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세대 간 지속가능한 덕질에 대해
  • 장민지 한국콘텐츠진흥원 연구원(9hirun@kocca.kr)
  • 승인 2019.03.22 09:1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서로 ‘알아’가는 과정이 중요

구체적으로 팬덤이라는 용어가 활성화되기 시작한 90년대부터 현재까지 팬을 구성하는 세대가 변화해온 것은 사실이다. 초기의 팬덤이 10대들만을 지칭하는 것이었다면, 당시 10대들이 20대가 되고 30·40대까지 나이를 먹으면서 팬덤 또한 세대적 구성이 다양해졌다. 

특히 미디어를 학습하고 이용하게 된 다양한 세대들이 직접적으로 팬덤활동을 관망할 수 있게 되면서 팬덤은 세대적으로 확장을 겪고 있는 중이다. 실제로 활동을 했으나 비가시화됐던 소수의 세대들 또한 현재는 가감 없이 자신을 드러내며 팬 활동을 진행하기도 한다. 그로인해 이제 더 이상 팬덤은 10대의 전유물이 아닌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다양한 세대적 융합은 미디어 이용에서나 팬 콘텐츠 이용에 있어 암묵적으로 생겨난 팬덤 내부의 규칙들이 학습되고 적용되면서 알게 모르게 팬들간 갈등을 내포하게 됐다. 실제로 다양한 덕후 커뮤니티는 10대나 20대, (조금 더 확장하자면) 30대 위주로 운영되고 있는 것처럼 느껴진다. 

새로운 용어, 빠른 피드백, 다양한 콘텐츠 미디어를 이용한 네트워크와 인프라 등 초연결적으로 생성되는 팬 콘텐츠를 따라잡을 수 있는 세대는 기본적으로 ‘한정’돼 있는 것으로 인식되기 마련이다. 꾸준히 미디어를 사용해온 세대라 하더라도 디지털 네이티브라 불리는 세대의 미디어 사용에 있어서의 익숙함과 일상성을 따라가긴 어렵다. 여기서 느껴지는 박탈감이 결국은 팬 행위를 뒤처지게 만들기도 한다. 

이 뿐만 아니라 세대 간의 콘텐츠 소비패턴이 갈등을 일으키게 만들기도 한다. 실제로 90년대에는 저작권이나 초상권에 대한 인식이 저조했다. 그때 당시에는 고려하지 않아도 됐을만한 상황이 현재에는 금기시 되는 경우도 많다. 예를 들어, 공연 도중 촬영이 가능하게 된 것은 고도의 미디어 발달이 그 배경이 된다. 과거에는 공연에 기자들을 제외하고 카메라나 캠코더를 소장하거나 들고다니기가 쉽지 않았다. 그러나 요즘 팬들은 스스로 자신을 생산자로 자리매김하며, 콘텐츠 생산에도 적극적이다. 

그러나 이러한 생산활동을 이해하지 못하는 세대가 있는가하면, 그들이 만들어낸 콘텐츠를 소비하는데 있어 지나치게 거리낌이 없는 경우도 있다. 예를 들어 카메라를 들고 다니며 자신들의 셀럽을 사진으로 담는 ‘찍덕(사진을 찍는 덕후)’들은 그들 자신의 사진에 닉네임이나 인장(로고)등을 넣어 2차 유포 등을 막는다. 그래서 그들의 계정에는 경고문이 붙어있는 경우가 있다. 다시 말해, 자신들이 찍고 보정한 사진을 함부로 공유하거나 크롭하거나 2차 유포하거나 다시 굿즈 등으로 되파는 일들을 금지하는 경우가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규칙들을 이해하지 못하거나 익숙하지 않은 세대들은 이러한 콘텐츠를 함부로 사용하거나 유포하는 경우도 있다. 

현 세대들 또한 언젠가 뉴미디어에 익숙해지지 않거나 이용방법을 익히는데 걸리는 시간이 점점 더 늘어나게 될 것이다. 늘 세대는 새롭게 태어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해서 무지를 당연하게 여겨서는 안 된다.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기 위해 방법이나 규칙을 익히는 건 중요하다. 새로운 세대들 또한, 그들을 외면하거나 배척하기보다 ‘알아’가는 것이 중요할지 모른다. 같은 대상을 좋아하는 것만으로도 절반은 달성한 것이다. 그것이 지속가능한 팬질, 오래도록 즐거울 수 있는 세대간 덕질이 아닐까. 우리도 언젠간 나이든 팬이 될테니까. 

장민지 한국콘텐츠진흥원 연구원
장민지 한국콘텐츠진흥원 연구원
9hirun@kocca.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