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물 경기 선행 지표 ‘구리’, 올해 2월→5월 사이 31%↑
LS전선·MnM 등 수혜, 자회사 이익 증가에 ㈜LS도 호실적
[시사저널e=유호승 기자] LS그룹의 지주사인 ㈜LS가 구리의 수요 및 가격 상승에 수익성이 개선되는 모습이다. 이를 통해 투자 계획의 안정적인 진행도 무리 없이 진행될 예정이다.
2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LS의 올해 2분기 연결 기준 매출은 7조4000억원, 영업이익은 3744억원을 달성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4%, 영업이익은 33% 증가한 수치다. 글로벌 경기가 조금씩 회복되면서 구리 수요가 많아진 반면, 글로벌 광산 기업의 공급량은 파업 등의 채굴 지연 문제로 줄어들면서 올해 초부터 가격이 오름세를 보이는 중이다.
구리 가격은 실물 경기의 선행 지표 역할을 해 ‘닥터 코퍼(구리 박사)’로 불리기도 한다. 전기자동차와 반도체, 재생 에너지 등 여러 산업에 없어서는 안 될 필수 금속이어서다. 구리 값을 보면 향후 경기 전망을 알 수 있다는 의미다.
영국 런던금속거래소(LME)에 따르면 올해 2월 5일 구리 가격은 톤(t)당 8314달러(약 1120만원)였다. 3개월 후인 같은 해 5월 20일에는 1만889달러(약 1460만원)로 31.0% 올랐다. ㈜LS가 2분기에 호실적을 기록한 배경이기도 하다.
현재는 경기둔화조짐에 t당 9000달러 선에서 횡보하고 있지만, 조만간 다시 오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최예찬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인공지능(AI) 기술 발전과 데이터센터 증설 등을 고려하면 구리 수요는 증가할 수밖에 없는데 이상 기후와 글로벌 광산 운영의 불안정성을 고려하면 공급은 빡빡한 상황”이라며 “미국이 기준금리를 인하할 경우 위헌 자산 선호 심리도 지금보다 강해져 구리 가격이 반등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구리 가격의 오름세에 LS전선과 LS MnM(前 LS니꼬동제련) 등 주요 자회사의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졌다. LS전선의 2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18.2% 늘어난 816억원을, LS MnM은 같은 기간 8.4% 증가한 1185억원을 달성했다.
아울러 LS전선과 LS일렉트릭 등 전력기기 관련 자회사의 수주량도 늘어나면서 ㈜LS의 실적상승에 힘을 보태고 있다.
자회사의 실적개선에 힘입어 LS그룹 차원의 투자 계획도 예정대로 진행 중이다. 대표적으로 LS전선은 북미 해저 케이블 시장 선점을 위해 미국 동부 버지니아주 체사피크시에 위치한 12만평 부지에 2만평 규모의 관련 공장을 짓는다. 내년 착공해 2027년 준공 예정이다.
해저케이블은 해상 풍력 발전으로 만들어진 전기를 육지로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풍력발전 수요 증가에 해저케이블 시장 규모도 커지면서, 미국 해저케이블 시장은 향후 10년간 연평균 30% 이상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LS 관계자는 “미국 해상 풍력 발전은 대부분 동부 해안을 따라 추진되고 있다”며 “체사피크시는 입찰과 선적, 운반 등에 최적의 입지 조건을 갖추고 있어, 꾸준한 투자로 계획대로 생산라인을 완공할 방침”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