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제47대 미국 대선에서 승리
“미국 보편적 관세 부가 이슈 부각될 때마다 증시 부정적”
전통 에너지와 방산, 금융, 우주항공 등 업종은 수혜 예상

제47대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승리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전 대통령. / 사진=연합뉴스.
제47대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승리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전 대통령. / 사진=연합뉴스.

[시사저널e=송준영 기자]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미국 대선에서 승리하면서 국내 증시에 미칠 영향이 주목된다. 증권가에서는 대체로 관세 강화와 시장 금리 상승 가능성에 따라 국내 증시의 투자심리가 다소 위축될 수 있다고 봤다. 다만 업종이나 종목에 따라 수혜 기대감이 다르게 나타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데 전통 에너지와 방산, 금융, 우주항공 등 섹터가 상대적으로 유망할 것으로 꼽혔다.

◇ 다시 돌아온 트럼프 대통령, 혼란은 없지만 증시 부담↑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5일(이하 현지시간) 치러진 제47대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승리하며 4년 만에 백악관에 재입성하게 됐다. 개표 전까지만 하더라도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의 미세한 우세가 점쳐졌으나, 대선의 승부를 좌우하는 경합주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우위를 점하면서 승리를 거머쥐었다.

트럼프의 대통령 당선은 대선 전 시장 예상과 부합한다는 측면에서 증시 혼란은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처음으로 대통령에 당선됐던 2016년의 경우, 당시 후보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의 우세가 이른바 대세였다. 그러나 예상을 뒤엎고 트럼프가 당선되자 글로벌 증시가 크게 출렁인 바 있다.

무엇보다 글로벌 증시가 트럼프 대통령의 당선 가능성을 선반영했다는 측면에서도 불확실성은 낮아질 것으로 관측된다. 미국 증시의 경우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선 승리 소식에 뉴욕증시 3대 주요 지수 모두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모습이 나왔다. 이날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3.57% 급등했는데 이는 2년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다만 국내 증시의 경우 투자심리가 다소 위축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정책이 ‘자국 우선주의’와 맞닿아 있는 까닭이다. 특히 전 수입품에 대한 10%의 보편적 기본관세 정책은 수출 위주의 국내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요소로 평가된다. 앞선 2018년 트럼프 행정부의 보호무역이 본격화하면서 코스피는 연간 17.3% 폭락한 바 있다.

조연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전날 보고서를 통해 “미국이 보편 관세 시행 여부는 불확실하지만, 관련 이슈가 부각될 때마다 한국 주식시장은 부정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며 “특히 올해 주가가 많이 올랐던 업종에 대한 차익실현 심리가 강해질 수 있다”라고 분석했다.

여기에 높은 재정 지출로 시장금리가 상승할 수 있다는 부분도 국내 증시엔 악재로 분류된다. 미 국채 금리가 상승하면 투자자들은 안정적인 수익을 제공하는 국채로 자금을 이동시키는 경향이 있기 때문인데, 기준물인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는 이날 한때 20bp(basis point, 1bp=0.01%포인트) 급등한 4.488%까지 오른 뒤 후반 4.43%에 거래되기도 했다. 미국채 10년물은 지난 9월 말만 하더라도 3.75% 수준이었다.

◇ 트럼프 시대 수혜 업종은?···에너지·방산·금융·우주항공 등 꼽혀

이 가운데 국내 증시에서 업종별 수혜 강도가 다르게 나타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우선 증권가 안팎에서는 전통 에너지, 방산, 금융, 우주항공 등을 수혜주로 꼽고 있다. 전통에너지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친환경에 부정적이라는 점에서 언급된다. 방산은 미국의 우선주의로 인해 각국의 국방비 지출이 늘어날 수 있다는 점과 연결됐다. 금융은 트럼프 1기 시절 보인 금융 규제 완화와 시장금리 상승에 따른 수혜 가능성이 꼽히고, 우주항공은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지지했던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최고경영자)가 우주항공 사업을 벌이고 있다는 점에서 수혜업종으로 분류된다. 

이 밖에 일각에선 미국 내 수요가 높아질 수 있는 조선과 기계, 원전, 바이오 업종도 수혜 가능성을 언급하고 있다. 반대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정책과 궤를 달리하는 2차전지를 비롯해 관세 부과에 따른 우려가 발생한 자동차, 철강 등 섹터는 트럼프 재집권에 부정적인 영향이 더 클 수 있다는 전망이 주류를 이룬다.

LS증권은 7일 보고서를 통해 “전날 증시는 뚜렷한 흔적과 힌트를 남겼는데 조선, 금융, 기계, 방산 등이 강세를 보였고 2차전지, 재생에너지, 자동차 등은 약세였다”며 “조선, 원전, 헬스케어 등 당장 미국의 니즈에 부합하거나 중국 규제에 따른 반사 수혜 기대감이 존재하는 영역은 안전했지만 자동차, 철강, 화장품 등의 섹터는 원화 약세에 따른 수출 기대감보다 자국 보호 및 무역규제, 보편관세에 대한 우려감이 우위로 작용하는 모습이었다”라고 밝혔다.

김현성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전날 보고서를 통해 “기회와 위협이 공존할 것”이라며 “반도체는 미국의 대중국 견제에 따른 반사이익이 기대되는 한편 범용 소재 수출 통제 리스크를 갖게 될 것으로 보고, 자동차의 경우 중국 물량 대체 부품의 수출 확대가 예상되나 전기차 수출 하방 압력이 높아질 수 있다. 일반기계는 전력망 구축 관련 기계 수요가 커질 수 있지만 변압기 관세 부과가 재현될 가능성이 있다”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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