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슬로바키아 하반기 준공···내년 공급 시작 예상
선제적 투자로 성장 추진 “내년 전동화 흑자” 전망도
[시사저널e=최동훈 기자] 현대모비스가 글로벌 사업장 중 매출 2위를 차지하는 유럽에서 연내 전기차 부품 공장 2곳을 준공해 시장 공략을 강화한다.
2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모비스는 연내 스페인, 슬로바키아에서 전기차 부품별 신공장을 설립할 예정이다.
현대모비스는 이르면 이달 중 스페인 나바라주(洲)에서 폭스바겐에 전용 공급하는 전기차 배터리 시스템 어셈블리(BSA) 공장을 완공할 계획이다. BSA는 배터리팩에 제어장치 등 전장 부품을 합친 완제품으로 전기차 핵심 부품에 속한다.
현대모비스는 격화한 시장 경쟁 속 자금 조달 여력을 소진한 폭스바겐과 파트너십을 맺고, 스페인 공장 설립 투자를 전담해 현재 지분 100% 보유 중이다. 작년엔 스페인 공장에 작년 291억원을 추가 출자해 준공과 정상 가동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현대모비스는 2030년까지 스페인 공장에 17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하반기엔 슬로바키아 노바키 공장에 전기차 동력장치(PE 시스템)을 생산하는 공장을 가동할 계획이다. PE 시스템은 전기모터와 인버터, 감속기가 통합된 전동화 구동 장치다. 현대모비스 노바키 공장은 한국 기업 중에선 처음 현대모비스가 설립하는 유럽 내 PE 시스템 공장이다.
현대모비스는 이 공장에서 연간 전기차 30만대 분의 물량을 생산할 예정이다. 추후 기아, 폭스바겐, 스텔란티스, 볼보 등 현지 공장을 가동 중인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을 대상으로 수주 성과를 확보한단 전략이다.
현대모비스는 중국에 이어 2번째로 큰 전기차 시장이자 사업장 중 2번째로 많은 실적을 창출하는 유럽 공략에 힘쓰는 중이다. 현대모비스는 최근 경기 불확실성 속 글로벌 전기차 수요가 주춤하지만 유럽 시장은 지속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글로벌 경영·회계 컨설팅 법인 PwC에 따르면 지난 1분기 유럽 전기차 신차 등록대수는 전년동기 대비 28% 증가한 57만4000대로 집계됐다. 미국(30만1000대) 증가폭 18%보다 크다.
◇ 본격 가동까지 생산 공백···“투자 지속해 성장 기회 확대”
다만 현대모비스가 올해 완공할 전동화 부품 공장들은 내년 이후 본격적으로 가동될 전망이다. 공장이 완공된 후 통상 본 가동에 들어가기까지 2개월 이상 시험 운영 기간을 거쳐야 하기 때문이다.
수요처인 고객사들의 신차 생산도 내년부터 순차적으로 이뤄질 예정이기 때문에 이에 맞춰 공장이 본격적으로 운영될 전망이다. 스페인 공장에서 공급한 BSA를 탑재하는 폭스바겐 차세대 플랫폼 전기차는 내년 양산 개시될 예정이다.
폭스바겐은 기존 전기차 플랫폼 MEB를 개량한 신규 플랫폼으로 개발한 소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2종을 스페인 공장에서 생산할 계획이다. 현대모비스가 스페인 공장 기공식을 진행할 당시, BSA가 탑재될 것이라고 밝힌 ‘폭스바겐 차세대 전기차 플랫폼’이 해당 모델에 적용될 것으로 추정된다.
슬로바키아 공장에서 만들어진 PE 시스템을 최우선 탑재할 것으로 점쳐지는 기아 슬로바키아 질리나 공장에선 내년 유럽 전략형 모델 EV2를 본격 생산할 계획이다. 최근 스텔란티스(리프모터 코드명 B10), 폭스바겐(ID.1), 푸조(푸조 208) 등 주요 기업들이 생산 효율 개선을 위해 슬로바키아 내 전기차 생산 물량을 이전한 점은 모비스의 수주 전략에 비우호적 현상으로 꼽힌다.
현대모비스는 유럽 중심지로서 제품 내륙 운송에 유리하고, 외국계 투자 인센티브 정책이 시행 중인 슬로바키아의 여건에 주목하고 있다. 볼보가 내년 준공을 목표로 슬로바키아에 25만대 생산 능력을 갖춘 전기차 공장을 짓는 등 민간 투자도 이어지고 있다.
증권 업계에선 현대모비스의 전동화 투자 회수가 본격적으로 이뤄져, 만년 적자였던 전동화 사업부가 내년 흑자 전환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유럽에선 공장 준공 후 현대차, 기아와 협력해 조기 공급 안정화를 달성하고 투자금을 성공적으로 회수해나갈 것이란 관측이다.
김은영 삼성증권 팀장은 “현대모비스의 고객사 전기차 판매가 증가하고 미국에서 첨단 제조 생산 세액공제(AMPC) 수취, 올 하반기 기아 EV4 생산에 맞춰 전동화 부품 공급을 시작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대모비스는 최근 전동화 분야 특허를 꾸준히 출원하고 인재를 확보하는 등 기술 경쟁력을 높이고, 유럽을 비롯한 전동화 거점에서 시설 투자를 이어간단 방침이다. 이 일환으로 올해 유럽, 북미 전동화 사업 거점을 중심으로 전동화·모듈 분야에 9000억원 가량 투자할 계획이다.
현대모비스는 “유럽 내 보호 무역주의가 강화되고 완성차 업체의 전기차 속도 조절이 이뤄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유럽 투자는) 선제적인 투자와 현지화 전략으로 글로벌 전동화 사업 기회를 확대해 나가기 위한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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