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면접 도입, 인턴 2년 근무···“대한항공과 유사”
세 자릿수 대규모 채용···“통합 전 여객 서비스 지속”
[시사저널e=최동훈 기자] 아시아나항공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 2년 연속 객실승무원 채용을 진행한다. 코로나19 풍토병화(엔데믹) 이후 운항이 본격 재개됨에 따라 부족한 인원을 보충하기 위해서다.
23일 현재 아시아나항공 공식 채용 홈페이지에 객실승무원 인턴 채용 공고가 게재됐다.
아시아나항공은 2019년 11월 이후 4년여 만인 작년 8월 객실승무원 인턴을 고용한 후 올해 2년 연속 채용을 진행한다. 채용 인원은 세 자릿수(000명) 대규모로 이뤄진다. 지원자는 공인 어학(영어) 성적 기준을 충족해야 하고 교정시력 1.0 이상, 남성 병역필·면제 등 조건을 갖춰야 한다.
아시아나항공은 오는 내달 9일까지 입사 지원 서류를 접수한 후 면접, 건강검진 등 절차를 거쳐 최종 합격자를 발표할 계획이다. 최종 합격자는 오는 8월 입사해 2년간 근무 후 심사를 거쳐 정규직으로 전환 가능하다.
이번 채용은 대한항공 채용 절차와 유사하단 분석이 나온다. 아시아나항공은 그간 ‘캐빈 승무원’이라고 부르던 해당 직군 명칭을 ‘객실 승무원’으로 공식 변경했다. 이와 함께 1차 면접에 대면 대신 영상(온라인) 면접을 최초 도입했고, 1년이던 인턴 근무 기간도 2년으로 늘렸다. 대한항공 채용 관행이 이번 아시아나항공 채용 일정에 반영된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이번에 합격한 인턴 직원들은 근무 중 대한항공 유니폼으로 갈아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대한항공은 내년 말 아시아나항공과 통합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대한항공은 지난해 12월 기업결합 심사절차를 완료하고 아시아나항공 주식을 취득한 데 이어 조직문화 융합 등 합병 관련 절차를 이어가고 있다.
◇ 취항 도시 3년새 30곳 증가, 인력은 8.9% 감소···“인력 보충 절실”
아시아나항공이 수년 내 대한항공에 통합되기 앞서 자체 채용을 진행하는 것은 여객 서비스 확대 속 인력 확충을 위해서다. 아시아나항공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작년 말 기준 기장과 부기장을 제외하고 객실승무원, 정비직 등 인력은 6585명으로 전년(6648명) 대비 1.0%(63명) 감소했다. 코로나19 사태를 거쳤던 2021년말 7230명에 비해 645명(8.9%) 줄었다. 운항직 외 인 력중 객실승무원 수는 40% 정도에 달한다.
아시아나항공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2021년말 국내·국제선 27개 도시를 오갔지만 3년만인 지난해 말 57개시로 급격히 늘었다. 아시아나항공은 합병까지 남은 1년여 기간 여객 서비스 성과를 지속 창출한단 목표로 최근 신규 취항을 실시하는 등 노선 운항 규모를 일정 수준으로 유지하고 있다. 지난달 인천발, 충칭, 청두 프라하 등 노선을 신규 취항했다. 인원이 줄었지만 운항 노선이 확대돼 기존 직원들의 피로도가 축적될 수밖에 없었던 상황이다.
아시아나항공이 그간 부족한 객실승무원 인력을 비공개 경력 채용하는 등 방식으로 충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갈수록 커지는 인력 공백을 채우기 위해 이번에 신입을 대거 고용하려는 것으로 분석된다. 대한항공과 합병되기까지 자체 서비스를 최대한 안정적으로 제공하려는 노력의 일환이란 관측이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인력 운용 계획을 수립하고 시점에 맞춰 이번 채용을 진행한다”고 설명했다.
아시아나항공은 향후 채용 계획에 대해선 별도 밝히지 않았다. 업계에선 의견이 분분한 상황이다. 아시아나항공이 인력 채용을 최소화해야 합병 절차를 더욱 원활히 진행할 수 있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아시아나항공은 기업결합 승인 조건 충족을 위해 지난달 중순 유럽 일부 노선을 티웨이항공에 모두 이관한 후 유럽 노선 감편을 완료했다.
일각에선 대한항공이 정년퇴사 등으로 자연 감소하는 인력을 통합 전 아시아나항공 채용 절차를 통해 충원해 조직 구성을 시도할 수 있단 관측도 제기된다. 양사가 수년 후 단일 기업으로 남으면 통합 전 소속이 무의미해지기 때문이다. 아시아나항공이 원활한 통합을 위한 조직 슬림화와 여객 성과 창출 사이 균형을 맞추는 방향으로 경영의 묘를 발휘하고 있단 분석이다.
김한성 경인여대 항공서비스학과 교수는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직원의 평균 연령이 높아져 수년 내 수백명 규모의 정년퇴사자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양사가 (통합을 앞두고) 채용 계획을 유기적으로 수립하는 가운데, 이번엔 아시아나항공 차원에서 객실승무원 채용을 수행해 인력을 확충하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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