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도자기 이어 이천 특산품으로 자리잡은 SK하이닉스 반도체
이천 소상공인 “하이닉스 발전이 곧 지역의 성장, 어려움도 함께하는 이웃사촌”

2022년 1월 경기 이천 대월면 도로변에 위치한 LED 전광판. /사진=SK하이닉스
2022년 1월 경기도 이천시 대월면 도로변에 위치한 LED 전광판. / 사진=SK하이닉스

[시사저널e=유호승 기자] SK하이닉스는 경기도 이천시의 아이콘이나 마찬가지다. 이천 경제를 실질적으로 지탱하는 기반은 반도체로 부발읍에 있는 SK하이닉스가 중심이다. 이를 통해 쌀과 도지가 등과 함께 반도체는 이천시의 특산품으로 자리 잡았다.

또한 이천시 1년 예산의 30~40%가량이 하이닉스 측에서 발생하는 세금으로 충당된다. 이천시의 한해 예산은 약 1조원이다. 이 중 SK하이닉스가 내는 지방 소득세는 3000억~4000억원 수준이다. 

SK하이닉스를 통해 이천시의 1인당 평균소득도 경기도에서 최상위권에 속한다. SK하이닉스가 이천시의 효자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는 셈이다. 이 곳에서 일하기 위해 이천시로 유입되는 청년 인구도 매년 증가하고 있다.

이천시 전체 인구 중 3분의 1이 소득이 높고 소비가 많은 만 19~39세 청년 인구다. 2021년 10월 기준 이천시의 인구는 22만4066명인데, 이 중 청년 인구는 5만2680명으로 23.5%다. 전국(21.3%), 경기도(22.3%) 보다 높은 수준이다. 이천시청에 따르면 청년 인구의 대부분은 하이닉스가 위치한 부발읍 인근에 거주하는 동시에 현지 소비를 통해 지역상권을 살리는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이천시는 SK하이닉스가 추가 투자를 통해 생산라인을 점차 늘림에 따라 2030년에는 인구 30만명 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지속적인 투자가 이천시의 높은 고용률로 이어지고 있어서다. 이천시의 지난해 상반기 고용률은 68.4%다. 같은 시기 전국 62.9%, 경기도 60.9%보다 높은 수치다. 이천시는 2020년 하반기부터 줄곧 경기도에서 고용률 1위를 지키고 있다. 고용 상황이 호전되며 이천시의 실업률도 1.3%로 경기도에서 가장 낮다.

2022년 1월 경기 이천 SK하이닉스 본사 앞에 걸린 현수막. /사진=SK하이닉스
2022년 1월 경기 이천 SK하이닉스 본사 앞에 걸린 현수막. / 사진=SK하이닉스

SK하이닉스가 이천시의 성장에 큰 발판으로 자리매김하면서, SK하이닉스 임직원과 지역 소상공인들의 상생 관계도 더욱 돈독해지고 있다. 코로나19로 골목상권을 찾는 이들의 발길이 끊겨 매상이 크게 줄어드는 어려움을 겪을 당시, SK하이닉스 이천 임직원들은 해당 상권을 찾아 소상공인의 살림에 큰 보탬이 됐다.

당시 SK하이닉스는 전통시장 활성화를 위해 온누리 상품권 배포와 함께 상생 지원금을 전달했다. 이천시에서만 쓸 수 있는 자금으로 현지 상권을 자연스럽게 살리는 계기가 됐다.

소상공인들은 SK하이닉스가 2021년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하자 현수막과 LED 전광판으로 축하의 메시지를 전하기도 했다. 또 지난해 글로벌 불황으로 SK하이닉스 실적이 좋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자 지역상인들은 안타까워하며 응원의 뜻을 전하기도 했다.

이천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한 자영업자는 “이천 가구의 대부분은 SK하이닉스 임직원이나 이들을 상대로 영업을 하는 자영업자가 대부분”이라며 “지난해 실적이 좋지 않을 것이란 전망과 성과급 지급이 어려울 수 있다는 기사를 보고 마음이 좋지 않았는데, 예전 만큼은 아니지만 어느 정도 성과급이 지급된다는 얘기가 나와서 한숨 놓았다”고 전했다.

일각에선 SK하이닉스 반도체 업황 악화에 지난해 하반기 적자를 기록했을 것이란 예측을 내놓고 있다. 단, 하이닉스가 최근 생산성 격려금(PI)으로 기본급의 100%를 지급한다고 공지하면서 적자까지는 기록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이천 소상공인회는 “이천시와 SK하이닉스는 즐거울 때나 어려운 시기를 함께 이겨내는 이웃이나 마찬가지”라면서 “하이닉스의 발전이 곧 이천의 발전이며, 어려움은 지역의 어려움이다. 지금과 같은 지속적인 상생으로 이천과 하이닉스가 더욱 성장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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