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O-ML 개발···메인 기판과 프로브 헤드 연결
최소 50mu 피치 구현···박막 폴리이미드 3층까지 적층 가능

티에스이 충남 천안시 3사업장 전경 / 사진=티에스이
티에스이 충남 천안시 3사업장 전경 / 사진=티에스이

[시사저널e=고명훈 기자] 반도체용 테스트 부품업체 티에스이(TSE)가 프로브카드 핵심 부품 스페이스 트랜스포머(Space Transformer, ST) 국산화에 성공했다. 회사는 해당 부품을 프로브카드에 도입하는 동시에 글로벌 주요 제조사에도 공급을 개시해 올해 시장 확대를 추진할 계획이다.

29일 반도체업계에 따르면 티에스이는 반도체 검사용 PCB 자회사 타이거일렉과 함께 유기(Organic, 오가닉) 소재를 기반으로 한 ST 부품 ‘STO-ML(Space Transformer Organic-Multi-Layer)’을 개발하고 양산에 돌입했다. 

ST는 프로브카드를 구성하는 메인 인쇄회로기판(PCB)과, 검사하고자 하는 웨이퍼에 직접 접촉되는 바늘(니들·핀) 형태의 프로브 헤드 간 전기적 신호를 연결해주는 중간 부품이다.

티에스이 관계자는 “ST에는 통상 세라믹이나 오가닉 또는 실리콘 인터포저가 사용되는데 이 중 오가닉 PCB를 기술적, 경제적으로 가장 합리적인 선택지로 판단했다”며, “시장에서는 통상 이를 MLO(Multi-Layer Organic, 다층 유기 제품)라고 부르며, 당사는 이를 시중의 일반적인 이름과 차별화해 STO-ML이라고 명명했다”고 설명했다.

티에스이가 개발한 STO-ML은 박막 폴리이미드 필름을 3층까지 적층할 수 있다. ST 부품은 최근 반도체 칩이 고도화하면서 기존 평면 형태의 단순한 회로 패턴 수준에서는 내열성이나 전기절연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3층 이상의 다층 폴리이미드 박막 필름을 구현하는 것이 중요하다.

사이즈는 최소 50um 피치까지 구현이 가능하다. 프로브 헤드는 실제 반도체 칩 패드와 동일한 피치(약 50~120um)를 갖고 있어서 사이즈별 다양한 제품을 통해 고객사들의 수요에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티에스이는 STO-ML 개발에 앞서 국내외 전문업체에서 ST 부품을 공급받아 왔다. 회사는 해당 부품을 버티컬 프로브카드 제품에 적용하는 것은 물론, 글로벌 주요 프로브카드사에도 공급할 계획인다. 현재 STO-ML은 비메모리향 프로브카드에 주로 쓰이지만, 기술적으로는 메모리에도 모두 활용 가능한 제품이어서 시장 확대 가능성이 높다.

시장조사업체 욜인텔리전스에 따르면 프로브카드 시장은 지난해 28억7000만 달러(약 3조 7000억원)에서 내년에는 30억달러(약 3조 8700억원)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프로브카드용 ST를 제조하는 글로벌 주요 업체로는 티에스이를 비롯해 샘씨엔에스, 일본 니덱, 미국 폼팩터, 대만 MPI 등이 있다. 니덱과 폼팩터, MPI 모두 티에스이와 마찬가지로 프로브카드를 직접 제조하고 있으며, 샘씨엔에스의 경우 세라믹을 기반으로 한 ST 부품을 제조해 국내외 프로브카드사에 공급하고 있다.

반도체업계 관계자는 “프로브카드 제조사에서 직접 프로브카드의 핵심 부품인 PCB나 세라믹기판 기술 개발에 나서는 경우들이 있다”며 “제품을 보다 최적화할 수 있고 원가 절감 효과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티에스이가 개발한 STO-ML / 사진=티에스이

티에스이 관계자는 “지난 2021년도에 STO-ML을 대량 생산하기 위해 자회사인 타이거일렉과 베트남에 초정밀 빌드업 기판 공정 능력을 가진 공장(메가일렉)을 설립해 양산 시설을 갖췄다”며 “현재 50um 피치의 STO-ML을 생산할 수 있는 기업은 해외 몇 곳에 불과하다”라고 말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티에스이의 지난해 연간 매출액은 전년 대비 28.5% 감소한 2426억원으로 추정되며, 영업이익은 93.3% 감소한 38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1, 2분기 연속 적자를 이어가다 3분기 다시 흑자 전환했다.

티에스이 관계자는 “반도체 시황의 영향을 많이 받아 특히 작년 메모리 불황으로 크게 고전했다. 올해는 반도체 시황 회복이 예상되므로 국내외 거래선들과 활발히 영업 활동을 진행 중이며 STO-ML이 많이 활용될 수 있는 시장도 지속 확대해 갈 예정”이라며 “또 비메모리 부문의 비중을 점차 확대해 당사 사업 구조를 좀 더 강건하게 만들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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