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객 성과 확대, 업계 내 기업가치 평가도 높아
LCC 경쟁 심화···“사세확장·부대수입 확대 추진”
[시사저널e=최동훈 기자] 이스타항공이 작년 호실적을 거둬 그간 비등한 규모의 성과를 냈던 에어서울을 추월한 것으로 파악된다. 다만 향후 진에어, 에어부산, 에어서울 통합 등 재편된 경쟁 구도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전략 차별화가 이어져야 할 것이란 관측이다.
14일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작년 이스타항공 매출액은 전년(1467억원) 대비 3.1배(214.4%)나 증가한 4612억원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영업손실은 577억원에서 374억원으로 203억원 개선됐다. 이스타항공 매출액은 작년 에어서울 실적을 넘어섰다. 에어서울은 2023년 3109억원을 기록해 이스타항공을 앞섰지만 작년 3269억원을 거둬 추월당했다.
이스타항공의 매출액 증가는 여객 서비스 실적을 크게 개선한 덕분인 것으로 분석된다. 이스타항공의 작년 여객 운송 실적은 전년(375만4624명) 대비 91.9% 증가한 720만3869명을 기록했다. 여객이 늘어나 기내물품판매, 탑승일정 변경 수수료 등 부가 수익도 함께 증가했다.
영업손실을 기록한 것은 실적 확대 목표에 맞춰 항공기 도입과 인력 확충에 투자한 데 따른 결과로 해석된다. 이스타항공은 작년 말 항공기 15대, 예비 엔진 2대를 리스해 운용 중이다. 전년 말 항공기 10대, 엔진 1대에 비해 늘었다.
이스타항공 임직원 수를 가늠할 수 있는 지표인 국민연금 가입자 수도 2023년 12월말 668명에서 작년 12월말 986명으로 급격히 늘었다. 이스타항공이 급여, 임차료, 세금 등을 비롯해 시설이나 상표권 등 자산별 가치 하락분(감가상각비)을 포함한 판매관리비는 2023년 363억원에서 작년 490억원으로 상승했다.
이스타항공은 작년 영업손실로 인한 결손금(6139억원) 확대로 인해 자본총계가 음수인 완전 자본잠식 상태에 돌입했다. 하지만 영업 호조를 유지하면 단기간 재무 건전성을 회복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도 나온다.
이스타항공 성장성에 대한 긍정적 전망의 근거는 작년 말 발행한 전환사채의 가치에서 찾을 수 있단 분석이다. 이스타항공은 작년 12월 30일 사모펀드 SG턴어라운드제일호 유한회사에 2년 만기의 300억원 규모 전환사채를 발행했다. 이자율은 8%로 업계에서 높은 수준으로 평가된다. 다만 추후 이스타항공이 차입금 미상환 시 SG턴어라운드제일호에 주어지는 지분 37만5000주의 주당 가격이 8만원으로 높게 책정됐다. 대한항공의 지난 11일 종가 2만1000원을 웃도는 액수다.
부채에서 전환된 채무자(이스타항공) 주식 가치가 실제 주식 가치보다 높으면, 채권자(SG턴어라운드제일호)가 이를 매각해도 손해다. 이스타항공 전환사채의 주식 가치가 높게 매겨진 것은 채무 상환 능력에 대한 채권자의 신뢰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 내년까지 신규기재 12대 도입···“올해나 내년 흑자전환”
이스타항공이 영업 호조를 보였지만 현재 진행 중인 LCC 경쟁구도 재편 흐름 속에서 경쟁력 강화에 대한 압박을 받는 모양새다. 진에어, 에어부산, 에어서울이 통합될 예정이고 티웨이항공과 에어프레미아도 리조트 기업 대명노소그룹 의지 아래 기업 결합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스타항공이 장기적으론 통합 항공사 2곳, 제주항공과 경쟁하는 국적 LCC ‘4파전’에 적응하기 위해 역량을 확보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스타항공은 올해 기단 확대, 신규 취항, 화물사업 개시 등을 통해 사세를 확장해 나갈 계획이다. 이날 현재 항공기 15대를 보유한 이스타항공은 보잉 중대형 여객기 737-8을 올해 5대, 내년 7대 리스 도입할 계획이다. 12대 모두 중고 아닌 신규 기재로 도입해 운항 안전성, 고객 편의성을 높인단 전략이다.
노선도 신규 취항할 뿐 아니라 기존 스케줄 증편을 통해 여객 수요를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작년 12월 부산발 일본, 동남아 노선 3곳에 이어 제주 노선을 추가하는 등 지방발 노선을 늘려갈 계획이다. 이와 함께 인천-알마티(카자흐스탄) 같은 신규 노선을 발굴, 취항하고 최근 무비자 입국이 가능해진 중국 노선 취항에 공들이고 있다.
화물 사업도 새롭게 시작했다. 지난 1월 15일 인천-방콕 노선에 투입된 B737-800의 하부 적재공간(밸리)을 활용해 화물 운송을 개시했다. 이후 도쿄, 오사카, 타이베이, 상하이 등 권역별 노선을 활용해 밸리 카고 사업을 확장 중이다. 이스타항공은 올해 직면할 시장 변수에 적절히 대응하고 경쟁력을 강화해 내년 이전 흑자 전환을 추진 중이다.
이스타항공 관계자는 “올해 유가, 환율, 국제 정세 등 외생 변수들이 사업에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고 있다”며 “시장 경쟁 우위를 점하기 위해 여객 외 수익원을 다양하게 확보하는 등 새로운 것들을 시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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