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에어, 내년 말 통합 예정···타이어뱅크도 M&A 추진 시사
제주항공, M&A에서 눈 돌려···회원 혜택 강화해 신뢰 회복 시도
[시사저널e=최동훈 기자] 제주항공이 최근 국적 저비용항공사(LCC)들의 기업결합 등 경쟁 구도 재편 흐름 속에서 경쟁력 강화 방안으로 멤버십 차별화를 시도한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제주항공은 현재 국적 LCC 통합, 대주주 변경 등 경영구조 변화 추세에서 비켜서서 실적 강화에 힘 쏟는 중이다.
제주항공은 2005년 설립 이후 줄곧 AK홀딩스, 애경자산관리 등 애경그룹 계열사를 최대주주로 뒀다. 국내선 주요 관광지인 제주를 거점으로 사세를 성공적으로 확장해 국적 LCC 1위 위상을 차지했다.
국적 LCC 중 한 곳인 이스타항공을 인수해 사업 외연 확장을 시도하기도 했다. 지난 2020년 3월 이스타항공 인수를 결정하고 공정거래위원회 승인까지 받았다. 하지만 코로나19 창궐 등 외부 변수를 고려해 포기했고, 이후 기업결합에서 손 뗐다.
제주항공은 미국 보잉사 기종을 구매해 운영하는 전략으로 자산 운영 효율화와 비용을 절감해 기업 규모를 키워왔다. 이날 현재 B737-8, B737-800, B737-800BCF(화물기) 등 42기를 운영 중이다. 티웨이항공 40기, 진에어 31기, 에어부산 20기보다 많다.
제주항공이 현재 선두 LCC 위상을 고수하고 있지만 향후 타사 기업결합에 따른 판도 변화에 맞닥뜨릴 가능성도 제기된다. 진에어는 모기업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기업결합이 종료되는 시점 이후인 내년 말 에어부산, 에어서울과 통합될 것으로 전망된다.
아시아나항공 자회사인 에어부산과 에어서울과 하나로 합쳐 운송사업 효율화, 시장 경쟁력 강화를 달성한단 구상이다. 세 LCC가 합치면 여객기 운행대수만 이날 현재 기준 57개로 늘어 제주항공을 제치고 1위에 오른다. 통합 LCC가 앞서 운행됐던 보잉, 에어버스 제조사별 기단을 정리하고 중복 노선을 배제하는 등 재정비하면 사업 경쟁력을 더욱 높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티웨이항공도 최근 대명소노그룹을 새로운 대주주로 맞아 경쟁력 강화를 추진하고 있다. 또한 에어프레미아의 최대주주로 등극한 타이어뱅크는 항공사 인수합병(M&A)을 통한 입지 강화 기회를 노리고 있다.
제주항공은 5년 전 이스타항공 인수를 추진할 때보다 많은 유동성을 현재 확보한 상태지만 M&A에선 눈 돌렸다. 제주항공이 1년 이내 현금화 가능한 유동자산은 지난 1분기말 연결 기준 5253억원으로 2020년 1분기말 3128억원 대비 67.9% 증가했다.
◇ 2019년 대비 유동성 확대, M&A 대신 사세 확장에 활용
제주항공은 현재 확보한 유동성을 기단 확대 등 사세 확장에 활용해 경쟁력 강화를 추진하고 있다. 2018년 11월 보잉과 체결한 항공기 50대 구매계약의 일환으로, 올해 차세대 항공기 B737-8을 2기(3호·4호기) 도입했다. 상반기 중 1기를 추가 도입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멤버십 서비스를 고도화하는 전략으로 기존 고객을 묶어두는 동시에 신규 고객 유치를 시도하고 있다. 이 일환으로 내달부터 멤버십 ‘J 멤버스’의 등급 승급 조건 완화, 등급별 혜택 확대 등을 골자로 한 등급제도 개편을 시행한다. 등급 승급 조건의 산정기간을 기존 3년에서 2년으로 단축한 대신, 승급 조건인 탑승 횟수와 누적 탑승 포인트의 기준을 낮췄다. 이전보다 제주항공 여객기를 덜 타도 승급 기준을 충족할 수 있는 셈이다.
지난 29일엔 제주항공의 공식 홈페이지나 모바일 앱에서 항공권을 구매하는 로그인 회원을 대상으로 본인 예약 진행시 상시 할인코드 자동 적용, 부가서비스 선택지 제공 등을 지원해 편의성을 강화했다. 또한 등급에 따라 위탁 수하물 추가, 기내식 할인, 사전좌석 지정 등 혜택이 차등적으로 추가된다.
이밖에 발권시 소정 비용을 납입하면 추후 항공권 취소 수수료를 90%까지 보상받을 수 있는 수수료안심플러스 등 서비스를 도입했다. 제주항공이 최근 타사에 비해 멤버십 서비스 재편 사례를 늘리고 있단 분석이다. 항공 소비자들이 모인 온라인 커뮤니티에선 J 멤버스 재편을 두고 “타사에서 돈만 내면 승급할 수 있었던 것과 달리 제주항공에선 많이 타야 해 부담됐는데 이번에 재편되고 나면 승급을 시도해볼만 하겠다”는 등 긍정적 반응이 나오고 있다.
제주항공이 멤버십을 강화한 또 다른 배경으로, 지난해 12월 29일 무안국제공항에서 발생한 여객기 사고 이후 하락한 고객 신뢰가 하락한 점이 담겼단 분석이다. 지난 1분기 제주항공의 탑승률은 국제선 기준 80.9%로 전년 동기(89.9%) 대비 9.0%p 하락했다. 제주항공의 탑승률 하락폭은 같은 기간 진에어(0.9%p), 티웨이항공(3.2%p)보다 크다.
지난 1~4월 제주항공의 여객 운송 실적은 487만9632명으로 전년 동기(612만4503명) 대비 20.3%나 감소했다. LCC 중 진에어에 밀려 2위를 기록하고, 3위인 티웨이항공과 미미한 격차를 보였다. 제주항공은 사고를 수습하는 한편 서비스 개선을 통한 입지 회복 방안을 다각도로 고심하는 모양새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고객 니즈에 맞는 서비스 개발을 통해 차별화한 경험을 제공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 20주년 패싱한 제주항공, ‘굿즈’로 고객 소통
- 해외여행, 코로나 공백 넘었지만···항공사, 출혈경쟁에 수익성 우려
- 이스타항공, 작년 실적 에어서울 추월···성장세 이어갈까
- ‘경기 침체엔 단거리’···항공사, 중국·일본 노선 확대
- 제주항공, LCC 1위 탈환했지만···수익성 ‘난기류’
- 몸집 커지는 LCC···진에어·제주·티웨이 3파전
- LCC 1조 시대···통합 움직임에 몸집 더 커질 듯
- “호국보훈의 달엔 국내 여행”···항공사 6월 프로모션 활발
- 인력 늘리면 운수권 배분 가점···항공사 채용문 열릴까
- 해외여행 고공행진에 증편 나선 LCC
- 에어부산, LCC 4위 ‘입지’ 흔들···속사정은?
- 이스타항공 성장가도, 몸값도 오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