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항공 지난해 리스비용만 6035억원, 티웨이항공 매출액에 근접한 수준
5년간 운용리스 총액은 2조9481억원으로 대한항공보다 1조원 많아

아시아나항공 감사보고서 ‘한정’ 의견으로 시작된 재무부실 사태에 회사 매각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금호아시아나는 주채권단인 KDB산업은행(산은)에 경영정상화를 위한 자구계획을 제출했지만, 산은은 금호아시아나의 자구계획안을 도로 돌려보냈다. 산은은 지난 11일 채권단 회의를 개최한 결과, “금호아시아나그룹이 제출한 자구계획에 실질적 방안이 없어 시장의 신뢰를 회복하기 미흡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금호아시아나가 제출한 자구계획안에 진정성이 없다고 판단한 셈이다.

이번 아시아나항공 재무부실 논란은 지난달 22일 아시아나항공의 외부감사인인 삼일회계법인이 감사보고서 한정 의견을 내면서 시작됐다. 감사 결과 지난해 1784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됐던 영업이익이 감사 결과 887억원으로 나타났다. 아시아나항공은 충당금 등을 새로 반영해 감사의견을 ‘적정’으로 돌려놨지만, 이는 단지 ‘눈 가리고 아웅’ 수준에 불과했다. 재무제표를 수정한 결과 영업이익은 282억원으로 곤두박질 쳤고, 순손실도 1050억원에서 1959억원으로 대폭 늘었다.

아시아나항공의 재무부실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는 높은 리스비용이 꼽힌다.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은 2018년 말 기준 에어캡 아일랜드 리미티드 등의 리스회사로부터 항공기 82대와 엔진 30대를 리스해 운용 중이며, 여기에 6035억원의 비용을 지출했다. 이는 지난해 티웨이항공이 기록한 매출액 7319억원에 근접하는 수치다.

/이미지=이다인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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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나항공은 대한항공이 항공기를 구매해서 운용하는 것과는 달리 리스를 통해 운용한다. 운용리스는 리스회사로부터 항공기를 도입하고 대여료를 사용하는 방식으로, 항공기를 구매한 뒤 할부금을 나눠 내는 방식의 금융리스와 구별된다.

지난해 아시아나항공의 매출액 대비 리스비용 비율은 8.4%에 달했다. 영업이익률이 불안정한 추이를 보이는 가운데서도 리스비용은 꾸준히 8%대를 유지했다. 아시아나항공의 매출액 대비 운용리스 비용 비율은 2014년 6.99%에서 2015년 8.0%로 약 1%포인트 오른 이후 2016년 8.9%, 2017년 8.3%, 2018년 8.4% 등 꾸준히 8%대에 머물러 있다.

산은이 금호그룹이 제출한 자구계획서를 반려하며 매각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지만, 매각되더라도 아시아나항공의 재무건전성을 개선하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릴 것으로 관측된다. 항공사들이 리스사와 통상 5년 내외의 리스계약을 맺는 만큼, 원가절감을 통한 수익성 개선을 위해선 상당한 시간이 필요한 셈이다.

실제로 아시아나항공이 향후 5년간 지출해야 할 운용리스 총액은 2조9481억원에 달한다. 대한항공이 향후 5년간 리스비용으로 사용할 금액이 1조8151억원인 점을 고려하면 약 1조원 넘는 비용을 리스운용에 사용했다.

/이미지=이다인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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