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K TV부터 스마트 가전까지 우리와 기술격차 꾸준히 줄여

(라스베이거스(미국) = 송주영 기자) 세계 최대 가전 전시회 CES에 참여하는 중국 업체 수가 지난해 대비 줄었다. 미국과 무역마찰을 빚고 있어 참여업체가 줄었다는 해석이 나왔다.

전시 규모도 삼성전자나 LG전자와 비교하면 볼 품 없이 작았다. 눈을 확 사로잡을 만한 전시품도 눈에 띄지 않았다.

하지만 중국 가전업계는 부지런히 국내 가전업계와 격차를 줄여가고 있다. 인공지능이나 8K TV와 같은 가전 트렌드를 부지런히 따라왔다. 불과 3~4년 전과 달라진 모습이다.

CES2019 개막 첫날인 8일(현지시각) 하이얼, 하이센스, 창홍 등 전시관은 비교적 한산했다. 중국, 일본 등 아시아권 참관객들이 몇몇이 체험존 등에 몰려 있었지만 발 디딜 틈 없을 정도로 참관객이 몰린 LG전자 전시관 올레드폭포 앞 상황과는 대조적이었다.

중국업체들은 이번 CES에 대부분 8K TV를 전시했다. 사진은 중국 하이센스 8K TV. / 사진 = 송주영 기자
중국업체들은 이번 CES에 대부분 8K TV를 전시했다. 사진은 중국 하이센스 8K TV. / 사진 = 송주영 기자

 

그러나 기술격차는 꾸준히 줄여나가는 모습이었다. 하이센스는 이번 전시회에 75인치 8K TV를 선보였다. LCD를 기반으로 퀀텀닷 기술도 적용했으며 5376개 로컬 디밍존으로 구성했다. 하이센스 전시관 관계자는 “구부린 형태로 독창적인 디자인을 구현했다”고 강조했다. 하이센스는 연내 중국에서 이 제품을 출시할 예정이다. 글로벌 출시 일정은 정해지지 않았다.

지난 2014년 4K TV 출시 초기만 해도 중국업체 수준은 육안으로 확 드러날 정도로 조잡했다. 같은 4K TV라도 화질면에서 삼성전자나 LG전자와는 크게 차이가 났다. 4K TV 화질은 여전히 국내업체와 차이가 보였지만 8K TV로 넘어오면서 비교 전시되지 않은 상태에서는 선명도 차이를 체감하기가 어려워졌다. TCL, 창홍, 스카이워쓰 등 다른 중국업체들도 모두 8K TV를 전시하며 TV 기술력을 과시했다.

다만 삼성과 LG전자처럼 업스케일링 기술은 전시하지 않아 8K 콘텐츠가 부족한 상황에서 실제 8K TV 제품 출시까지는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권봉석 LG전자 HE/MC사업본부장 사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중국 TV업체가 8K나 4K쪽에서 빠르게 쫓아오는 부분은 신경쓰고 있다”며 “2500달러 이상 프리미엄 시장을 중심으로 경쟁력을 확보하는 쪽으로 차별화를 계속할 예정”이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중국 가전업체들은 TV와 냉장고, 세탁기 등에 기능도 추가했다. 음성비서 탑재와 모션 인식 기능 등도 대부분 탑재했다.

하이얼 스마트 신발장. / 사진 = 송주영 기자
하이얼 스마트 신발장. / 사진 = 송주영 기자

 

하이얼은 모션 감지 TV로 참관객들의 눈을 사로잡기도 했다. TV 화면 앞에서 춤을 추면 동작을 인식해 화면에 표시하기도 했다. 냉장고에는 디스플레이를 달아 그림을 그리고 정보를 표시하는 역할을 했다.

중국업체들도 가전의 소프트웨어 측면을 강화해 나가고 있다. 중국 가전은 아직 세계 시장에서 주목받지 못하지만 소프트웨어는 기술력만 놓고 보면 우리보다 낫다는 평가를 받기도 한다.

화웨이는 이번 행사에 지난해 10월 출시한 플래그십 메이트20프로를 선보였다. 7나노 기린 980 프로세서에 OLED 디스플레이를 탑재한 제품이다. 관람객들도 메이트20프로에 관심을 보였다. 화웨이는 이번 전시회에 중저가 제품인 노바3도 함께 선보였지만 관람객들은 메이트20프로에 몰렸다.

CES에 전시돤 화웨이 노바3 / 사진 = 송주영 기자
CES에 전시돤 화웨이 노바3 / 사진 = 송주영 기자

 

화웨이는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에서도 성장하고 있다. 지난해 출시한 P20프로는 카메라 성능에서 호평을 받기도 했다. 프리미엄 스마트폰이 성장하면서 화웨이는 지난해 스마트폰 출하량을 전년 대비 30% 늘렸다. 3분기 스마트폰 출하량은 애플을 넘어섰고 연간 출하량도 2억대를 넘어섰다. P20 등 100만원대 고가 제품에 대한 평가도 좋아지면서 중저가 이미지도 조금씩 벗어나고 있다.

미국 가전협회(CEA)에 따르면 올해 중국업체 참여 수는 총 1200여개로 지난해 1500여개사에서 약 300개사 줄었다. 올해 CES에 참여한 국내 업체 수는 300여개다. 국토 면적의 차이겠지만 그만큼 수많은 IT기업들이 치열하게 경쟁을 벌이고 있는 국가가 중국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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