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블릿·노트북 등으로 공급 확대···中 디스플레이 업체도 공략

강화유리가 적용된 갤럭시Z플립(사진 왼쪽)과 투명 폴리이미드가 적용된 갤럭시폴드 / 사진 = 삼성전자
강화유리가 적용된 갤럭시Z플립(사진 왼쪽)과 투명 폴리이미드가 적용된 갤럭시폴드 / 사진 = 삼성전자

 

폴더블 디스플레이 커버윈도우 소재 패권을 두고 유리와 필름진영 경쟁이 한창이다. 삼성전자를 비롯한 글로벌 업체들이 유리 소재 채용을 고려하는 가운데 투명 폴리이미드(PI) 사업에 선제 투자한 국내 기업들은 매출처 다변화에 공 들인다. 폴더블 수요가 늘고 있는 중국 업계를 본격 공략하거나 폴더블 태블릿 등 다양한 애플리케이션 적용을 통해 판로 확보 노력을 지속할 전망이다. 

25일 소재업계에 따르면 국내 코오롱인더스트리, SKC 등 필름 소재 업체들은 국내외 디스플레이 업체에 투명 PI 필름 시제품을 공급중이다. 코오롱인더스트리는 지난 20일 진행한 실적 발표 IR을 통해 “구미 CPI 라인은 최대치로 가동 중이며 기존 외 고객사 및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에 적용하기 위해 샘플 테스트 중”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말 양산 체제를 완비한 SKC도 연내 제품 공급을 목표로 고객사 영업 중이다. SKC가 투명PI 필름을 생산하면 자회사인 SKC하이테크앤마케팅이 하드코팅을 담당한다. 이 회사는 앞서 특허청에 TPI라는 투명PI 필름 브랜드명을 출원했다. 아직 투명PI가 본격적으로 매출 실적에 기여하진 않았지만 회사 측은 향후 접는 애플리케이션이 다양해지면서 매출처를 확보할 것으로 예상했다. SKC 관계자는 “폴더블 디바이스를 준비하는 고객사에 시제품을 선보이고 있다”면서 “고객사 요청이 있을 경우 폴더블 태블릿과 같은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에 공급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양사에 투명PI는 필름 사업의 성장 동력이다. 투명PI 필름은 유색 PI에서 색을 빼고 경도를 개선하는 등 추가 공정을 거친다. 부품 단가가 높은 고부가 수익원이다. 코오롱인더스트리는 "CPI 사업이 지난해 4분기 필름 사업 수익성에 기여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양사 모두 선제적 투자를 통해 양산 체제를 갖췄다. 코오롱인더슽리는 지난해 초 연간 1000만대 규모의 투명PI 양산 체제를, SKC 역시 지난해 10월 충분 진천공장에 투명PI 양산 체제를 완비했다.

현재 폴더블 디스플레이의 커버윈도우 소재 시장은 투명PI와 초박형강화유리(UTG)가 양분한다. 커버윈도우는 디스플레이 상단에서 외부 이물질과 충격으로부터 기판을 보호하는 부품이다. 두 소재 모두 장단점이 뚜렷하다. UTG는 투명PI보다 경도가 높고 고급스러운 느낌을 주는 반면 투명PI는 유연하고 깨지지 않는다. 이 가운데 국내 고객사 중 '큰 손'인 삼성디스플레이는 커버윈도우 전략을 ‘투 트랙’으로 간다.

삼성디스플레이는 ‘갤럭시 Z 플립’에 탑재된 UTG 커버윈도우를 ‘삼성 UTG’라는 이름으로 상표권을 출원했고 ‘갤럭시 폴드’에 채용된 투명 PI 커버윈도우의 상표 출원을 준비 중이다. 독자 기술력을 자랑하는 한편 향후 폴더블 디스플레이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갤럭시폴드엔 일본 스미토모화학이 생산한 투명PI를 동우화인켐이 하드코팅 처리한 커버윈도우가 채용됐다. 

시장에선 삼성전자가 이르면 올 하반기 출시할 갤럭시폴드의 후속작에 UTG가 채용될 가능성을 점친다. 앞서 폰아레나 등 외신은 올 하반기 갤럭시폴드 후속작이 출시될 것이란 전망을 제기한 바 있다. IT개발자 전문매체 XDA디벨로퍼의 필진 맥스 웨인바흐 역시 S펜이 탑재될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투명PI 보다 경도가 높은 UTG 채용 가능성에 힘이 실리는 이유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 내부적으로도 UTG와 투명PI 소재 채용을 두고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면서 “신제품 계획을 두고 삼성전자가 UTG를, 삼성디스플레이가 투명 PI 채용을 고민하는 상황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투명PI 사업을 준비하던 국내 소재 업체들은 스마트폰을 넘어선 매출처 다변화에 나설 전망이다. 디스플레이 업계선 폴더블 스마트폰 뿐만 아니라 태블릿, 노트북 등 제품 수요가 늘고 있다. 올 하반기 레노버가 선보일 씽크패드 X1 폴드 등이 대표적인 제품이다. 이 제품은 접는 태블릿 PC다. 13.3인치 화면에 3R 수준 곡률이 적용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디스플레이 기판을 보호하기 위한 부품 소재로 투명PI가 채용되는 것으로 전해진다. 

소재 업계 관계자는 "아직 투명PI 시장은 초기 단계라 스마트폰에 주로 채용되는 상황"이라면서 "향후 태블릿이나 노트북을 중심으로 다양한 폼팩터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고객사 의향만 있다면 언제든 공급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해외 디스플레이 업체로도 판로 확대가 예상된다. 폴더블 수요가 확대되는 중국 스마트폰 시장이 유력하다. 시장에선 지난해 코오롱인더스트리가 로욜, 화웨이, 모토로라 등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에 디스플레이를 공급한 BOE 등에 투명PI를 공급해 판로를 개척한 것으로 보고 있다. 내달 출시될 화웨이의 후속 모델 '메이트Xs'에도 전작과 같은 디스플레이 패널과 커버윈도우가 채용될 전망이다. 화웨이는 메이트X의 내구성을 높이기 위해 커버윈도우에 투명PI를 두 장 채용했다.  

업계 관계자는 "화웨이가 코로나19 이슈에도 차질이 없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신제품 출시 일정을 확정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전작 대비 힌지나 기판 부분에서 보완이 있었을 뿐 사실상 전작과 동일한 패널을 채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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