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고환율 및 출혈경쟁 여파로 LCC 수익 일제히 감소
증권업계, 2분기 전통적인 비수기 맞아 적자 기조 이어질 듯

[시사저널e=박성수 기자] 국내 저비용항공사(LCC)들이 올해 2분기에도 저조한 성적표를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1분기 국내 LCC는 해외여행 강세에도 불구하고 고환율과 출혈경쟁 등 여파로 작년대비 실적이 악화됐다.

올 2분기는 5월 황금 연휴와 환율 하락 등 긍정적인 요소가 있지만, 전통적인 비수기라는 점을 감안하면 반등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 그래픽=김은실 디자이너
/ 그래픽=김은실 디자이너

21일 업계에 따르면 1분기 국내 LCC 영업이익은 작년대비 일제히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제주항공과 티웨이항공은 1분기 각각 327억원, 355억원 손실을 내며 적자전환했다. 진에어와 에어부산은 각각 583억원, 401억원으로 흑자를 냈으나 작년과 비교하면 약 40% 줄어든 것으로 확인됐다.

올해 1분기 국제선 여행객은 2328만명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으나,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등 대형 항공사 중심으로 이용객이 큰폭으로 늘었으며, LCC는 증가폭이 상대적으로 작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토교통부 통계자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제주항공 국제선 이용객은 180만명으로 작년대비 18% 감소했으며, 진에어와 티웨이항공, 에어부산 등은 한자릿수 성장에 그쳤다. 이에 비해 대한항공은 작년대비 10.8%, 아시아나는 14.3%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LCC는 1분기 1400원을 훌쩍 넘는 평균 환율 덕에 비용이 큰 폭으로 늘어나며 실적이 악화된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1분기 원달러 평균 환율은 지난해 같은 기간 1328원에 비해 125원 증가한 1453원으로 항공기 임차료, 정비비, 유류비 등 달러로 결제하는 관련 비용도 증가했다. 특히 LCC는 대형 항공사 대비 항공기 리스 비중이 크기 때문에 달러 강세로 인한 리스비 증가 등이 실적 악화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또한 항공사간 경쟁 심화에 따른 항공권 가격 하락도 수익 감소 원인으로 꼽힌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1분기 제주항공 국제선 탑승률과 운임은 전년대비 각각 12%p, 10% 감소했다. 티웨이항공도 탑승률은 전년대비 6%p, 운임은 12%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 2분기 실적도 난기류 전망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실적 감소세는 이어질 전망이다.

이달 초 황금 연휴를 맞아 해외여행이 크게 늘었지만, 출혈 경쟁에 따른 항공권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어 실적 악화는 불가피할 전망이다.

증권업계도 2분기 대다수 LCC가 1분기 대비 실적이 나빠질 것이라 보고 있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제주항공은 470억원 적자를 낼 것으로 예상되며, 티웨이항공은 410억원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추정했다. 진에어는 적자를 간신히 면하거나, 70억 상당 적자를 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올해 2분기 들어 원달러환율이 1400원 아래로 떨어졌지만, 여전히 작년과 비교해선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실적 악화에 무게를 두고 있는 모습이다. 증권업계는 작년 2분기 원달러평균환율이 1371원인데 비해 올해는 1400원대를 유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작년의 경우 엔데믹에 따라 폭발적으로 해외 여행이 늘었고, 공급 대비 수요가 많아 이익률이 비정상적으로 높았던 것”이라며 “항공업계가 이익률 두자릿수를 기록한 경우는 많지 않았으며, 앞으로는 결국 공급이 늘어나면서 이전 수준까지 떨어지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다만 일각에선 고환율 기조에도 해외 여행이 줄지 않았다는 점, 중국 노선이 확대되고 있다는 점 등을 들어 환율이 안정화되면 향후 실적이 개선될 가능성도 있다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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