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조선업 ‘태동지’ 울산, 현대중공업과 조선업 흥망성쇠 함께 경험
울산, 2018년 대규모 불황 당시 각종 지원 정책으로 조선소 살리기 앞장

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 전경. /사진=현대중공업
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 전경. /사진=현대중공업

[시사저널e=유호승 기자] 울산시는 국내 조선업의 ‘태동지’로 꼽힌다. 현대중공업의 시작은 황무지나 다름없던 울산 미포만으로, 이 곳에 조선소를 세우면서 50여년에 달하는 역사가 시작됐다. 현대중공업과 울산은 지속적인 상생협력으로 대규모 불황에 슬기롭게 대처해 조선업의 부활을 이끌기도 했다.

현대중공업은 1972년 3월부터 울산에 조선소를 짓기 시작했다. 당시 기준으로 2년3개월이라는 짧은 기간에 세계 최대 규모의 조선소를 완공했다. 아울러 조선소 완공과 함께 그리스 해운회사 ‘리바노스’가 발주한 26만톤급 초대형 유조선(VLCC)을 성공적으로 건조하기도 했다. 조선소를 지으면서 선박 작업도 함께 진행한 셈이다.

해당 발주로 시작된 현대중공업 조선해양사업부는 지난해 기준 52개국 342개 선주사에 총 2300여척의 선박을 성공적으로 인도했다. 2012년에는 세계 최초로 ‘선박 건조량 1억 GT’를 달성했고, 2015년에는 누적 선박 2000척 건조를 달성해 조선업 역사상 최단 기간 최대 건조 실적이라는 신기록을 수립하기도 했다.

이 기간 현대중공업과 울산시는 동고동락(同苦同樂)했다. 조선업이 한창 호황기였던 시절, 울산시는 우리나라 평균소득 1위 지역으로 꼽힐 정도였다. 현대중공업 임직원이 울산시 지역경제 활성화에 미치는 영향도 상당했다.

반면 2018년 조선업 대불황 등으로 현대중공업이 힘든 시기를 보낼 때에는 울산 지역경제도 어려움을 겪었다. 당시 수주절벽으로 일감이 동나면서 현대중공업은 대규모 인력감축 등의 구조조정을 단행해야만 했다. 실직자가 다수 발생하자 지역경제 역시 침체기에 빠졌다.

울산시는 지역 주력산업인 조선업을 부활시키기 위해 다양한 지원 정책을 펼쳤다. 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에 활기가 돌아야 지역경제 역시 살아날 것이란 판단에서다.

구조조정으로 퇴직한 이들이 재취업에 성공할 수 있도록 매달 100만원을 지원한 바 있다. 또 최근에는 조선업계 인력부족 해소를 위해 해당 산업에 취업을 희망하는 청년층에 월 20만~200만원을 지급하고 있다. 또 이들을 위해 지방세·교육세 등 지역에 내는 세금에 납부유예기간을 주기도 했다.

울산시는 “현대중공업을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이 울산에 미치는 영향은 상당하다”며 “앞으로도 상생과 협력을 바탕으로 한 동반성장으로 울산의 조선소 경쟁력을 한층 강화해 인구증가와 지역경제 발전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다양한 정책 지원을 아끼지 않을 방침”이라고 밝혔다.

현대중공업이 올해 1월 울산 동구청에 5600만원 상당의 설 명절 위문품 및 온누리 상품권 등을 전달한 모습. /사진=현대중공업
현대중공업은 올해 1월 울산 동구청에 5600만원 상당의 설 명절 위문품 및 온누리 상품권 등을 전달했다. /사진=현대중공업

현대중공업은 울산시의 지원과 업황 회복 등에 힘입어 예전의 모습을 되찾고 있다. 이에 따라 울산시가 그동안 실시한 지원정책에 보답하기 위해 지역 소외계층을 위한 여러 활동을 전개 중이다. 지역 밀착형 기업과  지방자치단체의 대표 상생 사례라고 평가할 수 있다.

현대중공업은 설·추석 명절에 각종 위문품 및 기부금을 울산시에 기탁하고 있다. 올해 설에는 울산 동구 저소득세대와 사회복지시설을 위해 4250만원 규모의 온누리상품권과 1400만원 상당의 위문품을 전달했다. 온누리 상품권은 지역 전통시장에서 쓸 수 있는 것으로 현지 상권을 자연스럽게 살리는 계기가 된다.

울산 사회복지시설 24개소와 동구 지역 경로당 23개소에 매달 쌀도 전달하고 있다. 최근에는 경로당과 무료 급식소로도 범위를 넓혀 지역사회에 대한 감사를 잊지 않는 모습이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울산의 성장이 곧 회사의 발전”이라며 “지역발전으로 신규 임직원이 영입될 수 있고, 현재 근무 중인 이들도 안정적인 거주환경에서 업무효율이 더욱 증대될 수 있다. 앞으로도 울산 사회와 경제 발전을 위해 많은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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