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생산 담당 모트라스·유니투스, 출범 첫해 이익 창출
현대모비스 국내사업 수익성 최고치···노사갈등 해법 찾아야
[시사저널e=최동훈 기자] 현대모비스가 근무형태 이슈 해소를 위해 협력사 인수 후 생산 전문 계열사 2곳을 출범시킨 지 2년이 지났다. 현대자동차그룹에 속한 모트라스, 유니투스는 불법파견 논란을 잠재우고 경영 안정화를 조기 달성한 것으로 파악된다.
14일은 모트라스, 유니투스 출범 2주년이다.
현대모비스는 지난 2022년 10월 양사 설립을 이사회 의결한 후 각 사에 100% 출자했다. 기존 납품 업체들을 인수, 통합해 불법 파견 등 인력 운용 관련 이슈를 해소하고 생산 효율을 높이기 위한 조치였다. 현대모비스는 경남 창원시(섀시), 충북 진천군(전장)에 직접 운영해 온 공장과 해외 공장을 제외한 국내 생산 사업 모두 자회사에 맡겼다.
모트라스는 섀시(현가, 조향, 제동 등), 칵핏(편의장치, 오디오, 공조 등), 프론트엔드(라디에이터, 헤드램프 등) 등 부품 통합 모듈을 납품 중이다. 유니투스는 전기 모터, 감속기, 전기차용 통합충전제어장치(ICCU) 등 전동화 부품을 비롯해 조명·안전·제동 부품을 생산하고 있다.
양사는 출범 직후 경영 안정화를 달성했다. 출범 후 첫 회계연도인 지난해 모트라스 72억원, 유니투스 105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현대모비스 모듈조립, 부품제조 사업별 수주 물량을 적극 납품한 결과다.
양사의 경영 안정화는 현대모비스 사업 수익성 개선에 일조한 것으로 보인다. 현대모비스의 국내 사업 영업이익은 지난 3분기 5179억원으로 매출액 대비 7.9% 비율을 기록했다. 미국, 유럽, 중국 등 주요 시장 가운데 가장 큰 이익을 냈다. 지난 분기 국내 영업이익률은 기존 1위였던 유럽(6.0%)을 뛰어넘는 수준이다. 자회사 2곳의 양호한 수익 창출 흐름이 현대모비스 국내 실적에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해당 기간 현대모비스와 자회사들은 리더십을 재편해 경영 역량을 강화했다. 전동화 시장 기복, 시설투자, 품질비용 등으로 인해 핵심 모듈 및 제조 부문 사업 수익성이 악화한 가운데 이뤄진 결단이다. 현대모비스 국내 사업은 글로벌 영업이익의 과반(52%, 지난해 기준)을 차지하고 있어 중점 관리가 필요한 곳으로 꼽힌다.
현대모비스는 지난해 12월 현대차·기아 구매본부장 출신 이규석 대표이사를 선임했고, 유니투스는 지난 1월 김진택 현대차 생산지원담당 전무를 대표이사로 앉혔다. 이들은 자동차 부품의 개발, 품질, 가격, 생산 경쟁력 강화에 관련된 노하우를 갖춘 전문가로 분석된다. 현대모비스와 자회사가 글로벌 생산 거점인 한국의 원자재, 부품 공급망 개편을 위해 인적 쇄신한 것으로 보인다.
현대모비스는 국내 생산 역량 강화를 위해 자금도 꾸준히 자회사에 조달했다. 지난 11일 모듈 신공장 생산설비 등 대규모 투자를 위해 모트라스가 발행한 300억원 규모 신주를 취득했다. 작년 9월 전동화 설비 증설 등을 목적으로 유니투스 신주 500억원을 매입하기도 했다.
다만 두 자회사의 노사 화합은 지향해 나가야 할 목표로 꼽힌다. 양사 노조가 지난해 9월과 올해 8월 노사 교섭 난항에 반발해 파업을 단행했고 신차 생산 차질이 빚어졌다. 계열사로 거듭난 후 현대모비스의 근로자 고용 이슈가 해결됐지만 매년 노사 협상에서 진통을 겪을 공산이 존재하는 상황이다.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서 공급망 개편을 통한 경쟁력 강화가 더욱 중요해진 가운데, 노사 갈등 비용을 최소화하기 위한 기업 운영의 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익명을 요구한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현대모비스가 생산 자회사 설립 이후 불법파견 여부 공방 등 법적 이슈를 해소하고 근로자 처우 개선 성과를 이룬 것으로 안다”면서도 “그룹사에 걸맞은 처우를 원하는 직원들과 사측간 이견에 따른 갈등은 불가피하다. 노사가 갈등 비용 최소화, 협력 강화를 위해 각각 노력하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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