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HUD 화면 반사 방식 아닌 영상용 레이저를 전면유리에 직접 투영…정확한 운행정보 전달

현대·기아자동차 남양연구소 인근 도로에서 제네시스 G80의 전면유리에 홀로그램 증강현실 내비게이션이 실제 작동하고 있는 모습. /사진=현대차
현대·기아자동차 남양연구소 인근 도로에서 제네시스 G80의 전면유리에 홀로그램 증강현실 내비게이션이 실제 작동하고 있는 모습. /사진=현대차

9일 현대·기아자동차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19'에서 홀로그램 증강현실(AR) 내비게이션이 탑재된 제네시스 G80를 공개했다고 밝혔다. 이번에 공개된 홀로그램 AR 내비게이션은 스위스 기업인 웨이레이와 협업을 통해 개발됐다. 

이 차량은 CES 2019 기간 동안 웨이레이 전시관에 전시된다. 이번에 공개한 홀로그램 AR 기술은 길안내, 목적지점 표시, 현재 속도 등 기본적인 내비게이션 기능 외에도 차선이탈 경고, 앞차 충돌위험 경고 등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 기능들도 제공한다.

현대기아차는 홀로그램과 AR이 차세대 디스플레이로서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홀로그램 AR 내비게이션은 운전자의 시야각에 맞춰 실도로 위에 입체 영상이 보여져 더욱 정확한 운행 정보를 전달한다. 특히 운전자는 3D 안경을 착용하지 않고도 생생한 홀로그램 영상을 즐길 수 있으며, 증강현실 기술을 통해 차량 속도에 맞춰 이동 방향을 정밀하게 안내 받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기존 헤드업디스플레이(HUD)가 차량 데쉬보드 위에 설치된 LCD 화면을 통해 반사된 영상을 간접적으로 보여 주는 반면, 차량용 홀로그램은 영상용 레이저를 전면 유리에 직접 투영한다. 이에 화면 유리창 전체에 영상을 표시할 수 있을 정도로 크기에 대한 제약이 거의 없다.  

이번 협업은 웨이레이의 홀로그램 증강현실 시스템이 기존 양산차에 탑재될 수 있는 가능성을 입증하는 차원에서 진행됐다. 앞서 현대·기아차는 지난 2017년부터 홀로그램 기술을 차량에 적용하는 선행연구를 추진해 왔으며, 같은 기간 8월 웨이레이 측과 협력관계를 맺고 관련 부품의 설계, 개발을 진행해왔다. 지난해 9월 현대차는 이 기업에 전략투자를 단행하기도 했다. 오는 2020년 이후 양산차 적용을 목표로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양사는 우리나라에서 장시간 실도로 테스트를 진행하면서 시스템 오류 없이 홀로그램 증강현실 기술이 제대로 작동하는지 지속 검증했다. 현대기아차는 향후 지속적 협업을 통해 사람 및 사물, 버스나 자전거 전용도로, 건널목 등 홀로그램 증강현실로 표시할 수 있는 영역을 확대하는 것은 물론, 후측방 경고시스템, 고속도로주행보조(HDA) 등 고도화된 ADAS 기능들도 추가해 나갈 계획이다. 아울러 V2X와 커넥티비티 기능을 접목시켜 실시간 정보 제공 기능도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현대차는 글로벌 홀로그램 디스플레이 시장이 오는 2020년 36억 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정보통신기술(ICT) 업체는 물론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도 이 기술에 각별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 설명이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2020년 이후 웨이레이와 협업해 개발한 홀로그램 증강현실 내비게이션을 양산차에 탑재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이 기술이 양산되면 차별화된 고객 경험을 제공해 만족도를 제고하는 한편 첨단 기술 브랜드 이미지를 더욱 공고히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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