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역대 최고 매출 기록···여객 및 화물 사업 호조
트럼프 대통령, 화석 에너지 확대 공약···유가 하락에 따른 비용 절감 효과
러-우 전쟁 종식 가능성에 우회 비행으로 인한 비용 및 스케줄 부담 줄어

B787-10. / 사진=대한항공
B787-10. / 사진=대한항공

[시사저널e=박성수 기자] 대한항공이 올해 3분기 역대급 매출과 높은 영업이익을 내며 고공비행하고 있는 가운데, 미국 대통령 선거 결과가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당초 업계에선 도널드 트럼프 후보가 당선될 경우 원달러환율 상승 등으로 인한 악재가 클 것으로 내다봤으나 일각에선 ‘실보다 득’이 크다는 의견이 나온다.

트럼프 당선 이후 원달러환율 상승에 따른 부담은 있겠지만, 유가 하락에 따른 비용 절감을 비롯해 러시아·우크라이나 신속 종전, 미-중 노선 영향력 확대 등을 통해 대한항공이 수혜를 볼 수 있다는 전망이다.

8일 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지난 3분기 매출액이 전년대비 10% 늘어난 4조2408억원을 달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분기 기준 사상 최고치다. 올해 대한항공은 여객 사업 매출 성장은 물론 화물 사업 매출이 큰 폭으로 늘어나면서 실적이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엔데믹 이후 해외 여행 열기가 식지 않고 있는 가운데 알리, 테무 등 중국발 전자상거래 성장이 계속되며 화물사업도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합병도 연내 마무리될 가능성이 높아 ‘초대형항공사(메가캐리어)’ 출범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 유가하락·러시아 종전 등이 달러 강세 상쇄

트럼프 대통령 당선 소식이 들리면서 국내 원달러환율은 약 7개월 만에 1400원대까지 올랐다. 항공업계의 경우 유류비, 리스료 등 각종 비용을 달러로 계산하기 때문에 달러가 오를 경우 그만큼 비용이 늘어나는 부담이 있다.

제47대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승리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전 대통령. / 사진=연합뉴스.
제47대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승리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전 대통령. / 사진=연합뉴스.

하지만 트럼프 체제에선 유가가 하락할 가능성이 높아 이를 상쇄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앞서 트럼프 당선인은 선거 활동 당시 화석 에너지원 생산을 늘려 기름값을 낮추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트럼프 당선인은 각종 친환경 규제를 폐지하고 석유와 가스 시추, 석탄 채굴을 늘리는 등 화석 연료 중심 에너지 정책을 펼치겠다고 발표했다.

항공 산업의 경우 고정 비용 중 유가가 차지하는 비중이 약 30%에 달할 정도로 높기 때문에 기름값이 떨어진다면 그만큼 비용 절감 효과가 있다. 통상 유가가 배럴당 1달러가 오를 경우 대한항공은 약 350억원의 추가 비용이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유가가 하락할 경우 그만큼 유류할증료도 떨어지기 때문에 이에 따른 항공권 가격 하락으로 인한 해외 여행객이 늘어나는 효과도 있다.

유가 하락 뿐 아니라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 종식에 대한 기대감도 크다. 트럼프 당선인은 앞서 자신이 대통령이 될 경우 “24시간 내 전쟁을 끝낼 수 있다”라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신속 종식을 시사한 바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라 대한항공을 비롯해 국내 항공업계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영공을 피해 운항을 하고 있다. 우회 항로를 이용하면서 유럽 노선의 경우 비행 시간이 약 2시간 가까이 길어졌으며, 미주 동부 노선도 1시간~1시간 40분 정도 시간이 지연됐다.

전쟁이 종식될 경우 그만큼 비행 시간이 단축되기 때문에 대한항공 입장에선 스케줄이나 비용 측면 등에서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러시아 노선이 재개될 경우 다시 여행객이 늘어나는 효과도 있다. 앞서 지난 2019년 대한항공의 러시아 노선 이용객은 블라디보스토크 약 12만8000명, 모스크바 9만6000명 등을 포함해 약 28만명인 것으로 집계됐다.

아울러 트럼프 대통령의 중국 견제 정책으로 인해 중국과 미국 본토를 연결하는 항공편 수가 늘어나지 않게 될 경우, 한국을 경유하는 항공편이 늘어나면서 대한항공이 반사이익을 볼 수 있다.

대한항공은 미국 노선 비중이 상당히 높은데다 델타항공과의 조인트 벤처를 통한 이점도 있기 때문에 경쟁력을 갖추고 있는 상황이다.

아시아나 합병과 관련해선 현재 미국 측에선 법무부 결정이 남아있지만, 미국의 경우 합병 관련 소송을 제기하지 않으면 승인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대통령이 바뀐다고 해도 별도의 움직임은 없을 것이라는 게 업계 중론이다.

황용식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 합병과 관련해 아직 미국 법무부 결정이 남아있지만 정권이 바뀐다고 해도 크게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라며 “지금이 양사 합병 초기 단계면 영향이 클 수 있겠으나, 사실상 막바지 단계이기 때문에 별다른 제지는 없을 것이라고 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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