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노동부 13~18일까지 전국 콜센터 점검
통신사, 금융사 속속 대책 마련

SK텔레콤은 지난 12일부터 희망하는 콜센터 직원을 대상으로 재택근무를 시행했다. 사진은 이날 서비스에이스 서울 고척 고객센터 모습. / 사진=SK텔레콤
SK텔레콤은 지난 12일부터 희망하는 콜센터 직원을 대상으로 재택근무를 시행했다. 사진은 이날 서비스에이스 서울 고척 고객센터 모습. / 사진=SK텔레콤

콜센터에서 코로나19 집단감염 사례가 나오자 고용노동부가 팔을 걷어붙였다. 고용부는 13일부터 전국 콜센터에 대한 긴급 전수조사에 나서기로 했다. 기업들도 콜센터 직원의 재택근무를 도입하고 띄어앉기를 하는 등 조치를 취하고 있다.

13일 고용부에 따르면 좁은공간에 노동자들이 밀집돼 있어 감염 위험이 높은 전국 1358개 콜센터에 대한 긴급점검을 이날부터 오는 18일까지 실시한다. 고용부는 먼저 전국 콜센터의 실태를 신속히 파악하고 사업장 규모별로 자체 점검, 사업장 방문, 전담 감독관 지정 등으로 구분해 지도·점검과 모니터링을 강화하기로 했다.

점검은 18개 항목으로 구성된 ‘코로나19 예방 및 확산 방지를 위한 콜센터 사업장 점검표’를 바탕으로 진행된다. 점검표는 전담조직 및 매뉴얼, 사무실 환경, 근무형태, 위생‧청결관리, 의심 증상 조치 등으로 구성됐다.

고용부 관계자는 “점검을 마친 뒤에도 계속 모니터링을 해서 콜센터 사업장을 관리할 계획”이라며 “코로나19 감염에 취약하지 않게 개선하도록 권고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권고한 내용이 지켜지지 않는다고 해서 처벌하거나 영업을 정지할 수는 없다. 개선 지도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셈이다.

앞서 고용부는 지난 12일 서울 구로 콜센터 집단발생 사례와 관련해 사무공간이 밀집되어 있는 등 근무환경이 감염에 취약한 사업장 중 하나인 콜센터에 대한 집단감염 예방지침 마련해 배포했다.

콜센터 감염병 예방 지침에 따르면 사업장은 전담 조직 또는 전담자를 지정해 사업장 대응 매뉴얼을 마련해 콜센터 전체 노동자들에게 이를 안내·전파해야 한다. 의심환자 발생 시 즉각 대응할 수 있도록 보건소‧의료기관과 비상연락체계도 구축해야 한다.

밀집을 최소화하고 노동자 사이에 투명 칸막이나 가림막을 설치해야 한다. 특히 책상 위치나 방향 조정 등을 통해 책상 간 간격, 노동자 간 간격을 1m 이상으로 조정하라고 고용부는 권고했다. 개인별로 고정 근무자리를 배치해 자리 이동을 막고 동시 근무 인원을 최소화를 위해 유연근무제, 점시시간 시차 운영 등을 활용하면 된다.

공조기‧공기청정기 등을 설치하고 2시간 마다 1회 이상 창문을 열어 환기하고, 책상, 의자, 사무기기 등을 1일 1회 이상 소독하도록 했다. 전화기, 헤드셋, 마이크 등 비말 접촉이 우려되는 접촉면의 경우 1회용 덮개나 필터를 사용하거나 수시로 교체해야 한다. 소독이 가능한 경우 1일 1회 이상 실시하도록 했다.

또한 하루 2회 이상 발열 증상 여부를 확인하도록 하고, 증상자가 발생하면 즉시 관할 보건소 또는 1339 콜센터에 신고하도록 했다.

고용부는 10인 미만 콜센터 840개소는 지침을 안내하고 자체 점검을 실시하도록 하고 개선을 지도하기로 했다. 10~50인 미만 콜센터 256개소는 사업장을 감독관이 방문해 지침을 제대로 이행하고 있는지 지도·점검한다. 50인 이상 콜센터 262개소는 전담 감독관을 지정하고 사업장 지도·점검과 매주 모니터링을 실시하기로 했다.

고용부는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에서 위탁·운영하는 콜센터 156개소는 해당 부처가 관리를 강화하도록 했다. 금융기관·통신회사·홈쇼핑 등 콜센터를 많이 활용하는 업체에 대해서는 소관부처와 협의해 감염병 예방관리를 강화하기로 했다.

이미 콜센터에서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SK텔레콤은 지난 12일부터 콜센터 직원을 대상으로 재택근무를 시작했다. SK텔레콤은 전국 콜센터 직원 6000명 중 재택근무 의사를 밝힌 1500명을 대상으로 재택근무를 시행하고 있다.

KT는 콜센터 운영인력의 20%인 1200명을 전국 거점에 분산 배치했다. 최대한 상담 공간을 분산하고 콜센터 이원화도 시행하고 있다. 이와 함께 현재 300명 수준인 재택근무도 확대할 예정이다. LG유플러스는 사이버 상담사 등을 대상으로 지난 11일부터 순차적으로 재택근무에 들어갔다.

금융사들도 사업장 내에서 거리두기를 실천하고 있다. 삼성카드는 콜센터 직원들이 교대 근무를 하고 있다. 전체 직원의 3분의 2가량 근무하도록 하고 자리를 띄어 앉아서 업무를 보고 있다. 농협생명, 한화생명, 현대해상, DB손해보험도 마찬가지로 한 자리를 비우고 앉아서 직원 간 거리를 넓혔다. 현대카드는 콜센터 자체 식당 운영을 멈추고 개별 식사로 전환하고 점심시간도 분산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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