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자동차 생산량 멕시코에 밀려 7위로 하락
내수 한계에 美 관세·中 성장 등 수출도 악재
[시사저널e=박성수 기자] 국내 자동차 생산이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내수 시장 성장이 한계에 달한 상황에서 최근 고금리·경기침체 등 여파로 고가인 자동차 판매가 위축되고 있는 모습이다.
여기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정책 등으로 국내 기업들의 해외 진출이 이어지며, 수출 물량도 줄어들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15일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완성차 생산은 전년대비 2.7% 감소한 413만대에 그쳤다. 전세계 생산 순위도 멕시코에 밀려 6위에서 7위로 떨어지게 됐다.
이는 내수 판매 부진 영향이 컸다. 작년 한국 자동차 내수 판매량은 163만5000여대로 전년대비 6.5% 감소하며 2013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올해 전망도 그리 밝지 않다. 보고서는 한국 자동차 산업이 내수 한계와 글로벌 경쟁 심화 등 대내외적 도전과제에 직면해 있다고 진단했다.
협회는 “내수 자동차 시장 잠재 수요가 적은 한계를 갖고 있어, 올해 내수가 전년대비 회복세를 보이더라도 생산 확대 효과는 크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중국 자동차 기업들의 시장 지배력 강화와 미국 관세 부과 가능성 등 영향으로 수출이 감소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특히 미국 관세 정책에 따라 국내 기업들이 해외 생산 및 투자 확대를 가속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보고서는 “급변하는 경영 환경 변화에 제 때 대응하지 못할 경우 경쟁력 악화로 10위권에서도 밀려날 위험이 있다”고 전했다.
또 국내 공장 가동률이 떨어지게 될 경우 관련 부품 업계까지 영향을 미쳐 고용 감소까지 사태가 악화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미래차 생산 및 설비 투자에 대한 세제 혜택 확대와 친환경차 보급을 늘리기 위한 내수 진작책, 국내 생산 촉진방안 등을 포함한 정부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작년 글로벌 자동차 생산 1위는 중국이 차지했다. 중국은 정부 주도 내수 활성화와 수출 장려 정책이 시너지 효과를 일으키며 전년대비 3.7% 늘어난 3128만대를 생산하며 16년 연속 1위를 기록했다.
미국은 내수 판매가 늘었음에도 불구하고, 현지 기업들이 재고 관리에 집중하면서 전년대비 0.7% 감소한 1056만대를 달성했다.
일본은 토요타 등 일부 업체 품질 인증 문제와 자연 재해로 인한 생산 중단 여파로 전년대비 8.5% 감소한 824만대에 그쳤다.
인도는 내수와 수출이 고루 성장하며 전년대비 2.9% 증가한 601만대를 생산했다.
이어 독일 442만대, 멕시코 420만대 순으로 집계됐다. 8~10위는 브라질(255만대), 스페인(237만대), 태국(146만대) 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