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장기이식 연구의 최신 현황과 전망’이라는 주제로 강연
“돼지 각막과 췌도 사람 이식 이뤄지고 있어”
“연구 활발···돼지 사육 및 임상 설계 등 과제도 남아”

강정택 엠젠플러스 생명공학연구소장이 21일 서울 중구 전국은행연합회에서 시사저널e 주최로 열린 2021 제약바이오 국제포럼에서 강연하고 있다. / 사진=시사저널e
강정택 엠젠플러스 생명공학연구소장이 21일 서울 중구 전국은행연합회에서 시사저널e 주최로 열린 2021 제약바이오 국제포럼에서 강연하고 있다. / 사진=시사저널e

[시사저널e=송준영 기자] “동종(同種) 장기 이식에서 이종(異種) 장기 이식으로 패러다임이 전환되고 있다.”

이종장기 이식용 형질전환 돼지 개발 전문가인 강정택 엠젠플러스 생명공학연구소장이 21일 서울 중구 전국은행연합회에서 시사저널e 주최로 열린 2021 제약바이오 국제포럼에서 ‘이종장기이식 연구의 최신 현황과 전망’을 주제로 강연하며 이같이 말했다.

이종 장기 이식은 종이 다른 동물의 조직이나 세포, 장기를 난치병이나 불치병으로 고통받고 있는 사람에게 이식하는 것을 말한다. 강 소장에 따르면 15년 전 활발하게 연구가 이뤄지다 침체를 맞았던 이종 장기 이식은 최근 유전자 가위 기술, 동물 복제 기술로 인해 최근 다시금 활발하게 다뤄지고 있는 상태다. 

그는 “100세 시대가 왔다고 할 정도로 기대수명이 상당히 올라갔다. 그럼에도 만성 당뇨, 만성 신부전 등 만성질환이 많고 고통받는 사람들이 많다. 이에 장기 이식 수요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지만 뇌사자, 사망한 분을 통한 공급은 부족할 수밖에 없다. 장기 밀매와 같은 사회적인 문제로도 번지고 있다”며 “수요·공급 불균형을 동물의 장기를 통해서 해결해보고자 이종장기 이식이 나왔다”라고 소개했다.  

그는 이종 장기 이식이 현재 실제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종 장기 이식 대상으로 영장류 대신 돼지가 각광받고 있다. 돼지는 장기 크기가 사람과 비슷하고 영장류 보다 새끼를 많이 낳기 때문”이라며 “이미 돼지를 이용한 이종 장기 이식이 실제 이뤄지고 있는 상태다”라고 밝혔다. 

그에 따르면 돼지의 각막과  췌도(췌장의 내분비 세포의 군집)는 이미 사람에게 이식되고 있다. 그는 “중국에서는 2015년부터 임상에 성공하면서 연 100건이 넘는 이식 사례가 나오고 있다”며 “당뇨 치료 대안으로 꼽히는 췌도 이식도 뉴질랜드 바이오기업을 통해 글로벌 3상 임상을 진행 중이다”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돼지의 각종 장기도 영장류를 통해 연구가 진행되고 있는데, 돼지 심장을 이식받은 영장류는 3년 이상을, 간은 1년, 신장은 6개월 이상 생존하고 있다는 결과가 나왔다”며 “동종 이식을 대기하다가 병세가 악화된 환자들에게 이식을 기다리는 동안 1~3년 간 병세를 늦출 수 있는 방법으로도 이종 장기 이식이 대안으로 꼽히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종 장기 이식이 미국과 유럽 등 세계적으로 활발히 연구되고 있다고 전했다. 국내에서도 활발하게 연구가 진행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국내는 기술력은 있는데 제도적인 거부감이 있었다”면서 “최근 관련법 제정으로 이종 이식이 가능해진 상태”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우리나라가 선도적인 역할을 하기 위해선 몇 가지 한계를 벗어날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무균상태인 돼지를 사육하고 형질전환 돼지를 만들어 낼 수 있는 인프라를 갖춰야 하고 임상을 어떻게 진행할 것인가 임상설계도 필요하다”며 “머지않아 이런 부분들이 갖춰질 것으로 기대하며 대한민국이 세계를 선도할 수 있는 시대가 올 것이라고 본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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