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데믹 3년차 접어들며 해외 여행 열기 이전보다 줄어들 듯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에 따른 항공기 이용 불안감 증폭도
달러강세 장기화되며 여행 비용 부담 커져···항공사도 리스비·유류비 증가
[시사저널e=박성수 기자] 작년 국내 항공업계는 엔데믹 효과로 인해 해외 여행이 급증하며 역대급 호황기를 누렸으나, 올해에는 해외 여행 열기가 식을까 우려하는 모습이다.
엔데믹이 3년차를 맞이하면서 해외 여행 인기가 작년보다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최근 달러강세에 따라 여행 비용 부담이 커진 것도 악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여기에 최근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로 인해 항공 여행에 대한 불안감이 커진 점도 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3일 국토교통부 항공정보시스템 에어포탈에 따르면 지난해 1~11월 국제선 이용객은 8082만명으로 파악됐다. 이는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8278만명)대비 약 97% 수준이다. 엔데믹이 시작된 지난 2023년(6136만명)과 비교하면 31.7% 늘어났다.
다만 업계에선 이같은 해외 여행 강세가 올해에는 사그라질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코로나 기간 동안 억눌렸던 해외 여행 심리가 엔데믹을 맞아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여행객이 늘었지만, 이같은 흐름이 계속해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국내 항공업계 상승세는 일본 노선이 견인했는데, 일본 여행 인기가 줄어들 경우 해외 여행 열기도 식을 가능성이 높다. 지난해 11월 누적 일본 노선 이용객은 2279만명으로 2019년(1770만명))보다 28.7% 늘어나면서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일본의 경우 지난해 엔저 효과와 더불어 지리상으로 가깝고 관광 명소가 많아 인기가 높았지만, 엔데믹 이후 일본을 이미 다녀온 사람들이 늘어나고 엔화가 오르면서 발길이 줄어들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해외 여행을 자주 다니는 사람들이 한 해에만 일본을 2~3차례 다니면서 국제선 수요를 견인했지만, 여러 번 해외 여행을 다녔던 사람들이 더 이상 갈 만한 곳이 없어 횟수를 줄이게 되면 그만큼 국제선 여객 수가 감소할 수 밖에 없다”라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 소도시 중심으로 노선을 늘리고는 있지만, 아무래도 인기 노선 만큼 수요가 많지는 않기 때문에 고심이 깊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에 따른 불안감이 증폭되면서 해외 여행을 취소하는 사람들이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제주항공의 경우 참사 이후 하루만에 6만여건에 달하는 항공편이 취소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취소편도 평소보다 더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또다른 업계 관계자는 “현재 항공권 취소 건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언급할 수는 없지만, 당장 취소 건이 중요한게 아니라 마케팅 활동을 적극적으로 할 수 없는 분위기이기 때문에 간접적으로는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 고환율에 여행객·기업 모두 ‘비용 부담’ 커
계속되는 달러 강세도 여행 열기에 찬물을 뿌리고 있다. 지난해 초 1300원 초반 수준이었던 원달러환율은 연말 1400원을 훌쩍 넘어 외환위기 수준인 1500원대 가까이 오른 바 있다. 지난해 4분기 원달러 평균 환율은 1398.75원으로 금융위기 당시 2009년 1분기(1418.30원) 이후 15년 9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환율이 오르게 될 경우 그만큼 해외 여행에 들어가는 각종 경비가 상승하기 때문에 여행객이 줄어들 수 있다.
또한 환율 상승은 항공사 비용 부담으로도 이어진다.
항공업계는 항공기 리스비 및 유류비가 고정 비용에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만큼 환율과 유가에 민감하다. 항공기 리스비용 뿐 아니라 유류비도 달러로 지급하기 때문에 달러가 오르는 만큼 유류비용도 올라가게 된다.
대한항공의 경우 작년 3분기 기준 원달러환율이 10원 오르면 약 330억원 상당의 외화평가손실이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시아나항공은 환율이 10% 오를 경우 약 3600억원에 달하는 세전순손실이 발생한다.
대형항공사(FCS) 대비 항공기 리스 비중이 높은 저비용항공사(LCC)의 경우 환율 변동에 더 따른 실적 영향이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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