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제약바이오 시장, 해외 선진국 대비 성적 부진”
“국가와 민간 하나가 될 수 있는 대화의 장 마련해야”

문지숙 차의과대학 교수는 17일 시사저널e 주최로 서울 용산구 그랜드 하얏트 호텔에서 열린 ‘제4회 제약바이오 국제포럼’에서 기조연설을 진행하고 있다./사진=시사저널e
문지숙 차의과대학 교수는 17일 시사저널e 주최로 서울 용산구 그랜드 하얏트 호텔에서 열린 ‘제4회 제약바이오 국제포럼’에서 기조연설을 진행하고 있다./사진=시사저널e

[시사저널e=김희진 기자] “제약바이오 분야는 우리나라를 이끌 수 있는 힘이 있다. 이를 실질적으로 이루기 위해서는 국가와 민간이 하나가 될 수 있도록 허심탄회하게 이야기를 나누고 민관이 연결될 수 있는 장을 마련해야 한다.”

문지숙 차의과학대학교 바이오공학과 교수는 17일 시사저널e 주최로 서울 용산구 그랜드 하얏트 호텔에서 열린 ‘제4회 제약바이오 국제포럼(Medicine-Bio Forum 2024)’에서 ‘Pioneering tomorrow: Korea's new hope in pharma and biotech’을 주제로 기조연설을 진행하며 이같이 말했다.

문 교수는 해외 선진국 대비 국내 제약바이오 시장이 부진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그간 우리나라를 먹여 살린 반도체 시장은 500조원 규모지만 제약바이오 시장은 1400조원 규모”라며 “하지만 국가별 의약품 시장 규모를 보면 미국, 유럽, 일본 대비 한국의 점유율이 매우 적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나라는 연구개발 비용이 억 단위지만 해외기업은 조 단위에 달하며 투자 비용도 우리나라는 턱없이 부족한 게 현실”이라며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은 글로벌 50대 기업에 포함돼 있지 못하고 주요 기업들은 해외기업에 비해 매출이 약 22배의 차이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문 교수는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실정이 턱없이 부족한 성적에 머물러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약바이오가 우리나라를 먹여 살려 한다는 기조를 가지고 있다”며 “국가연구개발사업의 성과로 논문, 피인용 횟수, 특허 개수가 증가 추세에 있으며 기술력 부문에서 굉장히 좋은 성적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양질의 기술력을 가지고 있음에도 국내 제약바이오 시장의 성장이 더딘 이유에 대해 문 교수는 그 요인이 국가 지원의 한계에 있다고 꼽았다.

그는 “국가에서 연구개발에 투자하고 규제도 풀고 있지만 벤처 창업의 경우 국가 연구개발 지원이 7년 내로 한정돼 있다”며 “7년 뒤에는 국가로부터 아무 투자를 받을 수 없다는 의미”라고 지적했다.

이어 “7년 후에는 민간 자금 유치가 어렵기 때문에 이 시점에서 벤처 초기 기업들이 문을 닫는 경우가 많다”며 “이는 국가 연구개발 투자를 좀 더 효율적이고 실질적인 방향으로 개선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문 교수는 정부와 민간의 협업이 절실하다고 밝혔다.

그는 “국가의 적극적인 지원은 물론 필요하지만 그간 이뤄진 지원에 있어서 문제점은 없었는지 기업의 목소리를 듣고 개선해야 할 점은 무엇인지 그런 장이 공론화돼야 한다”며 “이미 바이오협회와 민간 기업들의 모임에서 이런 변화의 목소리가 감지되고 있지만 이것이 정부에 닿기까지는 시간이 오래 걸리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제부터 필요한 것은 정부의 투자 노력과 어려움을 토로하는 기업의 목소리를 연결해 국가 전체적으로 상승할 수 있는 정책 마련의 장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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