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은 코스피서 5조원 가까이 팔아치워 반대 움직임
코로노19 악재에 대한 해석이 달랐던 점이 행보 가른 듯
개인 저점 매수 전략 통하려면 지수 큰 폭으로 반등해야

국내 증시가 큰 변동성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개인과 외국인의 줄다리기가 치열해지고 있다. 개인은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확진 이슈가 발생한 지난달 중순 이후부터 대규모 순매수에 나선 반면 같은 기간 외국인은 순매도를 이어나가고 있다. 외국인이 내놓은 물량을 개인이 받아내는 형국으로 두 투자 주체의 힘겨루기가 어떤 결과로 이어질 지 주목된다.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에서 개인 투자자는 코로나19 확진 이슈가 불거졌던 지난달 17일부터 이달 3일까지 12거래일 연속 순매수 행진에 나섰다. 이 기간 누적 순매수 규모만 5조3536억원으로 올해 개인 누적 순매수 규모인 10조5510억원의 절반을 넘어선다. 

개인과 외국인의 투자 전략이 갈리고 있다. / 표=시사저널e.
개인과 외국인의 투자 전략이 갈리고 있다. / 표=시사저널e.

반대로 외국인은 순매도를 보이고 있다. 외국인은 같은 기간 2거래일을 제외하고 순매도로 일관하면서 4조9881억원어치를 시장에 내던졌다. 이는 올들어 지난달 14일까지 8842억원어치를 순매수한 것과는 정반대되는 모습이다. 글로벌 코로나19 확산 우려가 불거지자 포지션을 바꾼 것으로 분석된다. 

코스피는 외국인의 순매도에 영향을 받으면서 큰 폭으로 하락했다. 기관도 이 기간 8890억원어치를 순매도하며 지수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 지난달 17일 2243.07에 시작했던 코스피는 이달 2일 장중 1969.34까지 12.2% 급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후 소폭 반등하기는 했지만 지난달 지수 고점을 회복하기에는 역부족인 상태다.  

두 투자 주체의 격전지는 삼성전자다. 이 기간 개인의 순매수 1위 종목은 삼성전자였는데 2조3446억원어치를 장바구니에 담았다. 반면 외국인의 순매도 1위 종목 역시 삼성전자인데 2조5208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외국인이 삼성전자를 내다판 물량을 사실상 개인 투자자가 받은 셈이다. 이 기간 삼성전자 주가는 6만1600원에 시작해 5만5400원으로 10% 가량 하락했다.  

개인과 외국인의 엇갈린 행보는 코로나19에 대한 인식차이로 분석된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개인은 코로나19의 영향이 과거 사례처럼 오래 가지 않을 것으로 판단하고 저점 매수에 나선 것으로 볼 수 있다”며 “외국인은 이와 반대로 코로나19의 영향이 국내 실물 경제뿐만 아니라 글로벌 경기에도 장기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안으로 본 것 같다”라고 분석했다. 다만 4일 장 시작 이후 개인 투자자는 매도, 외국인은 매수에 나서고 있어 이들의 생각 변화도 감지되고 있다. 

현재 흐름에서 증시가 큰 폭으로 반등하고 순매도가 이어지지 않는다면 개인 투자자가 성과를 낼 가능성이 높다. 지수가 내려간 상태에서 주식을 내다 팔기 시작하면 손실을 확정짓는 효과밖에 나오지 않는 까닭이다. 그동안에도 개인 투자자는 증시 급락 초기 매수에 나서고 지수가 바닥에 다다랐을 때 매도에 나서면서 큰 손실을 보는 경우가 많았다. 

반대로 공매도를 이용해 증시를 짓눌렀던 외국인 투자자는 지수가 큰 폭으로 반등하면 손실을 볼 여지가 있다. 외국인 투자자의 공매도 일일 거래대금은 지난달 19일까지는 1000억원대 수준에 머물렀지만 20일부터는 2000억원대로 급증했다. 특히 지난달 28일에는 3862억원을 기록하며 최근 1년 중 가장 큰 규모의 공매도가 나왔다.

단위=억원. / 그래프=시사저널e.
단위=억원. / 그래프=시사저널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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