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기아 부진에 타격, 수주 고전
자산 매각 등 효율 개선 “수익성 높일 것”
[시사저널e=최동훈 기자] 현대모비스가 지난해 중국 시장에서 8년만에 흑자로 전환했지만 녹록잖은 환경 속에서 사업 재편을 이어간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모비스는 지난해 중국 시장에서 509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흑자로 돌아섰다. 2016년 3580억원 영업이익을 낸 이후 8년만의 흑자 전환이다. 반면 같은 기간 매출은 2017년 5조8229억원에서 지난해 2조8079억원으로 51.8% 감소했다.
현대모비스는 2017년 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 배치 이후 불거진 한중 갈등 속에서 시장 입지를 잃었다. 여기에 중국 내 주요 고객사인 현대자동차와 기아의 판매 부진까지 겹치면서 실적 회복에 어려움을 겪었다.
현대차와 기아의 중국 내 신차 판매량(소매)은 지난해 각각 15만7000대, 8만대로 2017년 81만7000대, 36만대에 비해 급감했다. 현대모비스의 중국 내 모듈·부품, A/S 사업부문 매출도 2017년(당시 환율 기준) 각각 6조5041억원, 8755억원에서 작년 2조7840억원, 238억원으로 크게 줄었다.
현대모비스는 현대차, 기아 외에도 현지 거래선을 개척하기 위해 노력했으나 수주 실적은 들쭉날쭉했다. 2017년 2억8900만달러였던 중국 내 공급계약 수주 물량은 2022년 9억700만달러까지 증가했다. 현지 업체와 전기차 제조사를 상대로 수주 성과를 창출했단 분석이다.
하지만 이후 반도체 부족 사태를 계기로 중국 업체들의 공급망 수직계열화, 부품 현지화 추세가 심화한 영향으로 현대모비스 수주 성과는 작년 3000만달러에 그쳤다.
현대모비스는 수익성을 개선하기 위해 중국 내 공장 운영을 조정하고 자산을 축소했다. 창저우와 충칭에서 운영 중인 공장의 실적 감소가 두드진 가운데 현대차와 기아가 해당 지역의 완성차 공장 운영을 축소하면서 부품 공급 기반도 약화됐다.
창저우는 현대차가 가동 개시 7년만인 2023년 6월 공장을 가동 중단한 후 현대모비스의 부품 공장 운영도 어려워진 것으로 보인다. 창저우 부품 법인은 작년 당기순손실 264억원을 기록했다. 현대차가 작년 1월 공장을 매각한 공장 소재지인 충칭의 현대모비스 공장도 작년 125억원 당기순손실을 남겼다.
현대모비스는 지난달 창저우 부품법인(Cangzhou Hyundai Mobis Automotive Parts)의 범퍼공장 등 64억여원 규모 자산을 매각했다. 작년엔 현대차그룹 중국 지주사격인 현대차그룹중국유한공사(HMGC)가 보유한 현대모비스 충칭부품법인(Chongqing Hyundai Mobis Automotive Parts) 지분을 인수해 완전 소유했다. 업계에선 충칭 공장 매각을 앞두고 현대모비스가 법인 지분을 전량 확보해 신속하게 의사결정 하려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같은 구조조정으로 창저우 부품법인, 충칭 부품법인의 자산은 2017년 각각 3239억원, 2731억원에서 작년 545억원, 474억원으로 7년만에 7분의 1 규모로 축소됐다. 시설, 인력, 채무 등 유·무형 자산을 줄인 결과로 해석된다.
현대모비스는 중국 수주 성과를 확대하기 위해 힘쓰고 있다. 작년 5월 초 중국 베이징에서 개최된 모터쇼 ‘2024 오토차이나’에 참가해 현지 토종, 해외 업체를 대상으로 세일즈 활동을 적극 펼쳤다. 중국 소비자들이 전기차를 선호하고 차량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의 기술력에 주목하는 등 시장 트렌드를 파악해 관련 역량을 영업일선에서 강조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모비스 관계자는 “중국 사업 수익성 향상을 위한 사업 효율화 방안을 다각도로 강구하는 중”이라며 “현지 시장 트렌드에 맞는 전략 제품군으로 글로벌 영업을 강화해 사업 활성화에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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