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입금 전년 대비 1조원↑…중국 철수 비용 반영
매출·영업이익 감소…당기순손실 1년 새 20배 확대
할인점·슈퍼 사업 매출 급감

지난해 롯데쇼핑의 재무구조는 급격히 악화됐다. 중국사업을 중단한 이후 철수 과정에서 일어난 차입금이 대거 반영되면서다. 여기에 실적은 내리막길을 걸으며 대규모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현금흐름도 전년보다 1조원 넘게 떨어졌다.

11일 사업보고서(2018년 12월 말 기준)에 따르면 롯데쇼핑의 순차입금은 지난해 5조1116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3조9935억원) 대비 1조원 이상 상승한 금액이다. 순차입금비율(자본총계에서 순차입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7년 29.6%에서 40%로 늘어났다. 부채비율도 113.3%를 기록하며 전년(109.33%)보다 확대됐다.

재무부담이 늘어난 배경은 중국 사업 철수 비용으로 인한 차입금이 증가하면서다. 롯데쇼핑은 지난해부터 중국 내 마트 등의 할인점을 매각·청산하고 있다. 올해는 백화점 사업 역시 철수할 계획이다.

/ 그래픽=김태길 디자이너

이런 가운데 실적은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롯데쇼핑은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 17조8208억원, 영업이익 5970억원, 당기순손실 4650억원을 기록했다. 당기순손실은 2017년(-206억원)보다 20배 가까이 늘어난 것이다.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각각 0.6%, 25.5% 감소했다.

실적 악화는 할인점·슈퍼 사업 부진 등의 영향이 컸다. 롯데쇼핑은 백화점·할인점·전자제품 전문점·슈퍼·기타사업 등을 영위하고 있다. 매출 기준 각 사업 비중은 할인점이 35.%로 가장 높고 전자제품 전문점(23.1%), 백화점(18.1%), 슈퍼(11.1%), 기타사업(12.1%) 등이다.

백화점의 이익이 소폭 증가한 것을 제외하면 나머지 사업들은 이익이 축소됐다. 특히 할인점과 슈퍼는 손실폭이 확대됐다. 할인점 사업은 영업손실 2874억원을 기록하며 전년(-2286억원) 보다 더 악화됐다. 슈퍼 사업도 2년 연속 적자를 나타냈다. 슈퍼 사업은 621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도(-46억원) 대비 10배 이상 확대된 것이다.

/ 그래픽=김태길 디자이너

할인점 사업은 중국 할인점의 중단사업손익이 반영되면서 손실폭을 키웠다. 롯데쇼핑은 2008년 중국 유통사업에 진출한 이후 대규모 손실을 기록하고 있다. 사드사태 이후에는 롯데마트 100개 점포가 영업정지 되는 등 시장상황이 녹록치 않았다. 롯데쇼핑이 지난해 중국으로부터 발생한 매출은 2017년 6341억원에서 1514억원으로 급감했다. 

주요 사업의 부진은 현금흐름 악화로 이어졌다. 지난해 말 연결기준 롯데쇼핑의 영업활동으로 인한 현금흐름은 1732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 감소와 당기순손실 확대가 반영됐다. 이는 전년(1조5693억원) 대비 88.9% 감소한 금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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