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기홍 사장, 부회장 승진하며 사장직 공백···내년 초 임원 인사서 승진 가능성
현재 부사장 6명···여객·정비·재무·법무·IT 등 각 분야 전문가
여객사업과 LCC 대표 경험 많은 최정호 부사장 승진 가능성 높아···아시아나 합병도 진두지휘
재계, 외부 리스크 커지면서 재무전문가 전진배치 중···재무통 하은영 부사장도 하마평

대한항공 부사장 6인의 주요 이력. /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대한항공 부사장 6인 주요 이력. /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시사저널e=박성수 기자] 우기홍 대한항공 사장이 부회장으로 내정되면서 사장 자리가 공석이 됐다. 이에 따라 내년 초 대한항공 임원 인사에서 신임 사장 승진 인사가 이뤄질 전망이다.

신임 사장은 대한항공 부사장을 대상으로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대한항공의 현재 국내 항공업내 위치 상 타 항공사에서 인재를 영입하기 어려운 데다, 통합 항공사를 위한 중요한 시점인 만큼 항공산업 전반과 대한항공 내부 사정에 능통한 인사 등용이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우기홍 사장은 내년 1월 정기 임원인사에서 부회장으로 승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항공은 지난 2019년 11월 석태수 전 부회장이 용퇴한 이후 부회장 자리를 비워뒀으나, 약 5년 만에 부회장 직책을 부활시킨다.

우 사장이 승진할 경우 대한항공 사장직은 공석이 된다. 현재 대한항공은 사장은 우 사장 한명 뿐이다.

이에 부사장 중 사장 승진 인사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대한한공 부사장은 유종석, 하은용, 장성현, 최정호, 페이시 데이비드, 이준구 등 총 6명이다.

유종석 부사장은 1960년생으로 대한항공 정비본부에 입사해 자재부와 정비기획부 등에서 경력을 쌓은 정비 관련 전문가다. 유 부사장은 2019년부터 대한항공 지상 조업 자회사인 한국공항에서 대표직을 지내다가 지난 2022년 대한항공 부사장으로 승진하며 자리를 옮겼다.

이어 그는 아시아나 인수통합 기술부문 총괄직까지 맡게 됐다. 대한항공은 아시아나와의 통합 이후 늘어나는 기단 관리와 정비 문제 등을 해결하기 위해 유 부사장을 중책에 앉힌 것으로 풀이된다.

하은용 부사장은 1961년생으로 현재 대한항공 최고재무책임자(CFO)다. 하 부사장은 지난 2019년 전무에서 부사장으로 승진했으며, 대한항공 재무본부에서 오랜 기간 경력을 쌓은 ‘재무통’으로 알려졌다. 그는 한진그룹에서 30년 넘게 근무한 재무·전략 전문가로 대한항공 뿐 아니라 한진그룹 지주사인 한진칼 CFO도 겸임하고 있다.

장성현 부사장은 1969년생으로 부사장 중에선 젊은 축에 속하며, 마케팅·IT 및 객실·서비스 부문을 맡고 있다. 장 부사장은 미국 IT기업 오라클에서 경력을 쌓아 지난 2017년 대한항공에 입사했다. 이후 대한항공 클라우드 도입 등 디지털 전환 업무를 담당했다. 특히 대한항공이 IT시스템을 아마존웹서비스(AWS) 클라우드로 전환하는 데 가장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정호 부사장은 1964년생으로 대한항공 계열 저비용항공사(LCC)인 진에어 대표 출신이다. 최 부사장은 지난 2022년 대한항공 부사장으로 승진하면서 아시아나 인수통합 총괄을 맡았다.

페이시 데이비드 부사장은 1960년생으로 현재 대한항공 기내식기판 및 라운지 부문을 담당하고 있으며, 한진그룹 계열사인 칼호텔네트워크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이준구 부사장은 1960년생이며 법무부문을 총괄하고 있다.

◇ 최정호·하은용, 각각 항공 및 재무 전문가로 차기 사장 가능성 높아

업계에선 차기 사장으로 최정호 부사장과 하은용 부사장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최 부사장은 대한항공 일본지역 본부와 여객노선 영업부, 여객 마케팅을 비롯한 여객사업 전반적으로 두루 경험을 쌓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앞서 우기홍 사장도 여객사업 본부를 담당하고 지창훈 전 사장도 여객노선 영업부를 담당한 만큼 이력이 비슷한 최 부사장에 힘이 실리고 있다.

특히 최 부사장은 우 사장과 더불어 아시아나 기업결합 총괄을 담당했으며, 대한항공과 LCC인 진에어에서 경험이 풍부한 만큼 추후 통합 항공사 기반을 다지기 위한 인물로 적격이라는 평가가 많다.

이에 일각에선 최 부사장이 아시아나 신임 대표로 낙점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기도 했으나 최근 송보영 대한항공 여객사업본부장이 아시아나 대표로 유력하다는 사실이 나오면서, 최 부사장이 대한항공 차기 사장으로 나설 가능성이 높아졌다.

하은용 부사장의 경우 아시아나 합병 이후 재무 구조 개선이 시급한 만큼 이를 해결할 인재로 꼽히고 있다. 아시아나는 올해 3분기 말 기준 부채비율이 1847%였으며 대한항공 유상증자 납입대금을 통한 차입금 조기 상환에도 부채비율이 700%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항공은 아시아나 인수를 위해 그동안 기초 체력을 기르면서 확보한 자금력이 탄탄하긴 하지만, 합병 이후 여러 변수가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재무 전문가인 하 부사장을 중용할 가능성도 있다.

특히 최근 국내 주요 기업들이 미중 갈등, 트럼프 리스크, 지정학적 불안정 등에 따라 경영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재무통’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는 만큼 대한항공도 이같은 흐름을 따라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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