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바겐·폴스타·지프 등, 엄격해진 보조금 지급 기준 미달
지출 감수하고 판매흐름 유지에 힘써 “韓 시장 중장기 공략”
[시사저널e=최동훈 기자] 일부 수입차 업체들이 올해 강화한 전기차(BEV) 보조금 적용 기준에 대응해 전기차 신규 고객에게 자체 구매혜택을 제공한다. 보조금 적용 기준을 충족하기 어려운 여건 속에서 고객의 차량 구매 기회를 마련하기 위한 결단이다.
14일 현재 폭스바겐, 폴스타, 지프 등 수입차 업체들은 현재 출시했지만 정부 구매 보조금이 적용되지 않는 전기차 모델을 자체 할인해 판매 중이다.
폭스바겐 ID.5, 폴스타 폴스타2, 지프 어벤저 등 모델이 현재 각 사 공식 할인 적용 대상이다. 해당 모델 모두 올해 엄격해진 전기차 구매 보조금 지급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 것으로 파악됐다. 폭스바겐 코리아는 신규 기준에 따라 ID.5의 배터리 에너지 밀도, 1회 충전 주행거리에 대한 환경부 재평가를 받고 있다.
폭스바겐 코리아는 지난 2월 18일 ID.5를 출시한 후 국고보조금 215만원을 적용받아 지난달 초 고객에게 인도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작년 말 개정된 보조금 지급 기준을 충족하기 위한 절차를 기한 내 매듭짓지 못했고, ID.5는 출고 개시한지 2주도 채 안 된 같은달 12일 보조금 지급 대상에서 제외됐다. 폭스바겐 코리아는 ID.5의 보조금 적용 재개가 시작되기 전까지 지역별 고객들이 당초 수령할 수 있었던 전기차 보조금에 상당하는 액수로 자체 보조금을 지급할 계획이다.
폴스타2와 어벤저는 작년 새롭게 적용된 보조급 지급 기준 중 배터리 충전정보(SOC)를 전기차 충전기에 전송할 수 있는 기능을 탑재하지 않은 점으로 보조금 적용 대상에서 빠졌다. 환경부는 과충전, 화재 등 미연의 사고를 예방하려는 취지로 해당 요건을 마련했다. 이에 따라 급속충전기, 완속충전기 연결 시 SOC를 충전기로 전송할 수 없는 전기차엔 보조금 산정 공식에 곱해지는 안전계수가 ‘0’으로 매겨져 보조금이 0원으로 산출된다.
이 가운데 폴스타 코리아는 폴스타2에 400만원 상당의 자체 보조금을 트림, 고객 거주지에 상관없이 일률 적용해 판매하고 있다. 지난 4월 30일 배터리 용량을 줄이고 가격을 4390만원으로 기존 최저가(5490만원) 대비 1200만원이나 낮은 스탠다드 레인지 싱글모터 트림도 출시해 가격 장벽을 크게 낮췄다. 자체 보조금을 적용하면 3990만원에 구매 가능한 셈이다.
폴스타 코리아는 올해 폴스타2의 보조금 적용 기준을 충족해 보급량을 대폭 늘리는 전략 대신 자체 보조금을 투입해 한정 판매하기로 결정했다. 이는 치열한 시장 경쟁 속 선택한 브랜드 고급화 전략의 일환으로 내린 결단이다.
폴스타 코리아는 폴스타2 대신 현재 보조금을 적용받아 판매 중인 준대형 전기 크로스오버차량(CUV) 폴스타4를 주력 모델로 선정했다. 기본형(엔트리) 모델인 폴스타2에 대해선 브랜드 출범 후 첫 출시 모델로서 그간 축적된 인지도와 고객 수요를 고려해 일정 비중으로 판매할 계획이다.
지프 브랜드를 국내 운영 중인 스텔란티스 코리아도 어벤저의 2가지 트림 중 상위인 앨티튜드(Altitude)에 고객 거주지에 따라 최고 512만원의 할인혜택을 적용 중이다. 이에 따라 고객은 어벤저 앨티튜드 트림을 5640만원보다 인하한 5128만원에 구매 가능하다.
◇ 수입차 업체 “국산차 입지 강해, 점진적으로 공략 강화”
세 업체는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는 국내 전기차 시장에서 자체 자금 투입에 따른 지출 확대를 감수하고 전기차 판매를 지속해나간단 방침이다. 세 업체 모두 글로벌 시장에 걸쳐 전동화 전략을 적극 전개한단 공통점을 보인다. 이 가운데 세계 10위권 규모의 전기차 시장을 보유한 한국 공략에 힘 주고 있다. 각 사는 업황과 브랜드별 사업 현황을 고려해 업체별로 속도 조절하며 국내 전기차 판매 전략을 심화시켜나간단 방침이다.
수입차 업계 관계자는 “한국은 국산 전기차 입지가 강한 시장이기 때문에 수입차 업체들이 동급 수입 모델로 승부 보긴 어려운 곳”이라며 “그럼에도 보조금 지급 기준을 충족하거나 자체 보조금을 투입하는데 드는 지출을 감수하고 틈새 시장에서 긍정적 반응을 이끌어내는 것은 고무적인 부분”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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