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전동화 R&D 역량 결집, 연구동 시설 개방해 기술력 과시
“2~3년후 전기차 대세 돌아와···로봇·항공에 선제 투자”

경기 의왕시 소재 현대모비스 의왕연구소의 전경. / 사진=현대모비스
경기 의왕시 소재 현대모비스 의왕연구소의 전경. / 사진=현대모비스

[시사저널e=최동훈 기자] 현대모비스가 차세대 전동화 기술 개발 거점으로 구축한 의왕연구소 전동화 연구동에서 향후 2~3년 내 상용화할 신기술을 대거 공개했다. 전기차 수요 둔화 추세(캐즘)가 수년 내 반전될 것으로 내다보고 기술력 강화에 잰걸음을 옮기고 있다.

지난 2일 오전 경기 의왕시에 위치한 현대모비스 의왕연구소 전동화 연구동을 방문했다.

지하 4층~지상 5층, 2만1600평 규모를 갖춘 의왕연구소 전동화 연구동은 지난해 8월 개소했다. 당시 현대모비스는 R&D(연구개발) 효율을 높이기 위해 신축과 리모델링을 거쳐 의왕, 경기 용인(마북), 충남 서산 등 3곳에 흩어져있던 전동화 인력, 시설을 이곳에 결집시켰다. 기술 개발 성과를 과시하고 R&D 역량에 대한 자신감을 보여주려는 취지로 개소 1년여 만인 이날 처음 취재진에 일부 시설을 공개했다.

현대모비스 의왕연구소 1층 한켠에 위치한 기술전시공간과 로비. / 사진=현대모비스
현대모비스 의왕연구소 1층 한켠에 위치한 기술전시공간과 로비. / 사진=현대모비스

연구동에 도착하자마자 직원 안내에 따라 모바일폰 카메라 렌즈에 보안 스티커를 붙였다. 현재 국가 전략 기술로 지정된 전동화 기술이 연구동에서 다뤄지고 있어 이 같은 보안 절차가 도입됐다.

1층 출입구를 들어서면 대형 호텔을 방불케 하는 구조가 눈에 들어온다. 왼쪽에 유명 카페 프랜차이즈가 입점해 있고, 오른쪽은 임직원들이 편안하게 앉아 대화할 수 있는 소파와 테이블이 마련됐다. 베이지색, 회색, 은색을 주로 사용한 내부 인테리어는 각 구역을 명확하게 나누면서도 동선을 자연스럽게 이어준다.

현대모비스는 연구동에 크리에이티브랩, 캐쥬얼랩, 중정 회의실 등 공간을 조성해 구성원들의 업무를 지원하고 있다. 이날 임직원들이 불투명한 외벽으로 둘러싸인 회의실과 개방된 공간 내 테이블에 각각 자리잡고 근무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이 밖에 한의원, 약국, 카페, 편의점, 피트니스센터, 게임룸, 도서관 등 편의 시설이 마련돼 복리후생 혜택을 제공하는 중이다.

현대모비스 관계자는 “연구 뿐 아니라 업무 미팅, 휴식 등을 수행할 수 있는 공간들을 연결해 창의적 협업에 최적화시켰다”고 설명했다.

이 시설은 신기술을 연구할 뿐 아니라, 이를 실제 운행되는 모빌리티에 적용 가능한 수준까지 개발하는 기능을 원스톱으로 수행하고 있다. 연구 개발, 시험·성능 평가, 품질분석 등 전동화 핵심 부품 개발에 필요한 설비, 인력이 모두 갖춰졌다. 예를 들어 현대모비스의 주요 전동화 부품 배터리 시스템(BSA)이 이곳에서 개발돼 지속 업그레이드 되고 있다.

지난달 30일 의왕연구소에서 개최된 2024 R&D 테크 데이가 진행되는 동안 현대모비스 임직원, 파트너사 관계자들이 방문해 전시물을 둘러보고 있다. / 사진=현대모비스
지난달 30일 의왕연구소에서 개최된 2024 R&D 테크 데이가 진행되는 동안 현대모비스 임직원, 파트너사 관계자들이 방문해 전시물을 둘러보고 있다. / 사진=현대모비스

의왕 전동화 연구동은 기존 경기도 용인 기술연구소와 의왕, 서산 등으로 분산돼 있던 전동화 분야 R&D 역량과 연구인력을 통합했다. 현대모비스는 전동화 R&D 핵심 기지인 의왕 연구동에서 구동시스템, 배터리시스템, 전력변환시스템 등 3대 전동화 핵심 부품을 개발하고 있다.

이영국 현대모비스 전동화 엔지니어링 실장(상무)은 “현대모비스는 셀을 제외한 모든 전동화 부품을 연구개발, 생산하는 중”이라며 “현대모비스가 공급하지 않으면 차가 움직일 수 없다고 표현할 수 있을 만큼 핵심 부품을 다루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대모비스가 개발한 22kW 양방향 통합충전제어장치(ICCU). 기존 11kW 출력의 ICCU에 비해 전기차 배터리 충전속도를 2배 늘릴 수 있고 배터리 전력을 외부공급하는 기능도 동시에 구현 가능하다.  / 사진=현대모비스
현대모비스가 개발한 22kW 양방향 통합충전제어장치(ICCU). 기존 11kW 출력의 ICCU에 비해 전기차 배터리 충전속도를 2배 늘릴 수 있고 배터리 전력을 외부공급하는 기능도 동시에 구현 가능하다.  / 사진=현대모비스

1층에서 전동화, 전장, 안전, 램프 등 분야별 주요 핵심기술이 담긴 장치 65종을 관람했다. 주요 장치로 시야각 제어 기술로 위치별 탑승자에게 적합한 화면을 비춰주는 스위처블 프라이버시 모드 디스플레이가 전시됐다.

현대모비스 의왕연구소에 전시된 몰입형 3D 디스플레이. / 사진=현대모비스
현대모비스 의왕연구소에 전시된 몰입형 3D 디스플레이. / 사진=현대모비스

화면에서 나오는 빛을 변화시켜 사용자마다 다른 화면을 비추는 몰입형 3D 디스플레이, 뇌파 신호 기반 운전자 부주의 케어 시스템 엠브레인(M.Brain)을 비롯해 22㎾ 양방향 통합충전제어장치(ICCU), 인덕터용 니켈 프리 금속분말 코어 등 전동화 부품들이 2~3년 내 양산을 앞두고 이날 소개됐다.

전시된 기술의 특징을 크게 소형화, 경량화, 효율화로 분류할 수 있다. 현대모비스는 고객사인 완성차 업체 이 전기차 상품성을 최적화하기 위해 요구하는 사항들을 고려해 신기술을 적극 개발 중이다.

현대모비스가 개발한 커뮤니케이션 헤드램프. 헤드램프로 각종 메시지가 담긴 픽토그램을 노면에 비추는 장치다. / 사진=현대모비스
현대모비스가 개발한 커뮤니케이션 헤드램프. 헤드램프로 각종 메시지가 담긴 픽토그램을 노면에 비추는 장치다. / 사진=현대모비스

현대모비스는 이날 구동시스템과 배터리시스템, 전력변환시스템 등 전동화 핵심부품 3대 개발 전략도 발표했다. 전동화 솔루션을 더욱 폭넓게 제공하고, 이를 자동차 뿐 아니라 로보틱스, 첨단항공모빌리티(AAM) 등 신형 모빌리티에 적용한다는 전략이다.

현대모비스는 의왕 연구동에서 성과를 창출할 인재 확보에도 고심 중이다. 의왕 연구동에 1000명이 근무할 수 있는데, 현재 650명 정도 재직 중이다. 현대모비스는 글로벌 고객사 수주 성과를 확대하고 차세대 전동화 기술 개발을 위해 핵심 인재를 지속 충원한다는 전략이다.

이영국 현대모비스 전동화 엔지니어링 실장(상무)이 지난 2일 의왕연구소 전동화 연구동에서 진행된 미디어 테크데이에 참석해 사업 전략을 발표하고 있다. / 사진=현대모비스
이영국 현대모비스 전동화 엔지니어링 실장(상무)이 지난 2일 의왕연구소 전동화 연구동에서 진행된 미디어 테크데이에 참석해 사업 전략을 발표하고 있다. / 사진=현대모비스

이영국 상무는 “연구소에서 단순 기술 설계 뿐 아니라 부품을 잘 만들고 고품질을 유지하는데 힘쓰고 있다”며 “현대모비스는 2~3년 후 전기차가 다시 모빌리티 시대를 주도할 것으로 보고 선제적 투자와 차별화된 사업 역량을 확보하기 위한 노력을 계속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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