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치 일감 쌓은 한국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올해 고부가·친환경 선박 위주 수주 계획
신조선가 지수 상승세 지속···공급자 위주 시장 유지 전망

현대중공업이 건조한 LNG선. /사진=HD현대
현대중공업이 건조한 LNG선. /사진=HD현대

[시사저널e=정용석 기자] 조선 3사(한국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가 LNG 운반선 등 고부가·친환경 선박 수주전에서 잇따른 낭보를 전하며 올해 흑자 전환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여기에 중국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에 따른 물동량 증가로 신조선가 추가 상승을 기대할 수 있는 분위기다. 조선 3사는 3년 치 일감을 확보해 놓은 만큼, '수익성' 확보에 초점을 맞추겠단 방침이다.

15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대우조선해양은 최근 오세아니아 지역 선주로부터 LNG선 1척을 3145억원에 수주했다. 이 계약으로 올해 첫 수주를 달성하면서 한화그룹 인수 추진이 수주 활동에 영향을 미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거둬냈다. 

전날 국내 해운사 HMM(옛 현대상선)이 발주한 메탄올 추진 컨테이너선 9척도 모두 국내 조선사들이 도맡았다. 7척은 한국조선해양의 자회사 현대삼호중공업이, 나머지 2척은 HJ중공업이 제작한다. 모두 고부가·친환경 선박 수주 계약이다.

조선 3사는 '수익성' 중심의 수주 릴레이를 이어가고 있다. 국내 조선사들이 올해 들어 수주한 고부가·친환경 선박은 29척에 이른다. 지난달 글로벌 선박 발주량이 196만 CGT로 전년 동월 대비 63% 급감하면서 업황에 먹구름이 꼈지만 조선 3사의 선별수주 전략이 먹혀들었다. 여기에 국제해사기구(IMO)의 환경규제 강화로 친환경 선박 발주 비율도 높아지고 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조선 3사 모두 3년 치 일감을 쌓아뒀기 때문에 출혈 경쟁할 필요가 없는 상황"이라며 "국제 환경규제 영향으로 LNG 운반선 수요가 꾸준해 추가 수주 소식이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리오프닝에 따른 물동량 증가도 기대 요인이다. 중국이 '제로 코로나'로 걸어 잠근 문을 다시 열면서 물동량 증가에 따른 해상 운임이 회복될 것이란 전망이다.

코로나19 영향으로 급격히 오른 해상 운임은 고금리와 고물가, 경기 침체 삼중고에 따라 지난 1년간 급락했다. 국제 해운 운임 지표인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지난 3일 기준 1006.89를 기록해 지난해 최고치(5109.6)대비 80% 이상 하락한 상태다.

신조선가 지수 추이.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신조선가 지수 추이. /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전문가들은 해상 운임 상승에 따른 선박 수요 증가를 예상하며 조선 3사가 수익성 위주의 수주를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이동헌 대신증권 연구원은 "물동량이 늘어나면 해운 수요가 늘어 운임이 올라간다. 이는 중고선 가격에 영향을 미친다"며 "당장 투입할 수 있는 중고선 수요 증가로 중고선 가격이 오르면 신조선가 또한 높게 유지될 수 있다"고 말했다.

신조선가 지수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오름세를 보였다. 지난달 말 신조선가 지수는 162.43포인트로 집계돼 지난해 같은 달(154.26) 대비 5.29% 상승했다. 신조선가 지수란 세계 신규 건조 선박 가격을 평균 지수화한 것으로 조선업 현황을 판단하는 주요 지수다. 이 지수가 높을수록 선가가 올랐다고 해석할 수 있다.

조선업계는 많은 일감을 보유한 만큼, 향후 선가 협상에서 유리한 위치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현대중공업은 지난달 오세아니아 선사와 수주 계약에서 LNG 운반선 한 척당 2억6000만달러를 받아 역대 최고 가격을 경신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수주목표를 모두 초과 달성했고 주력으로 삼고 있는 LNG 운반선의 선가는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며 "올해는 2027년 물량 채우기에 들어간 만큼 당분간 공급자 위주의 시장이 유지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조선 3사의 올해 실적 전망도 긍정적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한국조선해양의 올해 연결기준 영업이익 추정치는 9172억원으로 집계됐다. 삼성중공업은 1621억원, 대우조선해양은 1812억원을 달성하며 조선 3사 모두 흑자 전환할 것으로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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