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V3 디자인 첫 공개···EV9과 닮은 꼴
소형 SUV임에도 넉넉한 실내공간과 각종 첨단 편의사양 탑재
송호성 사장 “EV3는 얼리 메이저리티 공략하는 시발점 될 것”

EV3. / 사진=박성수 기자
EV3. / 사진=박성수 기자

[시사저널e=박성수 기자] 기아가 소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EV3’를 공개하며 본격적으로 전기차 대중화 포문을 열었다. 최근 국내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가격대를 낮추고 주행거리를 늘린 EV3를 통해 전기차 판매량을 다시 끌어올리겠다는 전략이다.

앞서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신년회를 기아 EV3를 생산하는 광명공장에서 열었다는 점을 봐도 그룹 차원에서 EV3에 대해 거는 기대가 크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현대차그룹이 현대차가 아닌 기아 공장에서 신년회를 연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기아는 최근 전기차 수요 정체가 높은 가격대와 짧은 주행거리라는 점을 고려해 가격대를 낮추고 주행거리를 늘린 EV3를 통해 ‘얼리어답터’ 뿐 아니라 일반 소비자까지 수요층을 확대하겠다는 전략이다.

지난 21일과 22일 양일간 기아는 EV3 온라인 미디어 컨퍼런스와 실물 공개 행사를 연이어 진행했다.

EV3 디자인은 지난해 기아 EV데이에서 공개한 콘셉트카와 크게 다르지 않다. EV3는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를 탑재한 세 번째 차량(국내 기준)으로 앞서 출시한 EV6와 EV9 중 디자인 측면에선 EV9과 유사한 부분이 많다.

전반적으로 곡선 디자인에 중점을 둔 EV6보다는 직선 중심 EV9과 비슷하다. 소형차임에도 우람하며 다부진 SUV 감성을 강조했다.

전면부. / 사진=박성수 기자
전면부. / 사진=박성수 기자

전면부는 기아 패밀리룩인 ‘디지털 타이거 페이스(호랑이 얼굴)’을 적용했으며, 스타맵 시그니처 라이팅과 수직으로 배치한 헤드램프를 통해 미래지향적인 인상을 풍긴다. 전면부 하단부에는 메탈 가니쉬를 추가해 차별화를 뒀다.

측면부. / 사진=박성수 기자
측면부. / 사진=박성수 기자

측면부는 커다란 휠과 짧은 오버행을 통해 역동적인 느낌이며, 앞뒤 펜더 부분 볼륨감을 키워 차체가 제원보다 커보이는 효과를 줬다. 2열 손잡이는 차량 윈도우 하단 부분이 아닌 C필러와 맞닿는 도어 상단부에 적용하고 주변과 같은 색상으로 마감해 디자인 일체감을 높였다.

후면부는 전면부와 마찬가지로 스타맵 시그니처 라이팅을 적용했으며, C필러부터 테일램프까지 자연스럽게 이어지도록 설계했다.

후면부. / 사진=박성수 기자
후면부. / 사진=박성수 기자

EV3 핵심은 실내다.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대형 파노라믹 와이드 디스플레이다. 와이드 디스플레이는 12.3인치 클러스터와 12.3인치 인포테인먼트에 5인치 공조 디스플레이를 하나로 합쳐서 시인성을 높였다.

 

실내 모습. / 사진=박성수 기자
실내 모습. / 사진=박성수 기자

또한 운전석 옆 센터콘솔 하단 부분에는 가방이나 각종 짐을 놓을 수 있는 여유 공간과 컵홀더 등을 배치해 수납 공간을 최대화했으며, 세계 최초로 ‘슬라이딩 콘솔 테이블’을 배치해 편의성을 높였다.

슬라이딩 콘솔 테이블은 운전석 바로 옆에 배치했으며 앞뒤로 움직일 수 있어 간이 테이블로 활용할 수 있다. 전기차 특성상 충전 시 차량에 대기하고 있는 경우가 많은데 이 때 업무를 보거나 식사를 할 수 있는 용도다. 더불어 기아는 EV3에 유튜브 등 각종 OTT 서비스를 즐길 수 있는 스트리밍 기능도 추가했다.

슬라이딩 콘솔 테이블. / 사진=박성수 기자
슬라이딩 콘솔 테이블. / 사진=박성수 기자

소형 SUV임에도 내부 공간도 넉넉했다. 성인 남성이 2열에 앉았을 때도 레그룸이 충분했으며, 리클라이닝 시트를 적용해 등받이 각도 조절도 가능했다.

2열 모습. / 사진=박성수 기자
2열 모습. / 사진=박성수 기자

EV3 차체는 전장 4300㎜, 전폭 1850㎜, 전고 1560㎜, 축간거리(휠베이스) 2680㎜로, 휠베이스만 놓고 보면 KG모빌리티 토레스와 같은 수준이다.

소형 전기차 단점 중 하나인 짧은 충전거리도 해소했다.

EV3는 81.4kWh 배터리를 탑재한 롱레인지 모델과 58.3kWh 배터리를 탑재한 스탠다드 모델 두 가지로 운영한다.

롱레인지 모델은 1회 충전 시 최대 501km(17인치 휠 및 산업부 인증 기준) 주행이 가능하며, 350kW급 충전기로 급속 충전 시 배터리 충전량 10%에서 80%까지 31분이 소요된다.

175cm 성인 남성이 앉았을때도 레그룸이 넉넉하다. / 사진=박성수 기자
175cm 성인 남성이 앉았을때도 레그룸이 넉넉하다. / 사진=박성수 기자

주행거리 확대를 위해 EV3는 중국 LFP(리튬인산철)배터리가 아닌 NCM(니켈·코발트·망간) 배터리를 탑재했다.

전륜에 적용한 모터는 최고출력 150kW, 최대토크 283Nm를 발휘한다.

또한 현대차그룹 최초로 i-페달 3.0을 적용해 모든 회생제동 단계에서 i-페달을 활성화할 수 있어 운전 편의성은 물론 승차감을 높여준다.

기아 전기차 최초로 생성형 AI 기술을 접목한 ‘기아 AI 어시스턴트’ 기능도 탑재했다. AI 어시스턴트는 자연어를 기반으로 여행, 차량 이용, 엔터테인먼트, 모빌리티, 지식 검색 등을 지원해 음성만으로 차량과 소통이 가능하다.

2열을 접을 경우 누울 수도 있다. / 사진=박성수 기자
2열을 접을 경우 누울 수도 있다. / 사진=박성수 기자

이 밖에도 차량 주요 기능을 지속적으로 업데이트 할 수 있는 무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기능(OTA)을 비롯해 동급 최초로 스티어링 휠 그립 감지 기능을 넣었으며, 각종 충돌 방지 보조기능과 내비게이션 기반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 고속도로 주행보조2, 차로 유지 보조2, 서라운드 뷰 모니터 등 편의사양을 탑재했다.

◇ 연말부터 유럽·미국 등 출시···연 20만대 목표

EV3는 국내 출시를 시작으로 추후 유럽과 미국 등까지 판매 지역을 확대할 계획이다.

송호성 기아 사장. / 사진=박성수 기자
송호성 기아 사장. / 사진=박성수 기자

송호성 기아 사장은 “EV3는 국내 7월 판매를 시작으로 올해 4분기에는 유럽, 내년에는 미국에 출시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EV3 판매를 확대하며 전기차 캐즘을 돌파하겠다는 전략이다.

전기차 캐즘 극복 전략에 대해 송호성 사장은 “전기차 시장의 경우 전세계적으로 보면 올 1분기 212만여대로 작년보다 13% 성장했다. 성장률은 중국 18%, 유럽 4%, 북미 1% 등이다”라며 “다만 한국은 26% 줄어들었으며, 이는 한국이 다른 지역에 비해 전기차에 대해 민감성 높은 시장이라 그렇다”고 설명했다.

이어 “전기차 시장은 미래에 가야 하는 방향이고, 조만간 시장이 다시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라며 “EV6와 EV9 주요 타겟층이 ‘얼리 어답터’였다면 EV3는 ‘얼리 메이저리티(early majority·일찍 사는 다수)’을 공략하는 시발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EV3는 가격대도 낮췄다.

송 사장은 “우리가 EV3 고객층으로 설정한 얼리 메이저리티 층이 기대하는 차량 가격은 3만5000~5만달러 사이라고 생각했다”라며 “국내 시장에선 보조금 등을 감안했을 때 3000만원 중반대부터 시작하려고 현재 준비 중이다”고 말했다.

판매 목표에 대해 송 사장은 “국내의 경우 연간 2만5000~3만대가 될 것으로 보고 있으며, 글로벌 시장에선 20만대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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