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벤츠, 일부 차종 가격 인상 단행
다른 수입차 브랜드도 달러강세에 가격 압박 심해져
타이어 업계, 고무 가격 20% 이상 오르며 이달 가격 인상키로
[시사저널e=박성수 기자] 달러 강세가 지속되면서 자동차 가격도 연이어 오르고 있다. 원달러환율이 1450원대를 웃돌면서 원자재 가격 및 물가 상승 등 영향으로 차량 가격을 인상하는 추세다.
특히 이달부터 본격적으로 주요 수입차 브랜드와 타이어 업계를 중심으로 가격을 올리고 있어 업계 전반적인 가격 상승이 예상된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수입차 브랜드 1, 2위인 BMW코리아와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는 최근 차량 가격을 인상하기로 했다.
가격 인상폭은 차종마다 전부 다르나, 벤츠코리아의 경우 일부 차종에 대해 1~2% 정도 가격 인상이 이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BMW도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X시리즈를 중심으로 소폭 가격이 오르는 것으로 확인됐다.
가격 인상 이유는 환율 때문이다. 두 회사 모두 국내에서 차량 대금을 원화로 결제하지만 환율 상승으로 인한 원자재 가격 인상 및 물가 상승, 유로 환율 상승 등 영향으로 가격을 인상한 것으로 나타났다.
벤츠코리아 관계자는 “오는 4월 1일부로 일부 차종 가격이 인상될 예정이다”며 “고환율의 지속, 원자재 가격 및 물류비 인상 등 어려운 환경 속 불가피하게 인상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동안 낮은 인상률로 고객 부담을 최소화 하기 위해 노력해 왔으나, 이번 가격 인상으로 인한 고객 불편 최소화 하고자 사전 고객 공지를 진행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다른 수입차 브랜드도 환율 상승에 대한 압박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스텔란티스코리아는 앞서 올해 초 열린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달러 강세에 따른 부담감을 토로한 바 있다.
방실 스텔란티스코리아 대표는 “요즘과 같이 환율이 오르고 있는 시기에는 본사에서 가격을 올리라는 요구가 많아 압박이 크다”며 “많은 압력이 있지만 최대한 방어를 하려고 노력하는 중”이라고 밝혔다.
이지홍 혼다코리아 대표도 신형 오딧세이 출시 행사에서 “오딧세이는 미국 생산 물량을 들여오는 것이기 때문에 달러 강세와 원가 상승 등 영향을 받아 가격이 올랐지만, 환율 상승분을 100% 반영하지는 않았다”고 설명한 바 있다.
아직까지 수입차 브랜드들이 달러 강세에 따른 압박에도 가격을 올리지 않고 있으나, 이같은 현상이 장기화될 경우 가격 인상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 타이어 3사 일제히 가격 인상
타이어업계도 상황은 비슷하다. 한국타이어, 금호타이어, 넥센타이어 등 국내 타이어 3사는 이달 가격을 올리기로 했다. 원자재 가격이 최근 급등한 데다 달러 강세가 이어지면서 가격 인상 압박이 커진 것으로 풀이된다.
시장 조사업체 트레이딩이코노믹스에 따르면 지난 21일 타이어의 주 재료인 천연고무 가격은 1㎏당 1.97달러로 전년대비(1.60달러) 23% 올랐다. 지난해 말 태국에서 발생한 대규모 홍수 사태 이후로 고무 가격이 급등했으며, 이후에도 강세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또한 고무는 대부분 동남아에서 수입하는데, 대금을 달러로 결제하기 때문에 환율 상승에 따른 원가 부담이 커지게 된다.
고환율에 따라 원자재 및 물가상승이 이어지면서 다른 부품들 가격도 오를 가능성이 높아졌으며, 이에 따라 전반적인 자동차 가격 상승이 예상된다.
수입차 뿐 아니라 국내 완성차 업계 일부 차종도 올해 가격을 인상한 바 있다. 기아 EV3는 연식변경 모델을 내놓으며 일부 옵션 조정에 따라 50만원을 인상했으며, 르노코리아 그랑콜레오스도 올해 초 약 100만원 가격을 올렸다.
아울러 최근 자동차 업계가 부분변경 및 완전변경 모델을 내놓을 때마다 차 가격을 100만원 이상 올리고 있는데, 환율 상승 등 영향으로 가격 인상폭이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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