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 브랜드, 아반떼·아이오닉5 등 고평가 받으며 우상향
2030년까지 판매량 4배 끌어올릴 것
제네시스, 한국과 미국서 고급차 시장 점유율 확대···EREV·HEV 출
[시사저널e=박성수 기자] 현대자동차가 올해 고성능 브랜드 ‘N’과 럭셔리 브랜드 ‘제네시스’ 10주년을 맞이했다.
현대차는 그동안 대중 브랜드로 이름을 알리며 판매량만 놓고 보면 세계 최정상급 자리를 차지했으나, 고성능과 고급차 시장에선 두각을 드러내지 못했다.
두 시장 모두 단순 차량 성능 뿐 아니라 오랜 기간 축적된 브랜드 가치와 명성 등에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에 기존 유럽 강자들의 벽을 넘지 못했다.
하지만 현대차는 N과 제네시스 브랜드에 대한 꾸준한 투자를 이어오면서 최근 들어서는 해외에서도 상품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으며, 추후 라인업을 늘리면서 영향력을 확대할 방침이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최근 열린 CEO 인베스터데이에서 오는 2030년 N 브랜드 연간 판매 목표를 10만대로 제시했다.
이는 작년 N 브랜드 판매량인 2만3000여대 보다 4배 이상 많은 수치다.
N 브랜드는 ‘일상의 스포츠카’를 강점으로 슈퍼카 대비 저렴한 가격에 고성능 차량을 선보이면서 지난 10년간 꾸준히 인기를 끌어왔다.
특히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경영 일선에 나서면서부터 N 브랜드를 포함한 고성능 시장 공략이 본격화됐다.
정의선 회장은 지난 2014년 고성능차 개발 총괄책임자인 알버트 비어만을 고성능차 담당 부사장으로 영입하며 고성능차 시장 진출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또한 고성능 사업부를 신설하고, BMW 고성능 브랜드 ‘M’ 출신 토마스 쉬미에라 부사장을 임명하는 등 슈퍼카 시장 진출을 이어갔다.
국내에선 아반떼 N이 ‘가성비 스포츠카’로 각광을 받으면서 N 브랜드가 본격적으로 두각을 드러내기 시작했으며, 전기차 시대를 맞이해 아이오닉5 N, 아이오닉6 N 등이 나오면서 고평가를 받고 있다.
아이오닉5 N은 650마력에 달하는 출력과 770Nm 최대토크, 제로백(정지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도달하는 시간) 3초대의 성능을 보유해 기존 슈퍼카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해외 유튜브 등 자동차 커뮤니티에선 아이오닉5 N을 슈퍼카의 기준으로 보는 사람들도 늘어나고 있다.
현재 N 브랜드는 한국, 미국, 유럽 등 자동차 선진국을 중심으로 팔리고 있으며, 추후에는 호주, 영국, 캐나다 등까지 영역을 확대할 방침이다.
또한 현재 5개인 N 브랜드 라인업을 2030년까지 7개 모델 이상으로 늘릴 계획이다. 아울러 전기차 기반 N 모델 외에도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탑재한 고성능 모델 개발도 병행한다.
현대차가 N 브랜드에 힘을 주는 것은 단순 고성능 시장 판매 확대 뿐 아니라, 브랜드 이미지 향상 측면에서도 효과가 크기 때문이다. 현대차는 내연기관 시절엔 후발주자로 시작해, 독일·영국·프랑스·이탈리아 등 유럽 브랜드 대비 인지도나 명성이 낮아 대중차 브랜드 이미지를 벗기 쉽지 않았다.
하지만 전기차를 시대에 접어들면서 모든 브랜드가 같은 출발선에 놓이게 되면서, 고성능차를 확대하며 브랜드 이미지와 평판을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브랜드 이미지 상승은 곧 고급·고성능 라인업 확대로 이어지며, 이는 수익성 향상으로도 직결된다.
◇ 제네시스, HEV까지 영역 확대
N 브랜드로 고성능 시장에 진출하며 올라간 브랜드 평판을 바탕으로 현대차는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 판매량을 확대할 방침이다.
제네시스는 출범 8년만에 100만대 판매를 달성하며, 국내에서 현대차 이미지를 높이는데 큰 공을 세운 바 있다.
당초 한국에선 현대차는 독일차에 밀린다는 이미지가 강했으나 제네시스 G80, GV80 성공으로 인해 독일차에 비해 밀리지 않는다는 평가를 받으며 고급차 시장에서도 빠르게 성장했다.
또한 국내는 물론 북미에서도 차량 성능에 대해 고평가를 받으며 판매량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제네시스 북미 판매량은 지난 2020년엔 1만6384대에 그쳤으나 이후 판매량이 매년 증가하며 작년엔 7만5003대로 4년만에 4배 이상 늘었다. 올해 1~8월에도 5만1973대를 기록하며, 연간 기준으로 작년대비 판매량이 더 증가할 전망이다.
제네시스는 오는 2030년 글로벌 판매 목표를 연간 35만대로 잡았다. 이는 올해 예상치인 22만5000대 대비 약 55% 높은 수준이다.
제네시스는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정체)을 우회해 소비자들을 매혹할 EREV(주행거리 연장형 전기차) 및 하이브리드 등 신차를 내놓으며 판매량을 끌어올릴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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