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아시아나 임시주총 및 이사회 통해 송보영 대표 선임
통합 항공사 출범 전 밑작업 진행···노선·스케줄 조정 등

[시사저널e=박성수 기자] 송보영 아시아나항공 부사장 체제가 본격 시작됐다. 아시아나항공은 향후 2년여간 송보영 부사장 지휘 하에 대한항공과 통합을 위한 연착륙에 돌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동안 송 부사장은 대한항공과 중복되는 노선 정리, 스케줄 관리, 인력 배치, 부서 조정, 재무구조 개선, 마일리지 통합 등 다방면에서 통합 항공사 출범을 위한 본격적인 밑작업을 진행할 방침이다.

16일 아시아나는 서울 강서구 본사에서 임시 주주총회를 진행했다. / 사진=아시아나
16일 아시아나는 서울 강서구 본사에서 임시 주주총회를 진행했다. / 사진=아시아나

16일 아시아나는 서울 강서구 본사에서 임시주주총회를 진행했다. 주주총회 의장은 원유석 아시아나 대표가 맡았다.

원유석 대표는 의장 발언을 통해 “작년 당사는 2020년 11월부터 만 4년 넘게 진행된 대한항공과의 신주 인수건을 마무리하고 2024년 12월 12일부로 대한항공 자회사로 편입됐다”며 “작년말부터 이어진 환율급등과 지속적으로 고조되는 지정학적 리스크, 경기침체, 인플레이션 장기화 등 외부 상황이 어렵지만, 철저한 안전운항 하에 수익성 확보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화물 사업 매각을 원활히 마무리하고 대한항공과 통합 절차에 문제가 없도록 철저히 준비하겠다”고 덧붙였다.

원유석 아시아나 대표가 이날 임시주총에서 의장을 맡았다. / 사진=박성수 기자
원유석 아시아나 대표가 이날 임시주총에서 의장을 맡았다. / 사진=박성수 기자

이날 임시주총 주요 안건은 송보영 부사장을 포함한 이사선임 건이다.

전날 대한항공은 2025년 정기 임원 인사를 통해 송보영 대한항공 여객사업본부장(전무)을 아시아나 부사장으로 승진·임명(16일부)했다.

송 부사장은 대한항공에서 여객노선영업부 미주노선 본부장, 미주지역본부장, 여객사업본부장 등 항공사의 꽃인 여객사업 핵심 업무를 담당했다.

송 부사장은 이날 주주총회 이후 진행한 이사회를 통해 신임 대표로 선임된다.

               송보영 아시아나 신임 대표. / 사진=대한항공
               송보영 아시아나 신임 대표. / 사진=대한항공

◇ 통합 항공사 앞서 노선 및 스케줄 조정

송 부사장은 취임 후 본격적으로 대한항공과 노선 및 스케줄 정리를 시작할 것으로 예상된다. 양사는 대형 항공사(FSC)로 일본, 동남아, 중국 등 중단거리 노선은 물론 미주, 유럽 등 장거리 노선까지 모두 취항하고 있기 때문에 노선과 스케줄 조정 등이 필요한 상황이다.

현재 양사 중복 노선은 일본 7개, 중국 15개, 동남아 11개, 대양주 1개, 구주 5개, 미주 5개 등 44곳이다. 중복 노선의 경우 그만큼 수익성과 여객이 많은 노선이라는 의미이기 때문에 노선을 모두 줄일 필요는 없겠으나, 시너지 효과를 높이기 위해 시간대 등 스케줄 조절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송 부사장이 대한항공 여객사업 전문가인 만큼, 노선과 스케줄 조정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양사가 합병하게 될 경우 보유 항공기만 300대에 육박하기 때문에 이전에 각사로 운영할 때보다 스케줄 관리나 환승 수요 확보 등에서 유리한 점이 많다. 또한 공항 슬롯(공항에서 이착륙 할 수 있는 권리)도 하나로 합쳐지기 때문에 고객 선호가 높은 시간대를 위주로 비행 일정을 짜는 것도 유리하다.

통합 항공사는 운수권과 슬롯이 확대되며 스케줄 선택지가 넓어져, 이를 바탕으로 항공기 가동률을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 재무구조 개편·인력 조정·마일리지 통합 등 과제도

더불어 송 부사장은 노선 관리 뿐 아니라 재무구조 개편, 인력 조정, 마일리지 통합 등도 해결해야 하는 상황이다.

아시아나는 그동안 부채가 쌓이면서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부채비율이 1846%에 달한다. 대한항공 신주 인수 대금이 투입되면서 부채비율이 낮아지긴 했으나 여전히 800% 수준으로 높기 때문에 재무구조 개선이 시급하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항공기. / 사진=연합뉴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항공기. / 사진=연합뉴스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마일리지 정리 작업도 함께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마일리지는 재무제표상 이연수익인 부채로 인식된다. 추후 양사가 최종 합병하게 되면 마일리지도 하나로 합쳐야 하는데 마일리지 통합 비율 등 문제가 엮여 있어 아시아나 입장에선 그 전에 마일리지를 최대한 소진해야 하는 상황이다. 작년 3분기 말 기준 아시아나 미사용 마일리지는 약 98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항공은 공정거래위원회에 오는 6월까지 양사간 마일리지 전환 비율을 보고하고, 이후 고객 대상으로 해당 사항을 고지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인력 및 조직 재배치도 진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양사는 동종 업계기 때문에 합병 초기부터 중복 인력 구조조정에 대한 우려가 컸다. 다만 이와 관련해 대한항공은 지속적으로 인위적인 인력 구조조정은 없다는 입장이다.

대한항공은 엔데믹 이후 빠르게 늘어나는 해외 여행 수요 대응을 위해선 필요 인력도 자연스레 늘어날 것이라고 보고 있으며, 중복 인력의 경우 필요 부서에 재배치하는 방식으로 이뤄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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