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 웨이퍼 출하량 전년 比 14.3% 감소
신에츠·섬코·실트로닉·SK실트론 등 매출 10%대 하락

SK실트론 연구원들이 반도체 웨이퍼를 소개하고 있다. / 사진=SK실트론
SK실트론 연구원들이 반도체 웨이퍼를 소개하고 있다. / 사진=SK실트론

[시사저널e=고명훈 기자] 지난해 전세계 실리콘(Si) 웨이퍼 출하량이 역성장했다. 웨이퍼 시장 역성장은 지난 2019년 후 4년 만이다. 글로벌 웨이퍼 시장 상위권 업체들도 부진한 성적을 내놨다. 대만의 글로벌웨이퍼스를 제외하고 모두 매출액 10%대  하락을 보였다.

17일 반도체업계에 따르면 일본의 신에츠 화학공업, 섬코, 독일 실트로닉, 국내 SK실트론 등 웨이퍼 시장 점유율 상위사들의 지난해 매출 및 영업이익은 모두 전년 대비 감소했다. 이들 회사는 글로벌웨이퍼스와 함께 세계 실리콘 웨이퍼 시장 점유율 합계 90% 이상을 차지하는 업체들이다.

시장 점유율 30%가량으로 1위인 신에츠는 지난해 4~12월 누적 실적에서 매출액 1조8234억엔(16조 2171억)과 영업이익 5595억엔(4조 9761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6%, 31% 감소한 수치다. 섬코는 지난해 연간 매출액 4259억엔(3조 7879억원)으로 전년(4410억엔) 대비 15.1% 감소했으며, 영업이익은 730억엔(6493억원)으로 36.6% 떨어졌다.

실트로닉은 자체 실적 추산 결과 지난해 매출액은 전년(18억 500만 유로) 대비 16.1% 감소한 15억1400만 유로(2조1665억원)로 집계했다. EBITDA(에비타) 마진은 4억 3400만유로(6210억원)로, 전년(6억 7200만 유로) 대비 35.4%가량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SK실트론은 지난해 3분기 누적 매출액 1조 5405억원으로, 전년(1조7825억원) 대비 13.6%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2230억원으로 48.6% 크게 하락했다. 세계 시장 점유율 3위 업체인 글로벌웨이퍼스만이 유일하게 성장세를 유지했다. 회사는 지난해 회계연도 연결 매출에서 전년 대비 0.5% 소폭 증가한 706억 5000만 대만달러(약 3조 12억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국제반도체장비재료협회(SEMI)에 따르면 지난해 전세계 실리콘 웨이퍼 출하량은 전년 대비 14.3% 감소한 126억200만in²(제곱인치)를 기록했다. 웨이퍼 출하량은 지난 2018년 127억3200만제곱인치로 정점을 찍은 이후 2019년 118억1000만제곱인치로 하락했다가, 2022년(147억 1300만제곱인치)까지 지속 상승세를 유지해왔다.

리 청웨이 SEMI SMG 회장 겸 글로벌웨이퍼스 부사장은 “지난해 12인치 폴리시드 웨이퍼와 에피 웨이퍼출하량은 전년 대비 각각 13%, 5% 감소했다”며 “특히 작년 하반기 출하량이 상반기 대비 9% 떨어졌다”고 설명했다.

전체 웨이퍼 시장 매출액도 함께 떨어졌다. 반도체 재고 조정 심화와 수요 둔화 영향으로 지난해 글로벌 실리콘 웨이퍼 매출액은 전년(138억달러) 대비 10.9% 감소한 123억달러(약 16조 3959억원)를 기록했다.

웨이퍼는 반도체 칩 생산의 토대가 되는 원판이다. 이 원판 위에서 전자회로를 새기는 공정을 거쳐 반도체 칩이 만들어진다. 웨이퍼 소재에는 다양한 종류가 있지만, 이중 상대적으로 제조 비용이 저렴한 실리콘 소재의 웨이퍼가 시장에서 가장 많이 사용된다. 무독성에 내구성도 강해 고온에서도 소자가 동작할 수 있다는 장점을 지닌다.

올해는 실리콘 웨이퍼 시장이 반등할 것으로 예상된다. SEMI는 인공지능(AI)과 고성능 컴퓨팅(HPC), 5G, 자율주행 등 산업에서 실리콘 수요가 확대됨에 따라 올해 웨이퍼 출하량이 반등하고, 2026년까지 이러한 성장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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