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S전선, 자회사 가온전선에 지앤피 지분 전량 양도
배전 케이블 역량 강화···북미 시장 공략
배전 전력기기 1위 LS일렉트릭, 북미 노린 신제품 출시
경쟁사 HD현대일렉트릭도 생산능력 확충
[시사저널e=정용석 기자] LS그룹이 차세대 핵심시장으로 떠오른 배전 시장서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투자 및 구조 재편에 나섰다. 주요 계열사 LS전선은 배전 케이블 분야에서, LS일렉트릭은 배선용 차단기, 전자개폐기 등 배전 전력기기 부문에서 국내 1위를 넘어 글로벌 점유율 확장에 나설 방침이다.
4일 업계에 따르면 LS전선은 자회사 가온전선에 배전 케이블 및 전선 소재 전문기업 지앤피 지분을 전량 양도한다. 가온전선은 지난해 매출 1조4986억원을 기록한 국내 3위 종합전선회사이자 배전 케이블 시장 1위 기업이다.
이번 인수를 통해 가온전선은 배전 케이블 전 공정을 아우르는 수직계열화를 달성하게 됐다. 수직계열화를 통해 원재료부터 최종 제품까지 생산 과정을 통합 관리해 생산 효율성을 극대화하겠다는 계획이다.
LS그룹은 배전시장이 차세대 핵심시장이 될 것으로 보고 선제적 구조 재편에 나선 모양새다. 그간 인공지능(AI) 산업 발달로 데이터센터 착공이 늘면서 발전·송전 단계에 적용되는 초고압변압기 등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통상 일반적으로 송전단 시장 호황 이후 배전 인프라 시장의 호황으로 이어진다. 향후 1~2년 후에는 실제 쓸 수 있는 전압으로 낮춰 전기를 분배해주는 배전 수요가 급증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LS그룹은 생산 효율성과 품질 경쟁력을 강화해 성장하는 북미 배전시장을 적극 공략할 계획이다. 글로벌 배전 시장 규모는 송전 시장보다 2~3배 큰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북미 배전 시장은 초고압 변압기 시장의 약 6배 규모로 추산된다. 가온전선 측은 “국내 배전 케이블 시장에서 1위 위치를 더욱 확고히 하고, 미국 시장도 강화하겠다”고 했다.
배전 케이블에 이어 배전 전력기기 분야서도 북미 시장 공략에 나선다. 배전 솔루션 분야 국내 1위인 LS일렉트릭은 미국 시장에 최적화된 고압용 차단기를 개발해 북미 배전시장 진입을 본격화한다.
LS일렉트릭은 올해 6월 말 미국 배전시장 점유율 확대를 위해 현지 고압용 차단기 시장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MV LIS(Load Interrupter Switch) 신제품을 출시했다. 올해 6월 개발한 MV LIS(Load Interrupter Switch) 신제품은 현지 고압용 차단기 시장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LIS 시장을 공략한다.
국내에선 주로 고압의 통전과 단전, 사고전류를 차단하는 기능을 가진 VCB(진공차단기)를 사용하지만, 미국은 통전과 단전 기능만 수행하는 LIS 비중이 상대적으로 크다. 북미 고압 차단기 시장은 연간 약 4조원 규모로, LIS 시장만 2조원이 넘는 것으로 추산된다.
그간 구축해둔 영업망도 강점으로 지목된다. LS일렉트릭은 지난해까지 3년간 미국 플랜트 프로젝트로만 총 7개 배전 솔루션 사업자로 선정됐다. 한국발 프로젝트에 함께 참여했던 미국 대형 EPC업체, 대규모 전력 기자재 공급사들과 현지 참여 기회도 급속히 확대될 전망이다.
폭발하는 배전 솔루션 수요에 대비해 현지 생산설비 확충에도 나선다. 국내에서 생산해 수출하는 방식을 중심으로 하되 현지 생산거점을 통해 납기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복안이다. LS일렉트릭은 지난해 6월 매입한 텍사스주 배스트럽시 인근 4만6000㎡ 넓이의 토지와 부대시설에는 배전반 생산설비를 들여놓을 계획이다. 현재 공장 내 설비 구축을 대부분 완료했고, 시험생산 단계를 진행 중이다.
경쟁사들도 차세대 시장인 배전에 승부수를 띄우고 있다. HD현대일렉트릭은 약 1200억원을 투자해 중저압차단기 공장 신설에 나선다. 청주 신공장을 오는 2025년까지 건설하고 연 650만대 생산을 목표로 한다. 울산과 안성에 이어 완공될 청주공장까지 합하면 HD현대일렉트릭의 중저압차단기 생산능력은 연 1300만대에 달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는 초고압 송전 관련 제품이 초호황을 맞고 있지만, 향후 1~2년 안으로 사이클이 배전으로 넘어올 차례”라며 “배전 수요 증가에 앞서 전력기기 업체들의 선제적 투자가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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