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만원 더 내면 ‘프라이빗 스위트 타입’ 이용 가능
유럽 노선 안정화, 수익성은 숙제···증편·특가로 대응
[시사저널e=최동훈 기자] 티웨이항공이 ‘가성비 일등석’으로 소비자들에게 알려진 비즈니스 좌석을 갖춘 보잉 777-300ER을 최근 이탈리아 노선에 투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달 해당 항공기를 최초로 운항 개시해 한 달 가량 국내선에서 운행한 후 국제선에 띄우기 시작했다. 티웨이항공은 장거리 노선을 확대하는 가운데 해당 항공기로 서비스 차별화를 시도한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티웨이항공은 지난 22일부터 이탈리아 로마 노선에 일등석 수준의 좌석 6석을 갖춘 보잉 777-300ER(HL8706)을 국제선 중 첫 투입했다.
티웨이항공은 해당 항공기를 앞서 지난달 27일 김포-제주 노선에 처음 도입, 운행한 후 이번에 국제선으로 옮겼다. 티웨이항공은 해당 항공기에 기존 일등석으로 쓰이던 고급 좌석을 ‘프라이빗 스위트 타입’이란 명칭으로 승객에게 판매 중이다.
프라이빗 스위트 타입은 일반 비즈니스 좌석보다 너비(82㎝)가 16㎝ 더 길고 앞뒤 좌석간 간격도 15㎝ 더 넓다. 좌석 등받이가 수평(180도)으로 펼쳐지고 개인 전자기기 충전용 USB 포트, 완속 충전 등이 가능하다. 프라이빗 스위트 타입은 비즈니스 세이버버 클래스 좌석을 선택한 고객이 27만원을 추가 지불하면 이용 가능하다.
비즈니스 세이버 클래스는 일반 비즈니스 클래스 고객과 같은 부가서비스를 누리는 동시에 업그레이드된 좌석을 이용할 수 있다. 부가서비스로 10㎏ 기내 수하물 2개, 위탁수하물 40㎏, 기내식 2회, 우선 탑승·수하물 처리 등이 무상 제공된다.
티웨이항공은 해당 항공기를 직접 선택해 외항사로부터 리스한 것으로 분석된다.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 기업결합 승인을 위한 해외 경쟁당국 요구에 따라 티웨이항공에 이관한 A330-200과 다른 기종이기 때문이다.
다만 업계 일각에선 일등석을 포함한 294석 규모의 B777-300ER 대신 368석 규모의 동종 항공기를 들여오는 것이 수익성에 이로울 것이란 지적이 제기된다. 수송 가능한 여객 수가 감소할 뿐 아니라 6석에 불과한 비즈니스 세이버 클래스를 27만원 웃돈에 판매하는 것이 수지타산에 맞지 않단 관측이다.
◇ 대형항공사·외항사와 유럽 노선 ‘출혈 경쟁’
티웨이항공은 서비스 차별화 일환으로 해당 항공기를 운행한단 전략이다. 티웨이항공은 국적 저비용항공사(LCC) 중 유일하게 장거리 노선인 유럽을 오가는 점으로 타 LCC와 구분되는 사업 전략을 이어가고 있다. 국제선 노선 분야에서 대형 항공사, 외항사와 경쟁하는 가운데 비교적 낮은 가격에 일등석 이용 경험을 제공해 브랜드 홍보 효과와 입지 강화를 시도 중이다.
현재 티웨이항공의 유럽 노선 운항 현황을 고려할 때 B777-300ER의 좌석 배열이 유리할 수 있단 관측도 나온다. 업계에 따르면 티웨이항공은 유럽 노선에서 대형항공사, 외항사들과 출혈 경쟁을 벌이는 가운데 한국발(아웃바운드) 고객 뿐 아니라 외국발(인바운드) 고객 유치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작년 티웨이항공이 적자 전환한 주 요인으로 유럽 노선 진출에 따른 영업비용 확대가 꼽힌다. 티웨이항공 입장에선 더 많은 일반 좌석을 갖춘 여객기를 띄워 낮은 탑승률을 기록하는 것보다, 적은 좌석의 여객기를 운행하고 프라이빗 스위트 타입 같은 시트로 승객 1인당 수익을 늘리는 것이 이로운 셈이다.
티웨이항공 관계자는 “항공기 도입 여부는 운항 스케줄 등을 고려해 내부적으로 결정하고 있다”며 “장거리 노선을 이용하는 승객이 편안하게 여정을 보낼 수 있도록 비즈니스 세이버 클래스를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티웨이항공은 내달 유럽 취항 1주년을 앞두고 지난 1년간 노선 운영 안정화를 달성했단 평가를 받는다. 작년 티웨이항공 매출 1조5368억원 중 유럽 노선 매출이 5.2%(약 799억원)를 차지했다. 유럽 노선 매출 비중은 지난해 3분기 0%대에서 4분기 11.9%로 급상승했다.
티웨이항공은 유럽 노선 수익을 확대하고 경쟁력을 다진단 전략이다. 최근 독일 프랑크푸르트 노선을 증편하고 크로아티아(자그레브) 노선을 직항으로 운항 재개했다. 이밖에 안전운항 현장 점검, 특가 판매 등을 실시해 서비스 만족도를 높인단 계획이다.
기단도 확대한다. 올해 B777-300ER 2대(기존 1대 포함), A330-200 1대, A330-300 1대 등 중대형기 4대와 중단거리 노선용 5대 등 9대를 도입할 계획이다. 내년엔 차세대 중형기 A330-900NEO를 5대 도입해 장거리 노선에 투입할 예정이다.
증권업계에선 영업 비용, 환율 상승 등으로 인해 작년 손실을 냈지만 추후 여객 수요 확대를 통해 수익성이 개선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정연승 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티웨이항공이 2분기 유럽 노선을 중심으로 수요가 회복되거나 환율, 국제유가 하락으로 인한 비용 부담을 덜 수 있는 점은 기대 요인”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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