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디스플레이 폴더블 노트북에 주력···스마트폰용 투자 여력 없어

CES2020에서 LG디스플레이 전시장에 전시된 폴더블 노트북 모습. /사진=윤시지 기자
미국 라스베이거스 CES2020 LG디스플레이 전시장에 전시된 폴더블 노트북 모습. /사진=윤시지 기자

LG전자가 올해도 탈착식 '듀얼스크린' 스마트폰에 승부를 걸 전망이다. 전자업계가 스마트폰을 넘어 노트북까지 '접는' 가운데 경쟁에 뒤처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4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내달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MWC에서 G9과 V60 씽큐 등 플래그십 모델을 공개한다. 이중 LG V60 씽큐는 듀얼스크린 적용 모델로 출시된다. 올 상반기 플래그십 모델 중 폴더블 디스플레이를 적용한 스마트폰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LG전자가 폴더블 스마트폰 양산을 하지 않는 배경으로 주요 패널 공급사인 LG디스플레이의 투자여력이 지목된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 1조원대 적자를 기록했으며 재무통 정호영 사장이 대표이사로 내정되면서 전사적인 긴축에 돌입해 폴더블 양산공장 추가 투자 여력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LG디스플레이는 올해 스마트폰 대신 노트북용 접는 OLED 디스플레이 양산을 시작한다. 올 하반기 출시될 레노버 씽크패드 X1 폴드 모델에 디스플레이를 공급한다. 패널 양산 시점은 올 2분기로, IT 및 전장용 디스플레이를 만드는 구미 공장에서 패널을 양산한다. 전자업계는 LG디스플레이가 이미 공급처를 확보한 노트북용 폴더블 양산을 시작하면 당분간 스마트폰용 폴더블 양산은 더 더욱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전자 업계 관계자는 “LG디스플레이의 레노버향 노트북 개발은 지난 3년 전부터 시작된 프로젝트로, 폴더블 모바일 디스플레이 사업과는 전혀 별개인 것으로 안다"며 “아직 회사의 경영 상황이 좋지 않아 폴더블 스마트폰 분야에 추가 투자를 할 여력이 크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LG전자는 여타 패널 공급사로부터 폴더블 스마트폰 디스플레이를 수급받기 어려운 상황이다. 현재 플렉시블 OLED 시장은 경쟁 관계인 삼성디스플레이가 주도한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해 출시한 갤럭시폴드에 이어 내달 공개될 클램쉘 디자인의 차기작에 패널을 공급한다.

아직 폴더블 디스플레이 시장이 초기 단계인 상황에서 삼성디스플레이가 삼성전자와 경쟁인 LG전자에 부품을 공급할 가능성은 낮다는 평가다.

중국 패널 제조사 BOE도 폴더블 디스플레이를 시장에 내놓고 있지만 품질과 생산 규모에 있어선 물음표가 붙는다. BOE는 지난해 화웨이의 메이트X에 패널을 공급한 데 이어 올해 출시될 모토로라 레이저에 폴더블 패널을 공급할 예정이다.

그러나 두 제품 모두 물량이 적은 데다가, 레이저는 양산 시점이 무기한으로 밀린 상태다. 모토로라 측은 “예상보다 고객 수요가 많아 증산 준비 중”이라는 입장이나, 시장에선 BOE의 패널 양산 수율이 10% 수준에 그쳐 출시 시점을 조정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LG전자는 시장성이 검증된 혁신 제품으로 스마트폰 시장에 다시 승부수를 던지겠다는 입장이다. 권봉석 LG전자 사장은 지난 CES 기자간담회를 통해 “롤러블 TV가 있는 회사가 폴더블을 못 하겠나. 못한 것이 아니라 안한 것”이라면서 “경쟁사들과 달리 우리는 아직 폴더블에 대해선 시장성에 물음표가 붙는다고 보고 있어, 시간이 걸리더라도 더 혁신점인 제품으로 프리미엄 시장에 변화를 줄 것”이란 입장을 밝혔다.

저작권자 © 시사저널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