 흐름을 갖지 않고 파편화되는 과정은 수용자들의 행위나 실천을 유도하면서 프로그램에 있어 관여를 더욱 활발하게 만든다. 스캄은 대표적인 관여기반 패러다임의 프로그램이다. 

특히 콘텐츠의 유통 플랫폼의 다각화는 시청자나 이용자가 그 프로그램을 다양한 채널을 통해 접근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하며, 이런 상황은 이용자가 스스로 채널을 활용해 기존의 콘텐츠를 확장해나갈 수 있게 만든다. 

이는 시청자의 몰입을 극대화한다. 알고보니 프로그램에 나오는 유튜브 채널을 유튜브 계정에서 찾을 수 있고, 시즌이 끝난뒤에도 그 유튜브 채널에는 서브 콘텐츠들이 업로드 되기도 하는 상황에서 팬들은 좀 더 자신의 주체성을 ‘감각’할 수 있고 ‘몰입’하게 되는 것이다. 이것이 유럽 전역뿐만 아니라 글로벌한 스케일에서 스캄 시리즈가 성공할 수 있었던 팬 콘텐츠 활성화 전략이라고 할 수 있다. 

저작권자 © 시사저널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